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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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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의 선율에 사랑을 담아 연주하는 의사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음악을 통한 재능기부

작성일
2024-01-16

tvN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를 보면 밴드활동에 진심인 의사 5명이 등장한다. 한양대학교의료원엔 밴드는 아니지만 오케스트라, 클래식 음악에 진심인 의사가 있다. 이들은 바이올린 선율에 사랑을 담아 환자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치유해준다. 의사이면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음악을 통해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는 의료진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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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음악을 선보이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엔 키론(Chiron)이라는 오케스트라 동호회가 있다. 키론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 등장하는 음악과 의술에 조예가 싶은 신이면서, 교육의 신이기도 하다. 의과대학 내 오케스트라에 이보다 더 알맞은 이름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키론’이라는 이름을 붙인 장본인이자, 회장단으로 활동했던 한양대학교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와 어린 시절부터 ‘의대생이 되면 오케스트라 동아리에 가입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는 한양대학교국제병원 종합검진센터 문원 교수는 현재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Korean Doctors Orchestra)소속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는 전국의 병원과 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이 모여 2020년 창단했다. 소속 단원 모두 각 의과대학에서 대학생 시절 오케스트라 활동을 했고,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는 창단하자마자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으로 모든 활동 및 연습이 중단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하지만 긴 기다림 끝에 2022년 여름에 첫 연습을 시작으로 그해 11월 27일 창단 연주회를 개최했다.

​오재원 교수는 “2020년부터 음악하는 전국의 의사들이 모여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다들 음악에 목말랐던 것 같다”면서 “처음 창단할 때는 서로의 실력을 모르니까 얼떨결에 악장을 맡게 됐다. 악장의 역할이 엄청 중요한데 너무 대충한 것 같다”라며 웃어보였다.

오 교수와 함께 퍼스트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문원 교수 역시 “다시 오케스트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설렜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국에 있는 의사·치과의사가 함께 하는 단체이다 보니 모이기 쉽지 않고, 함께 모여 연습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지만 음악이 주는 즐거움이 힘들고 어려운 걸 이겨내게 한다”라며 단원으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문화 예술 활동

일반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는 클래식 음악 연주를 사랑하는 의사와 치과의사 70여 명으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이다. 연령층도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고 진료 분야도 서로 다르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과 더불어 아동·청소년의 문화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문화격차 해소를 돕기 위해 연주한다는 따듯한 뜻은 단원 모두가 같다.

​그래서 단순히 클래식 음악만을 연주하고 즐긴다기보다는 재능기부, 또는 앙상블 연주회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의사로서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최상의 연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의 70여 명의 단원들이 한날한시 한자리에 모이기란 쉽지 않을 터. 하지만 시간이 맞는 단원들이 모여 앙상블 연주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연 2~4회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했고, 2023년에는 장안동 ‘성북 행복한 홈스쿨’과 일원동 ‘비전학교’에서 작은 음악회를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해 개최했다. 오 교수는 “2024년에는 더 많은 지역의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다”라 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를 통해서 재능 있는 저소득층 음대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그들이 저소득층 아이들을 레슨하면서 아이들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이렇게 악기를 접한 아이들이 또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스스로 악기를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환우를 위한 음악산책’을 통한 소통

단순히 의학적인 지식만 가지고 하는 치료는 지양해야 한다는 오재원 교수. 그는 “제대로 전인적인 진료를 위해서는 의학지식 외에도 반드시 예술이나 문학, 운동 등 다른 취미가 병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취미라는 것이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재미와 의미가 함께 공존해야 합니다. 이런 취미 활동을 통해 다른 분야의 삶을 알게 되면서 이것이 전인적 진료에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오 교수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에서 2003년부터 매달 마지막 금요일 ‘환우를 위한 음악산책’ 콘서트도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의학적인 이야기만 하다가 음악을 통해서 환자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아서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잠깐 멈추었지만 2024년부터 다시 재개해 환자들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소통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원 교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권유에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바이올린 연주가 좋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의대생이 되면 오케스트라 동아리 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했고, 그 꿈을 이룬 셈이죠. 물론 하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바이올린을 할 때 즐거웠어요. 즐거우니까 계속하게 됐고, 이 즐거움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이올린 연주라는 취미가 없었다면 삶이 굉장히 무료했을 것 같아요.”

사진. 제1회 코리안 닥터스 오케스트라 정기 연주회

가장 행복한 일, 남을 위한 봉사

음악을 통해 취약계층, 환우들을 위해 봉사하는 오재원 교수와 문원 교수. 이들은 2024년 8월 월드 닥터스 오케스트라(World Doctors Orchestra) 연주에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한다. 월드 닥터스 오케스트라는 전세계 의사들의 오케스트라 모임으로 매년 세계를 돌며 연주회를 개최한다. 진료만으로도 바쁜 데 어떻게 이렇게 오케스트라와 음악에 진심인 걸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은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이 필요한데요. 그 소통의 방법으로 음악을 선택한 거죠. 오케스트라야 말로 소통의 진수를 보여주는 활동이고요.”

문 교수는 “키론 활동을 하다가 현업이 바빠서 음악과 멀어지는 동료, 선후배 의사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함께 음악하는 동료 의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음악이 있어 지칠 때 위로를 얻고, 삶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는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은 오늘도 따듯한 마음을 담아 치유의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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