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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로 병원을 친근하게. 발달의학센터,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 도입

어떤 아이들에게 병원은 어쩐지 낯설고 겁나는 곳이다. 더구나 발달장애 아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접촉하는 데 거부감을 보이기도 해 키나 몸무게를 재기도 쉽지 않다. 병원이 어색한 아이들이 불안을 덜고 한결 마음 편히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가 국내 최초로 발달장애인 특화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을 도입했다.

글. 정라희 / 사진. 김지원

가상현실로 병원을 친근하게. 발달의학센터,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 도입

병원이 무서운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체험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가 가상현실을 활용해 발달장애인들이 진료 공간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는 국내에서 최초이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시도다. 몇 해 전에 영국에서 가상현실을 활용한 간접 체험 시스템을 도입하기는 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들의 의학적 처치와 진료를 목적으로 한 시스템을 설치한 곳은 한양대학교병원이 처음이다.

“예전에는 병원 방문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인형이나 그림 카드를 활용해 불안을 덜어주었습니다. 하지만 볼거리가 많은 요즘 활용하기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감이 있었습니다. 가상현실을 활용해서 아이들에게 병원을 간접 체험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양대학교 공대 교수들과 협력해 관련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 초대 센터장 안동현 교수가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 개발 배경을 밝혔다. 병원 간접 체험은 아이들이 진료 상황을 한층 편안하게 여기게 하는 효과가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집에서부터 병원 풍경을 눈에 익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간접 체험은 처치나 수술을 앞둔 발달장애인은 물론 소아환자들의 진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

VR 안경 없이 별도 공간에서 안심 체험

이에 따라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에는 병원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병원 내에 설치했다. VR 안경을 쓸 필요 없이 따로 마련된 공간에 앉아 삼면으로 된 화면을 보면서 진료 현장 구석구석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공간 명칭은 ‘안정을 찾는다’는 의미를 담아 ‘블루룸(Blue room)’으로 붙였다.

가상현실로 병원을 친근하게. 발달의학센터,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 도입

“아이들은 VR 안경을 쓸 때부터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래서 VR 안경을 쓰지 않고도 가상현실을 구현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는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한양대학교 공과대학과 손을 잡았다. 1년 반의 연구 끝에 이번에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에 도입된 시스템은 ‘가상 현실 조정실’로 통하는 CAVE(Cave Automated Virtual Environment)다. 이러한 시스템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병원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시나리오로 만들어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적용한 시나리오는 신체 계측과 채혈, 엑스레이 촬영이다.

“키와 몸무게를 재는 신체 계측과 검사를 위해 필요한 채혈과 엑스레이 촬영은 병원에서 가장 흔하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이 세 가지 상황을 발달장애 부모연대와 치료사 등 진료실을 오가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시스템의 가장 큰 효과는 아무래도 ‘불안 완화’입니다. 이미 경험해서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아이들이 덜 불안해하니까요.”

발달장애 선도 병원의 책임감으로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는 발달장애 치료와 관련해 전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곳이다. 오래 전부터 소아청소년과와 재활의학과 등과 협력해 발달장애 치료의 체계를 잡았고, 4년 전 보건복지부로부터 발달장애 거점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센터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발달장애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곳은 전국에 단 두 곳. 최근에는 거점병원이 여덟 곳으로 늘었다.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 등 선도병원의 성공적인 운영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진료 상황 가상현실 시스템은 다른 발달장애 거점병원에도 좋은 참고사례다.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에도 과제는 남아 있다. 가상현실을 통해 진료 상황을 간접 체험한 발달장애 아동들의 불안도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실증 연구를 해야 한다. 의학적 근거를 데이터로 산출할 수 있게 되면 더욱더 다양한 상황에 가상현실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로 병원을 친근하게. 발달의학센터,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시스템 도입

“지적장애나 자폐장애 등의 발달장애는 상황 파악이 다소 느리고 대처 능력이 약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셜 스토리(Social Story)’라는 시나리오를 통해 사회 적응 훈련을 합니다. 이제까지는 이러한 훈련을 그림으로만 수행했는데, 가상현실을 도입하면 좀 더 생생한 훈련이 가능해집니다.”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의 가상현실 시스템은 연구실이 아닌 진료 현장을 보조하는 도구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은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부가 진행하는 MDPh.D 공동연구 병원으로도 지정되어 발달장애 분야의 혁신 과제를 수행 중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현실 연구는 일부 진행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에게 특화된 가상현실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에요. 우리 병원의 블루룸은 연구시설이 아닌 실제 병원 안에 있어 발달장애인들이 어렵지 않게 방문할 수 있어요. 그런 점에 획기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지요.”

2대 센터장인 김인향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상현실 시스템을 갖춘 거점병원은 한양대학교병원 한 곳”이라고 전하며, 발달장애 거점병원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기술과 접목해 진료의 새 길을 열어가는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의 여정에 응원을 보낸다.

 

안동현 명예교수, 초대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장 김인향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장

안동현 명예교수 초대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장

발달장애 아동은 낯선 상황에 놓이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상현실은 다양한 상황을 미리 접하도록 해 이후 이루어지는 진료 과정을 익숙하게 해줍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발달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병원 진료에 두려움이 있는 일반 소아의 진료에도 확장해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김인향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장

소아 대상 VR 선행 연구는 일부 있으나, 발달장애 아동에게 특화된 VR 연구는 드뭅니다.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의 진료 상황 가상현실 체험 공간인 ‘블루룸(Blue room)’은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연구가 아닌, 실제 진료 현장을 보조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도입니다.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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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 김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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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 #소아재활 , #지적장애 , #자폐장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