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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이끈 선택, 필연이 된 전공 - 비뇨의학과 조정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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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지금의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과정은 계획보다 우연에 가까웠다.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아버지, 예상치 못하게 비게 된 전공의 자리, 그리고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 그렇게 시작된 길은 어느새 전립선암 분야 최고 전문가를 향한 목표로 이어졌다. 조정기 교수는 지금도 더 나은 수술과 치료를 고민하며 환자와 후배, 그리고 의료의 미래를 함께 바라보고 있다.
조정기 교수가 의사의 길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중학생 시절이었다. 당시 그는 신경외과 의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있었다. 생명을 다루는 고난도 수술, 정교한 기술과 판단이 요구되는 전문 영역이 어린 마음에도 특별하게 다가왔다. 그 꿈을 품고 의과대학에 진학했지만 임상실습을 통해 마주한 현실은 상상과는 조금 달랐다. 실제 수술실에서 본 풍경은 생각보다 훨씬 치열했고, 자신이 그려왔던 모습과도 차이가 있었다. 다양한 진로 사이에서 고민한 시기도 있었다. 미국 진출을 꿈꾸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고, 미래 의료기술과 바이오 분야의 발전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며 의사의 역할에 대해 넓은 시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선택지를 고민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의학 자체에 대한 애정이었다. 그 마음이 더욱 깊어진 계기는 가족과의 경험이었다. 의과대학 본과 시절,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뇌경색으로 응급실에 실려 간 일이 있었다. 가족 모두가 놀라고 당황했던 순간이었지만 그동안 배우고 익힌 의학 지식은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빠른 대처와 적절한 치료 덕분에 어머니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고 지금도 큰 후유증 없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후에도 가족의 건강 문제를 겪으며 의학의 가치를 여러 차례 실감했다. 예상치 못한 질환을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던 순간들마다 의학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든든하게 지탱해 주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래서 그는 의학을 공부한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의학을 통해 가족을 지킬 수 있었고, 환자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낀다.
조 교수가 처음부터 비뇨의학과를 꿈꾼 것은 아니다. 의과대학 시절 그는 신경외과를 비롯해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진로를 고민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기준은 있었다. 환자를 꾸준히 만날 수 있는 분야일 것, 수술을 할 수 있는 분야일 것, 그리고 자신만의 전문성을 구축할 수 있는 영역일 것. 수술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만큼은 학생 시절부터 변함이 없었다. 비뇨의학과와의 인연은 예상치 못한 순간 찾아왔다. 인턴 시절 아버지가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고, 치료 방법을 묻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의학을 공부했지만 정작 가족의 병 앞에서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는 직접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전립선암이라는 질환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그 무렵 비뇨의학과 전공의 자리에 공석이 생겼고, 동료들의 권유도 이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선택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다. 처음에는 우연처럼 들어선 길이었지만, 전공의 수련과 펠로우 과정을 거치며 점차 확신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수술과 연구를 경험하면서 자신이 평생 집중해야 할 분야가 전립선암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조 교수는 지금도 당시 세웠던 목표를 잊지 않는다. 전립선암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보다 깊이 연구하고, 누구보다 좋은 치료를 제공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다.
조 교수는 암 진료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로 '시간'을 꼽는다. 같은 질환이라도 언제 발견하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환자가 감당해야 하는 과정도 길고 복잡해진다. 그래서 그는 환자들이 병원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무섭고 병원을 찾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 두려움 때문에 진단과 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그는 질환만 보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마음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환자 역시 불안과 걱정을 안고 병원을 찾는 만큼, 충분한 설명과 공감이 치료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의료진과 환자가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 역시 중요하다고 말한다. 최근 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하면서 환자와 의료진 모두 상처받는 일이 늘었지만, 결국 좋은 진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오랜 시간 수술과 진료를 이어왔지만, 여전히 가장 큰 보람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 환자와 보호자가 건네는 감사의 한마디는 의사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자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된다. 조 교수는 오늘도 환자들에게 가장 믿을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진료실 문을 연다.
조 교수는 미국 MSKCC(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를 비롯해 워싱턴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등 세계적인 의료기관에서 연수하며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과 연구 환경을 직접 접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시야를 넓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가 연수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의외로 최신 기술 자체가 아니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힘이었다. 세계 각국의 연구자와 임상의들이 자유롭게 협력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며 의료의 발전은 결국 사람 사이의 연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특히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문화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진료실에서 나온 작은 아이디어가 연구로 이어지고 연구가 기술이 되며 다시 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의료와 공학, 연구와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진 환경 속에서 그는 미래 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융합의학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조 교수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와 기술, 연구를 연결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더 많은 의료진이 연구와 창업에 도전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실제 환자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그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뿐 아니라 의료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유도 결국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오랜 시간 진료와 연구를 이어오면서도 조 교수는 여전히 배움의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수술법을 익히고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국내외 의료진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은 지금도 그의 일상이다.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분야인 만큼 의사 역시 늘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에는 후배 의사들을 교육하는 일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자신이 경험하며 쌓아온 수술 노하우와 진료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더 많은 의료진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교수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날, 후배들로부터 “교수님께 배워서 감사했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더없이 보람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진료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역시 결국 사람이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선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가장 필요한 순간 곁을 지켜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전공의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 수많은 선택과 우연이 모여 지금의 조 교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오늘도 더 나은 치료와 더 나은 의료를 고민하며 환자와 의료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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