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의학 프론티어] 강직척추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류마티스질환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더욱 집중하는 연구 - 김태환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장
|
|
미래의학 프론티어 새로운 길을 향한 멈추지 않는 도전 ⑨ 김태환 류마티스내과 교수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장
연구에 있어 필요한 것은 환자의 데이터라는 것을 김태환 류마티스내과 교수이자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장은 잘 알고 있다. 국내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던 20년 전부터 강직척추염 환자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오고 있으며 항 TNF 억제제 사용 전후 척추 강직의 진행을 비교해 척추 강직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며 기존 연구의 한계를 넘어선 공을 인정받았다. 김태환 교수가 있어 우리나라 강직척추염의 미래가 있다.
류마티스질환은 지난 1980년대 당시 유행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환자였습니다. 환자가 많다 보니 많은 의사들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환자가 많은 질환 이외에도 류마티즘과 관련된 다양한 질환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에, 김성윤 교수님께서 강직척추염을 함께 연구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시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강직척추염 환자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을뿐더러 치료를 하면 얼마나 좋아지는지, 이 질환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우리나라의 강직척추염 규모가 얼마인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환자가 한 달에 70~80명 선이라고 하면 지금은 한 달에 1,000명 정도 진료를 합니다. 제가 예상하기로 현재 우리나라에 강직척추염 환자가 2만5,000~5만 명가량이며 그중 1/3~1/4명 정도는 저와 한 번이라도 만나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척추가 아프면 병원을 방문하는데 운동을 많이 했거나, 자세가 나쁘거나, 혹은 운전을 오래 하는 등 한 자세로 오래 있다 보면 척추가 아플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며칠 쉬거나 자고 나면 대부분 좋아지지만 1~2주 이런 상황이 지속되거나 어제는 아팠는데 오늘은 안 아프고, 내일은 또 아플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또한 강직척추염의 경우 근육이 안 움직일 때 통증이 있는데,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힘들고 자는 동안에도 통증 때문에 반복적으로 잠에서 깨게 됩니다.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되어 뻣뻣하고 굳어지는 것을 강직이라고 합니다. 염증이 있다 없다를 반복하다 보면 척추가 굳게 되고 강직이 진행되어 척추에 염증이 생기면 강직척추염이 되는 것입니다. 강직척추염은 엉덩이 뒤 뼈가 만져지는 엉치부터 시작해 목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허리, 등, 목, 고관절 모두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척추는 한 번 망가지면 다시 좋았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번 염증이 생기면 평생 갖고 살아가야 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강직척추염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을 먼저 찾아 예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강직척추염이라고 말하기보다 더 넓은 의미로 척추관절염이라고 합니다.
척추관절염은 ‘허리가 아프다’로 시작하는데 주로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 많으면 30대에 시작합니다. 암은 고령에서 많이 생겨 높은 연령층이 걱정을 하는데 척추관절염은 젊을 때 생겨 급속도로 나빠지고 나이가 들면 진행 속도가 더딥니다. 발견했을 때 척추가 망가지지 않았다면 다행이지만 강직이 진행되고 있는 중간에 발견했다면 평생 안고가야 하는 것이 단점입니다. 40~50대에 허리가 많이 아파서 병원에 가보면 강직척추염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강직이 되었다면 염증이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되었는데 심하지 않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살았을 경우가 큽니다. 반면 고령 환자의 경우 허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는데 척추 강직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면 최근에 발병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임상 증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자기공명영상법(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척추관절염은 척추가 아픈 것이 가장 큰 특징이겠지만 또 다른 특징으로는 류마티스관절염처럼 무릎이 붓거나 발목이 부을 수도 있습니다. 발바닥이 붓거나 발뒤꿈치가 아플 수도 있고 관절이 아닌 눈병으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서 안과에 갔다가 류마티스질환이 의심되어 내원하는 환자가 있는데, 검사 후 척추관절염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척추관절염 환자가 많은데 제가 의사로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늘 생각을 해봅니다. 그중 하나가 국내 임상 데이터가 다소 부족했던 약 20년 전부터 강직척추염 환자 1,280명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 정량화 해온 것입니다. 긴 시간 동안 X선 촬영(X-ray)을 7~8번 한 환자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의 변화가 기록되어 있으니 이 데이터 자체가 연구의 재료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항 TNF 억제제 사용 전후 척추 강직의 진행을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강직척추염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약물이 강직을 얼마만큼 예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다른 논문이나 연구 자료를 보면 ‘약물 치료로 강직을 예방할 수 없다. 약물을 쓰더라도 이미 척추가 안 좋은 사람은 좋아질 수 없다’라는 내용이 대부분인데요, 약물별로 분석을 해서 치료를 해보니 ‘그래도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데이터를 하나하나 분석하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리고, 데이터도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힘든 연구 과정 끝에 나온 논문이 바로 ‘18년의 실제 임상 근거(Real-world evidence)에 기반한 강직척추염 환자에서 TNF 억제제의 척추 변형 완화 효과’입니다. 항 TNF 억제제 사용 전후 척추 강직의 진행을 비교해 척추 강직의 진행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논문으로 류마티스 분야 최고 매거진인 『Annals of the Rheumatic Diseases』에서 2020년과 2023년에 두 번 소개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2021년 한국연구재단 의과학연구정보센터 ‘2020년 한국의 우수 연구자’ 선정, 2022년 ‘2021학년도 HYU학술상’ 수상, 2023년 ‘제15차 세계 루푸스 학술대회·제43차 대한류마티스학회 춘계학술대회 및 제17차 국제학술심포지움(LUPUS&KCR 2023)’에서 ‘대한류마티스학술상’을 수상했습니다. 한양대학교병원은 1989년 2월 국내최초로 류마티스내과를 개설했으며 같은 해 6월 류마티스센터를 설립했고 1993년 1월 류마티즘연구소 개소에 이어 1998년 5월 국내 유일의 류마티스병원을 개원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환자가 이곳을 다녀갔고 축적된 데이터가 지금의 이 병원을 만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 많은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랜시간 연구하면서 저도 자신감이 생기고, 연구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됩니다. X선 촬영(X-ray) 관련 자료는 영상의학과, 세포 연구 같은 경우는 수술을 하는 정형외과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므로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여러 진료과와 협업하여 연구를 이어 나갈 계획입니다.
과거에도 강직척추염 환자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질환이 아니라 예방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척추가 아파서 병원에 가봤더니 척추가 굳어 강직된 상태이고, 이미 강직이 된 척추는 다시 복구할 수 없으니 파스나 진통제의 도움만을 받고 아픈 채로 살았던 것이 아닐까요? 지금처럼 강직척추염 환자를 많이 만나고 이 질환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은사님인 김성윤 교수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전문분야인 강직척추염을 비롯해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전신 경화증, 염증성 근육염 등 류마티스질환은 정말 많습니다. 1980년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가 많았을 때 이미 손이 변형이 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를 보면서 무척 놀랐습니다. 그런데 그런 환자를 하루에도 몇 십 명씩 만나게 되었습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어느 정도 안 좋아지면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두면 계속 안 좋아지기 때문에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류마티스질환 치료가 잘 안되는 환자에게 더욱 집중하고 병을 고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료를 많이 하면서도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 나가는 것이고요. 의사로서, 그냥 인간 김태환으로서 이룬 것보다 앞으로 이룰 것이 더 많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제게 치료를 받고 상태가 좋아져서 더 이상 내원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가 다른 분을 소개해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감동과 보람이 있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미소도 지어보고 한 마디라도 더 해주고 싶어 상담도 오래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마음으로 환자를 만나려면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가 좋아서 교수를 하게 되었는데 10~20년 전보다는 연구가 훨씬 더 재미있을뿐더러 의학이 발전하면서 더 좋은 기계도 많이 나오고 계속 배우고 싶은 새로운 것이 많이 생깁니다. 교과서에 있는 내용은 30대 때 훨씬 더 잘 알았을지 몰라도 실제 진료에서의 노하우는 지금이 더 있습니다. 교과서에 없는 환자를 마주하게 될 때는 약간의 무서움도 있을 수 있지만 그래서 경험이 중요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환자들을 만나며 경험하고 연구하면서 류마티스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치료를 통해 더욱 나은 삶을 살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했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분야를 연구해오며 강직척추염의 1인자로 오른 김태환 교수. 인자한 얼굴로 환자를 마주하며 자신이 가진 경험을 강점으로 자신감 있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깊다. 이 모습을 보니 입소문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환자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살짝 지은 미소와 여유로움 역시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리라 생각된다. |
|
.png)
.png)
.png)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