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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아이, 지속적 관심으로 발달 따라 잡는다 - 한양대학교병원 발달의학센터

작성일
2016-04-29
지난해 12월 문을 연 발달의학센터가 발달이 더딘 미숙아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 있다. 아동발달에 관한 집약적 연구와 다각적 치료의 필요성에 눈을 뜬 안동현 센터장 및 교수진들이 역량을 한데 모은 결과다. 의료팀은 환아뿐 아니라 아이의 잦은 병치레와 늦된 발달 때문에 가뜩이나 마음 졸이고 사는 부모들의 손을 잡아주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글. 임지영 사진. 김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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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과가 주축이 된 발달의학의 허브

이제 갓 돌을 넘긴 서율이는 오늘도 엄마 품에 안겨 병원을 찾았다. 영문도 모른 채 유모차에 앉아 뻥튀기를 먹는 서율이는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26주 만에 세상을 본 미숙아다. 몸은 물론이고 장기가 다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세상에 나온 아기를 보며 엄마는 지난 일 년간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서율이에게는 올해 네 살이 된 누나가 있어요. 말이 누나지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한데 서율이 때문에 큰 아이에게는 신경을 제대로 못 쓰고 있어요. 그나마 서율이를 자기 아이처럼 돌봐주신 선생님들이 아니었더라면 제가 지금쯤 어찌 살고 있을지….”

2016_05+06_소식지_13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서율이 엄마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다. 아이를 낳고 지난 일 년 동안 한 마음고생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서다. 병원과 집을 수시로 드나들며 자란 서율이는 생각보다 강했다. 아니, 서율이를 하루가 다르게 강하게 만든 건 가족들이 믿고 따른 발달의학센터 의료팀이었다. 미숙아는 발달을 포기한 아이가 아니라 출발이 다소 늦거나 속도가 더딜 뿐 발달을 따라잡을 수 있는 아이라는 희망을 심어준 것도 그들이었다. 아이의 생명마저 위태로운 위기 속에서도 의료팀은 가족처럼 아이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었다. 말하자면 서율이는 모두의 정성이 키워낸 특별한 아이인 셈이다. 2016_05+06_소식지_15오늘 서율이는 폐 건강 진단과 함께 놀이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서 보이는 ‘까치발’ 증상을 교정하기 위해서다. 까치발을 딛는 각도를 조금씩 완화해 정상발달을 보이는 또래 아이들처럼 걷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담 및 치료는 소아청소년과의 이현주 교수와 재활의학과의 김미정 교수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한 아이에게 두 명의 의사가 배치되다니 다소 낯선 시스템이지만, 과별로 나누어 진료를 보지 않고 소아청소년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발달의학센터의 주축이 된 세 개의 과가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의견을 제시해 함께 논의한 후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방향을 제시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발달장애는 개선 가능한 ‘지연’

발달의학센터가 본격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2월. 하지만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연구센터는 이미 1년 전에 개원했고, 관련 연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해왔다. 주축이 된 세 개의 과는 매주 수요일 도시락을 싸서 회의하는 ‘도시락 데이’까지 가지며 유기적으로 협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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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크게는 선천적인 원인과 후천적인 원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선천적 원인으로는 다운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요인이 있을 수 있고, 아이가 태내에 있을 때 모친이 술이 나 약 등을 먹어 생기는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후천적 요인으로는 출산 중에 다치거나 이후에 다칠 때, 질환을 앓고 나서 발생하는 때, 아이에게 적절한 양육환경이 제공되지 않았을 때 등이 있습니다.”

2016_05+06_소식지_14발달의학센터를 이끄는 안동현 센터장은 ‘발달장애’가 특정 질환이나 장애를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발달 과정이란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일정하고 예측 가능한 양상으로 진행되는 역동적인 과정을 말한다. 정상발달을 하지 못하는 경우, 즉 ‘발달장애’는 해 당하는 나이에 이루어져야 할 발달이 성취되지 않은 상태로, 발달 선별 검사에서 해당 나이의 정상 기대치보다 25%가 뒤처져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보통 대운동(Gross motor), 미세 운동(Fine motor)과 인지, 언어, 사회성과 일상생활 중 2가지 이상이 지연된 경우를 전반적 발달 지연(Global developmental delay)으로 정의한다. 현재 한양대학교병원에 내원하는 발달장애 아동들은 크게 미숙아와 정상아로 나눌 수 있는데, 서율이와 같은 미숙아들은 만 2세까지 따라잡기 발달을 주로 하고 이것이 적절히 이루어지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정상아의 경우는 어떤 영역에서 발달이 지연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발달장애의 경우 한 영역에 국한되어 나타나는 경우보다 여러 영역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한 영역에서 발달장애를 보일 때에도 전반적인 평가가 필요하지요. 정신 발달의 경우 ‘시간이 좀 지나면 하겠지’라는 부모나 보호자의 생각 때문에 평가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요.”

안 센터장은 부모의 인식 부족으로 인해 평가나 치료가 늦어지는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는다. 어린 환아들의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면 그만큼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부모들이 아이를 위해 ‘나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보다 전문 의료진을 찾아 현실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이의 성장을 함께하는 동반자

안동현정신건강의학과의 안동현 센터장을 필두로, 소아청소년과 박현경 교수와 이현주 교수, 재활의학과 김미정 교수는 센터를 이끄는 주축이다. 이들은 매주 모여 발달센터에 내원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평가 및 치료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여기에 필요하면 체육학과, 공과대학 교수와도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방안이나 대책을 논의한다. 이른바 ‘융복합’ 솔루션들이 쏟아진다. 아이의 진단뿐 아니라 아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치료들에 다각적으로 접근한다. 이로써 한 분야에서만 발달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드문 아동 발달장애의 특성상 다각적인 치료 및 접근방식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데 실제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양대 공대와 공동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기술들은 현재 재활치료 부문에서 놀라운 성과를 얻고 있으며 체육학과의 도움을 얻어 개발한 다양한 체육 치료들은 미숙아들 놀이치료 및 유연성 개선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일련의 공동 연구들이 성공적인 치료 효과 및 결과를 끌어낸 데 고무되어 발달의학센터 의료팀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한양대 공대의 류호경 교수와 함께 발달장애 아동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만들기에 도전한 것. 향후 병원 안에서의 치료뿐 아니라 발달장애 아동의 생활 속에서도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치료 효과가 배가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발달의학센터가 발달장애 아동들을 평가하고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발달장애 아동들이 어린 나이부터 겪는 어려움을 같이 이겨나가고 더 나아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동반자로 함께 섰으면 좋겠습니다. 아이 성장에 책임을 함께 하는 동반자로서, 발달장애 아동의 부모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해주는 역할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라지 않는 아이는 없다. 아이가 자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어른들 이 있을 뿐. 더디지만 조금씩 나름의 발달을 성취해나가고 있는 아이들 곁에 발달의학센터가 눈높이를 맞추며 서 있다.

Mini Interview

“다각적인 접근으로 아이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여러 관련 과가 모여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다 보니 아이의 진단뿐 아니라 아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치료들에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 분야에서만 발달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드문 아동 발달장애의 특성상, 이런 ‘올인원’ 치료 및 접근방식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실제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안동현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발달의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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