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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 프론티어] 의료 분야와 로봇 공학의 접목으로 재활치료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연구 - 김미정 한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작성일
2025-01-20

미래의학 프론티어

김미정 한양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새로운 길을 향한 멈추지 않는 도전 ⑬

의료 분야에서 로봇 공학은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진보가 의료 분야와 시너지를 내며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부분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로봇 연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었다. 그 중심에 김미정 교수가 있다.

재활의학과와 로봇 연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약 20여 년 전부터 재활 로봇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연구의 길을 걸어온 김미정 교수는 재활 로봇의 활성화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 말한다. 김미정 교수로 인해 의료 로봇의 활성화는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께서는 로봇 연구를 중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 연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로봇 연구에 대한 가능성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시작은 약 20년 전이었습니다.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이 활성화되어 있다 보니 통상적인 근골격계 재활, 신경계 재활, 뇌졸중, 편마비 환자가 특히 많았습니다. 당시 저는 관절과 관련된 모든 통증, 주로 허리나 목 디스크에 대해 진료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님께서 ‘로봇 연구를 같이 해보면 어떻겠냐’ 는 제안을 했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왔습니다.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인구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 아픈 사람이 늘어날 것이고, 일손이 부족해지면 사람을 대체할 로봇이 필요하다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처음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로봇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의료 로봇에 도전 한다는 것 자체에 개척 정신이 필요했습니다. 그렇게 연구 끝에 무릎을 자동으로 움직여주는 로봇이 탄생되었습니다.

관절염 등 통증이 있으면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인공 관절 수 술을 해도 아프면 움직이지 못해 불편합니다. 그래서 무릎이 아프지 않으면서도 관절이 운동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로봇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교수님들과 아이디어를 내어 만들었던 그 로봇은 현재 임상시험 성공을 거쳐 판매되고 있습니다. 실험실에만 있던 장비들이 현장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새로 개발한 장비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5~10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지금은 이전보다 임상시험 시간이 훨씬 단축되었고 장비 개발부터 시판까지 5년 정도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Q. 교수님께서는 로봇 연구의 개척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만큼 없던 길을 가야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특별히 어떤 힘든 부분이 있으셨나요?

어려움은 굉장히 많았습니다. 10개 중에 10개 모두 다 어려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초기에는 무릎만 보조하는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무릎만 도와주는 로봇은 매우 작고 가볍고 간단합니다. 그래서 이를 착용해보려는 환자도 많았습니다.

로봇 장비를 만드는 이유는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하지 마비나 척추 손상 등 상대적으로 환자의 수는 적지만 질환의 증상이 큰 환자를 위한 획기적인 장비를 개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누었습니다.

어떤 형태의 로봇도 일단 무거우면 모든 환자는 거부할 수밖에 없고, 제아무리 좋아도 환자가 거부하는 장비는 쓸모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이것을 조율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또한 장비에 대한 임상시험 에도 난관이 있었는데 의사가 임상시험을 한다고 하면 약품에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었고, 로봇과 같은 장비에 대한 임상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최초, 말 그대로 초기 연구였습니다.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이런 연구를 하려면 반드시 국립정신건강센터 임상시험심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데 그 절차를 확인하는 것조차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또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때 장비를 착용하고 걷다가 넘어지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IRB를 받을 때 로봇으로 인한 상해보험을 들어오라는 답을 받았습니다.​

결국 수소문 끝에 제약회사의 임상실험을 담당했던 보험회사를 설득하여 보험에 가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힘들 게 IRB 승인을 받았던 당시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또한 연구대상을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환자분들에게 ‘좋은 장비를 만들었으니 한 번 사용해 보세요’라고 하면 대부분 반응이 부정적입니다.

‘나는 이미 10년 전부터 휠체어를 타고 있는데 어떻게 다시 걷겠냐’라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나 고민 을 하던 중에 저와 장애인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는 환자 분에게 연락을 했고, 그분이 직접 경험을 해본 뒤 다른 분들에게 추천을 하면서, 그렇게 점점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연락만 하면 ‘저 그거 해볼래요’라며 반갑게 맞아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시도 끝에 지금은 예전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합니다.

Q. 시대가 변화하면서 로봇의 역할이나 형태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연구 과제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맞습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2014년 12월 발표하고 2016년 9월 학술지 『IEEE Systems Journal』 10호에 소개된 ‘뇌성마비 아동의 로봇 강화 이동 훈련: 단기 및 장기 파일럿 연구’ 논문을 시작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15년 10월 학술지 『한국정밀공학회지』 32호에 소개된 ‘착용형 하지 로봇을 이용한 편마비 보행 재활 훈련 효과에 관한 연구’, 2021년 3월 학술지 『대한의학회』 12호에 소개된 ‘웨어러블 구동 외골격 훈련이 기능적 이동성, 생리적 건강 및 품질에 미치는 영향’, 2021 년 6월 학술지 『MDPI Sensors』 21호에 소개된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10주간의 외골격 보조 지상 보행 훈련에 대한 심폐 반응’ 등이 있습니다.

최근 로봇에서 가장 중점이 되고 있는 것은 배터리입니다. 배터리가 오래가야 장비 사용률이 늘어납니다. 초창기 모델은 무게 때문에 난관이 있었습니다. 로봇을 구동시킬 때 모터를 사용하다 보니 보조기 무게가 15kg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8kg으로 1/2 정도로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용 시간은 무게가 무거운 로봇을 사용할 때만큼 유지가 됩니다. 크기는 작아지고 가벼우면서 배터리는 오래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예전에는 로봇이 병원 안에 설치되어 있어서 환자가 내원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트레드밀 검사(Treadmill Test)를 하려면 환자의 가슴에 전극을 부착한 후 러닝머신 위에서 단계적으로 운동의 강도를 올려 심전도, 혈압, 맥박의 변화를 관찰해야 하는데, 지금은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습니다.

몸에 착용할 수 있는 장치를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라고 합니다. 환자가 혼자서 착용을 하고 직접 걸으면서 스마트폰과 연동해 자신이 몇 걸음을 걸었는지, 자신의 맥박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로봇을 착용하는 환자는 대부분 나이가 많고 체력이 부족한 분들입니다. 공통적인 특징은, 기본적으로 부정맥, 고혈압, 당뇨와 같은 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로봇을 착용하고 운동을 할 때는 강도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심장에 작은 패치를 붙이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심장박동 수를 확인하고, 저희가 환자에 따른 운동 강도를 정해서 심장박동 수에 맞게 소리를 울려 운동 강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몇 분 만에 얼마나 걸었는지 시간과 총 이동 거리가 수집되면 이 데이터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도 확인할 수 가 있어서, 병원 안, 제한된 공간에서 의료인을 통해서만 가능했던 검사를 환자가 직접 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입니다.

이러한 장비에 대한 환자의 만족도 조사를 적극 활용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용 후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지만 착용이 불편하거나 장비가 무겁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의견이 있어서 ‘더 가벼워지는 것’이 핵심입니다. 젊은 세대는 괜찮지만 70~80대 노인은 장비 조작이 어렵기 때문에 쉽고 가볍게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Q. 교수님의 연구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흥미로운데요, 혹시 교수님이 로봇 이전에 하셨던 연구 중 소개하고 싶은 연구가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로봇 연구 이전에도 공학 기술을 결합한 연구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단순히 재미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환자에게 필요한 연구를 결합하는 것입니다.

동작 분석기가 설치된 바닥에 오일을 뿌려서 미끄러운 환경을 조성해놓고 넘어질 것에 대비해 팔을 비롯해 몸을 잡아주는 도구를 장착해 미끄러지며 넘어지는 순간의 동작을 분석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심하게 넘어지고 또 어떤 경우에는 중심을 잡게 되는데, 그 순간이 0.17초 안에 결정됩니다.

​이를 결합한 연구가 바로 노인의 낙상 포인트를 잡는 연구입니다. 보행 로봇을 착용하고 환자가 혼자 걸어 가고 있을 때 잘못해서 쓰러질 경우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큰일이 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0.17초 안에 환자가 넘어질지 안 넘어질지를 감지하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로봇이 낙상을 빨리 예측해 예방할 수 있다면 환자 입장에서도 마음이 더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로봇 연구가 필수적이다’라는 말은 이제 당연한 사실이 된 상황에서,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로봇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또한 재활의학과의 미래와 로봇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로봇 연구의 필요성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오히려 절박한 심정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인지하는 것처럼 세계의 고령화 속도는 물론 장애인의 증가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 문입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그 로봇을 나중에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 때 재활의학이라는 학문 자체는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와 공학자가 이를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구·임상시험을 하고, 그 길에 저 역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최근 5년간 범부처 과제를 진행하며 학술대회에서도 발표가 있었습니다. ‘전동보조기 유효성 확인을 위한 BBS에 따른 편마비 대상자 설문 연구’, ‘슬관절 전동보조기 유효성 확인을 위한 BBS에 따른 편마비 대상자 설문 연구’ 등이 대표적입니다. 앞으로 재활의학과의 미래와 로봇 연구는 나란할 것 입니다.

AI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람들, AI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더 앞서 나가게 될 것입니다. 한양대학교 학내 벤처 중에 헥사휴먼케어라는 곳이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로봇공학과 연구실에서 시작된 국내 1세대 웨어러블 로봇 개발 기업입니다. 지금까지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업하며 환자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장비를 연구해보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재활 로봇이 탄생할지 함께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초고령화 시대의 도래, 이를 훨씬 앞서 예측하고 이보다 한 발 앞서 더 먼 미래를 내다봤던 김미정 교수. 우리나라 로봇 재활 치료를 위해 오늘도 정진(精進)하는 그 모습에 자연스럽게 안도감이 든다. 인류의 미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며 오직 환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삼고, 목표를 향해 헌신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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