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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세대를 위한 건강한 내일을 준비하다] 소아 ADHD 의심되는 우리 아이, 스마트폰이 원인일까?

디지털 미디어기기 사용과 ADHD 증상 발병의 관계

글. 김인향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소아 ADHD 의심되는 우리 아이, 스마트폰이 원인일까?

기술적 진보와 ADHD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는 전 세계 아동청소년의 7%에서 발견이 되는 가장 흔한 소아정신과 질환 중 하나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및 충동성 3가지 증상을 핵심 증상으로 한다.

1990년대에는 TV나 비디오 게임을 통한 폭력적인 콘텐츠에 장기간 노출이 될 경우 아동청소년에서 ADHD의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폭력 성향이 증가할 것이 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아동청소년이 유해 콘텐츠에 장시간, 자주 노출되기가 훨씬 더 쉬워졌다.

 

디지털 미디어기기 사용과 ADHD 증상 발병 간의 상관관계

지난 2018년 JAMA 학술지에는 ADHD와 디지털 미디어(SNS, 온라인 쇼핑, 화상채팅 등) 사용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ADHD 증상이 없는 15~16세 청소년 2,587명을 대상으로 2년간 디지털 미디어 활동 빈도와 ADHD 증상의 정도에 대해서 추적 관찰을 하였다. 14가지 디지털 미디어 활동을 자주 하는 청소년의 ADHD 발병률은 10.5% 정도로, 이보다 적게 7가지 활동을 하는 청소년의 ADHD 발병률은 9.5%로 조사되었다. 반면 이런 활동을 하지 않거나 일주일 또는 하루에 1~2회에 하는 청소년의 ADHD 발병률은 4.6%로 디지털 미디어 활동 정도에 따라 발병률이 최대 5.9% 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 연구만으로,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이 ADHD 증상을 유발한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오히려 ADHD 증상이 있는 청소년들이 자극 추구 목적으로 디지털 미디어 사용에 몰두하는 것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ADHD의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

최근의 기술적 진보가 ADHD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다. 약물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를 통한 비약물적 치료가 대안적 치료로 이용될 수가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의약품이 아닌 애플리케이션, 게임, 가상현실 등의 소프트웨어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알킬리 인터렉티브가 ADHD 치료 목적의 게임 EVO를 개발하였고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FDA 심사를 통과하면 최초의 질병 치료용 게임이 된다.

348명의 8~12세 ADH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군 임상시험에서 실험군은 4주 동안, 주 5회, 30분씩 EVO 게임을 하였고, 대조군은 낱말맞추기와 같은 일반적인 게임을 같은 시간 동안 하였다. 그 결과 EVO 실험군의 주의력은 대조군에 비해서 유의미하게 상승하였다.

디지털 미디어 기기 사용자 ADHD 증상 발병 간의 상관관계 그래프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가이드라인

아직까지 스마트폰을 통한 디지털 미디어의 노출이 ADHD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확실한 연구 결과는 없고 스마트폰 사용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올바른 사용에 대해서는 부모가 자녀들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9년 4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어린이의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첫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이 자료에 의하면 2~4세 어린이는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을 지속해서 봐서는 안 되고, 1세 이하는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스마트폰을 보게 한다면 아이 혼자 보게 하지 말고,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2020.03.12

관련의료진
정신건강의학과 - 김인향
태그

#ADHD ,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 #소아정신 , #스마트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