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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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큰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한양대학교병원 홍보대사 겸 명예교직원 가수 현숙

한양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 혈액·종양병동. 의료진들의 발자국 소리 사이로 간간이 아이들의 기침소리만이 들려오던 이곳에 “안녕!” 노래하는 꾀꼬리처럼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금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챈 아이들의 얼굴이 환해진다. 수줍은 얼굴에 홍조를 띄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달음에 달려와 품에 안기는 아이들도 있다. image

눈물대신 환한 웃음으로 힘을 주다

함께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며 아이들의 병실을 하나하나 다 들른 그이가 이번엔 치료실을 찾아 한 소녀의 손을 꼭 잡아준다. “자, 우리 웃자. 아파도 웃을 수 있잖아!” 그이의 말에 척수액을 뽑기 위해 골반에 굵직한 바늘을 꽂는 고통을 맞닥뜨렸던 소녀의 얼굴에 웃음꽃이 번진다. 이마에 맺힌 소녀의 땀방울, 그것이 눈물방울보다 더 가슴아픈 그이지만 눈물대신 환한 웃음으로 힘을 준다. 바쁜 생활 틈틈이 이곳을 찾아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이 사람은 가수 현숙 씨이다. 현숙 씨는 한양대학교병원 의료진들과 30년 넘는 세월동안 돈독한 인연 맺고 있으며 지난 2007년 여름에는 이 병원의 홍보대사 겸 명예교직원으로 위촉되었다. image“어머니께서 이 병원에 30여년 동안 다니셨어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킨 곳도 이 병원입니다. 입원당시 어머니 병세가 좋지 않으셔서 다들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는데 예상을 깨고 오랫동안 제곁에 머무르다 떠나셨어요. 어머니가 위독하셨던 45일간 함께 밤을 지새웠고 임종을 지켜봐주신 주치의 윤호주 교수님을 비롯하여 많은 의료진들이 극진히 보살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의료진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언제나 용기를 주셨어요. 이 병원에서 훌륭한 의사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소중한 지도 알게 되었어요.” 30여년 전 가수로 데뷔할 당시, 목이 아파 한양대학교병원을 찾은 현숙 씨는 의료진들의 따뜻한 마음에 끌렸고 쇠약해지신 부모님을 이 병원에서 모실 생각을 했다고 한다. 바쁜 가수생활이었지만 부모님을 섬기는 그이의 정성은 지극했다. 특히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계신 어머니를 간호하느라 하루 3~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 “당신 몸이 힘드신데도 어머니는 제게 항상 세상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셨어요. 한 송이 꽃 에서도 삶의 경이로움을 발견하실 줄 알았고 항상 예쁜 것만 생각해야 한다고 늘 얘기해주셨죠. 그 말씀이 언제나 제게 힘이 돼요.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것을 잊지 않으셨던 엄마는 아이들을 특히나 좋아하셨어요.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병으로 고통 받는 걸 가슴 아파하셨어요. 아픈 아이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현숙 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며칠 지나지 않아 한양대학교병원 측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아암·백혈병 환자의 치료비로 써달라고 8,700만원을 기부했다. 어머니가 남기신 뜻을 실천한 것이다. “많은 분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어요. 그에 비하면 제 나눔은 아주 작을 뿐이에요. 부모님은 제게 사랑의 힘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병원 문을 지키는 경비 아저씨로부터 병원장님에 이르기까지 한양대학교병원 임직원들은 모두 가족같은 정을 주셨지요. 병원 환우들을 모시고 위문공연을 할 때 할아버지 한 분께서 유난히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봤어요. 웃는 얼굴로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제 노래 한 곡은 길어야 3분이지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져요.”

한양대학교병원은 더 많은 사랑을 가르쳐준 학교

가슴 따뜻한 효녀가수에게 한양대학교병원은 더 많은 사랑을 가르쳐준 학교였다. 그 사랑을 함께 하기 위해 그이는 지인들에게 병원을 소개했다. 과로로 신장이 좋지 않았던 친구 김혜영 씨는 “내가 있지 않느냐, 우리 함께 해보자”는 곽진영 교수의 말에 큰 힘을 얻었고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 현숙 씨의 고향 김제에서도 한양대학교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고향 어르신이 이곳에서 치료를 받으시고 10년째 건강하게 지내고 계세요. 의학기술의 힘도 크지만 의료진들이 환자들 가슴에 심어준 용기가 더 큰 힘을 발휘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체험했으니까요.” 몹시 앓고 난 다음 날 아침의 하늘 빛, 바람의 향기는 얼마나 소중한가. 아픈 이들의 고통을 온전히 느끼며 그 속에서 강력한 사랑의 힘을 배운 가수 현숙씨가 환하게 웃으며 “오늘 하루, 후회 없이 사랑하세요!”라고 말한다. 오늘은 내일이라는 이름의 꽃을 피우는 꽃씨이다. 내일도 그이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랑의 꽃 한 송이 피울 터이다. image

글 : 박현숙 자유기고가 / 사진 : 김선재 STUDIO PENNYLANE

[아름다운 실천] 한양대학교의료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나눔 실천’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201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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