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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 프론티어] 글로벌 임상 연구가 이끄는 피부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 한양대학교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

작성일
2025-03-12

미래의학 프론티어

- 새로운 길을 향한 멈추지 않는 도전 ⑭ -

한양대학교병원 피부과 고주연 교수

 

피부질환은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한다. 아토피 피부염, 루푸스로 인한 피부질환 등은 치료가 까다롭고 완치가 어려워 많은 환자가 수년간 고통받는다. 피부질환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와 치료법 개발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고주연 한양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많은 환자에게 선도적으로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피부과에서 연구 활동을 하신다 들었습니다.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피부과에서는 몸을 둘러싸는 피부와 점막, 손발톱 및 머리카락 등 피부 부속기에 나타나는 질환을 치료합니다. 아토피 피부염, 건선, 백반증, 접촉 피부염, 알레르기질환, 모발질환, 손발톱질환, 피부질환 등이 대표적입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아토피 피부염, 자가면역 피부질환, 여드름, 피부암, 레이저 치료 등을 주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교수가 되기 전부터 연구에 관심이 많았기에 2011년 한양대학교병원 교수로 부임한 뒤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처음 진행한 연구는 전신홍반루푸스(Lupus)였습니다. 루푸스는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내 몸을 지켜주는 면역세포가 외부 침입자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닌 자신의 신체 조직을 공격하는 병입니다.

루푸스에 걸리면 얼굴을 비롯한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붉은 발진이 나타나고,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외적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증상 완화를 위해 지켜야 할 수칙도 많아 상당한 고통을 수반하는 질환입니다.

당시 한양대학교병원에는 루푸스 환자가 많았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루푸스 연구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습니다.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보니, 보다 효과적인 치료 방안을 모색하고자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아토피 피부염, 보톡스, 레이저 치료 등 다양한 피부질환으로 연구의 범위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Q. 교수님의 설명을 듣다보니 루푸스 연구에 관한 궁금증이 커집니다.

2023년 열린 세계 루푸스 학술대회와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LUPUS & KCR)에서 전문가들은 전 세계 루푸스 환자를 약 500만 명으로 추산했습니다. 그중 국내 루푸스 환자는 대략 2~3만 명으로 추산한다고요. 타 국가에 비해 국내 루푸스 환자 수는 적지만, 우리나라 의료진들은 루푸스 극복을 위해 활발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국의 루푸스 치료 성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루푸스 치료에서 피부과와 류마티스내과 협업은 필수적입니다. 루푸스는 피부 전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병원에서는 여전히 류마티스내과 중심의 관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한양대학교병원은 피부과와 류마티스내과 간의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류마티스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류마티스병원을 운영하고 있어, 루푸스 환자들에게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치료를 제공합니다.

저 또한 일주일에 한 번 류마티스병원 내 류마티스피부과에서 협진 진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루푸스와 관련된 글로벌 임상 연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루푸스는 임상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규명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을 통해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루푸스 환 자들이 임상 연구를 통해 경제적 부담 없이 신약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Q. 루푸스를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글로벌 임상 연구를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루푸스를 비롯해 아토피 피부염, 보톡스, 레이저 치료 등 총 15개의 글로벌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루푸스 연구는 해외에서 진행한 연구와 국내 데이터를 비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데요. 초기에는 국내 임상이 해외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지만, 제가 국내 피부과 최초로 루푸스 임상 과제를 맡으며 글로벌 연구가 활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연구도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며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 연구는 첫해 연구가 잘 진행되면 연구 기간이 5년으로 연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기간이 연장된 연구가 꽤 많아요. 저는 국내 도입되는 약으로 최대한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를 진행하기 때문에 연구의 결과가 좋고 안전성도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여러 아토피 피부염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연구에서는 환자의 증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면밀한 평가가 중요합니다. 환자들은 매일 자신의 가려움증 등 피부 상태를 기록하고, 임상 연구원들은 이를 분석합니다.

​일정 점수 이상의 증상이 심한 환자들만 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연구 기간은 짧게는 몇 년에서 연구 내용에 따라 수 년 동안 이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연구를 끝까지 마치려면 환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료진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Q. 교수님의 또 다른 주요 연구 과제인 보톡스 연구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보톡스 연구에서는 주로 적응증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보톡스를 다룰 수 있는 대학병원 의료진이 필요하지만, 대학병원에서는 보톡스나 레이저 시술을 많이 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연구를 수행 가능한 의료진이 많지 않습니다.

​저는 교수로 임용되기 전 1차 의료기관에서 보톡스와 레이저 시술 경험을 쌓았으며, 보톡스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이 많아서 좋은 기회를 얻게 됐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연구를 진행할 때는 연구를 의뢰한 제약사에 직접 방문해 공정 과정을 확인하고, 해당 의약품이 임상 연구에 적합한지 검토하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연구의 안전성이 확인되면 임상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성공적으로 연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보톡스 관련 임상 연구 요청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으며, 안전성이 확보된 연구들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 글로벌 임상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해외에서 개발된 신약이 한국에서도 효과적이고 안전한지 확인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신약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도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로 3차 임상 연구를 진행합니다. 1차와 2차 임상은 환자와 연구 진에게 부담이 크고 실패 확률도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3차 임상에서는 신약의 유효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상태에서 연구가 진행되므로,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성인 중증 아토피 치료제인 듀피젠트의 임상 연구를 진행했는데, 기존 치료제보다 효과가 뛰어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 그 결과, 듀피젠트는 식약처 승인을 받아 현재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습니다. 해외 연구진들도 저희의 연구 성과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요.

글로벌 연구는 국내 연구를 국제적으로 알리고 인정받는 중요한 발판이 되며, 이러한 연구 활동은 대학병원 교수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의학 연구는 단기간에 완치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데이 터 축적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입니다. 연구자들이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갈 때, 질환 정복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Q. 글로벌 임상 연구를 진행하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임상 연구는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중요해요.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들과의 라포 형성이 그 중 하나입니다. 환자가 자신이 참여하는 연구에 대해 이해하고 연구진을 신뢰하여 연구에 동의하고 연구 기간 동안 성실히 연구 프로토콜에 따를 수 있도록 라포를 잘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죠.

또한 함께 연구하는 임상 간호사와 연구원들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연구를 함께 진행해야 하기에, 끈끈한 협력 관계가 연구의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외에 한양대학교병원 모든 구성원들이 ‘연구중심병원’ 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협력을 해줌으로써 성공적인 연구가 가능합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임상 연구의 기반이 되는 해외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역시 필수적입니다.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해외 연구자들과 협력하면서 우리 대학의 연구 역량을 알리고, 동시에 그들의 연구와 전문성을 배우는 과정이 상호 발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네트워크가 쌓이면 더 많은 공동 연구 기회를 얻게 되죠. 그렇기에 해외 연수나 국제 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글로벌 임상 연구를 통해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는 순간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임상 연구에 참여했던 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직접 재배한 더덕을 가져와 선물하며, 증상이 많이 좋아졌다는 감사 인사를 전했던 순간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요.

이럴때면 연구자로서 큰 동기와 보람을 느낍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 점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을 통해 스스로의 연구 역량이 강화되고, 경쟁력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성취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진료와 연구의 비율을 5:5로 균형 있게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연구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은퇴까지 약 15년이 남아 있는 만큼, 그 기간 동안 연구에 몰두하며 더 많은 성과를 이루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1차 의료기관에서 경증 환자들의 진료를 담당하고, 대학병원에서 는 중증 환자나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이 주로 내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 분담이 점차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대학병원이 중증질환과 전문 치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저는 지금보다 더 많은 학회 활동에 참여하고, 글로벌 연구에도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주연 교수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은 피부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또한 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 한국 의료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주연 교수의 연구가 피부질환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라며,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을 통해 더욱 발전된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해 본다. 고주연 교수의 앞으로의 행보에 깊은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