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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안병규 교수님께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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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넘길수록 더욱 뚜렷해진 삶의 이유들
누구나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위기를 겪는다지만, 삶 자체를 뒤흔드는 병마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평범했던 스물아홉 나문 씨의 일상 또한 예고 없이 찾아온 대장암 4기 판정으로 크게 휘청거렸지만, 의료진에 대한 믿음과 완치에 대한 확신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글. 신경화 사진. 김지원
희망을 주신 안병규 교수님께
우리 부부는 몽골사람입니다. 저는 2013년 한국에 공부하러 왔고 2년 전 결혼해서 한 아이의 엄마가 됐습니다. 누구보다 소중한 가족들은 제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힘이 되는 존재들이지요. 하지만 병명을 알고 나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어요. 다행히 직장을 다녔던 터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고, 한양대학교병원 사회복지팀에서도 지원해주셔서 치료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을 만나 치료받게 된 그 모든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그토록 무서워했던 항암 치료는, 이제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딸과 함께 몽골 여행을 떠나 한국에서 제가 받았던 호의를 몽골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그전에 더 건강한 모습으로, 더 행복한 가족으로 살아가기 위해 남은 치료도 잘 이겨내겠습니다. 나문 드림 언제나 발고 씩씩한 나문 님께
힘든 수술을 잘 견뎌준 만큼 나문 님의 회복 속도는 남들보다 빨랐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암 진단을 받게 되면, 현실 부정과 분노의 시간을 오랫동안 겪게 됩니다. 그 시간이 길어지면, 치료하는 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지요. 그런데 나문 님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루빨리 나아야겠다는 강한 의지로 채워나가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동시에 의료진을 철저히 믿고 잘 따라 주신 덕분에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2주마다 내원해 항암 치료를 받고 계시는데, 그 와중에도 운동 삼아 병실을 돌아다녀 의료진을 놀라게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굳은 의지로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낸 만큼, 남은 치료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꼭 완치되시길 소망합니다. 안병규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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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결과를 처음 들을 때는 악몽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대장암 4기, 이미 간까지 전이됐다는 말에 현실 감각은 무너졌습니다. 그러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우리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 걸음마를 뗀 딸은?’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려는데, 교수님께서는 담담하게 수술 계획에 대해 말씀을 이어가셨습니다. 편안한 표정으로 차분하게 설명해주셨지요. 제 마음도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착실히 치료받으면 나을 거라는 희망과 확신으로 편안해져 갔습니다.
나문 님께 진단 결과를 말씀드릴 때가 생각납니다. 저는 최대한 담담하게 병명을 말하고, 향후 치료 계획을 차분히 설명했습니다. 환자가 받을 정서적인 충격을 조금은 덜어주기 위한 방법이지요. 사실은 저 또한 수술이 끝나기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전이 병변을 한 번의 수술로 다 제거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으니까요. 수술로 뗀 후 항암치료를 하는 것과 남겨둔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하는 것은 예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병변의 절제 여부가 향후 치료 과정을 좌우하지요. 다행히 대장암 절제 및 우측 간 절제까지 수술은 무리 없이 진행됐고, 병변을 남김없이 절제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