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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 프론티어] 구강 생체 신호로 진단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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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을 향한 멈추지 않는 도전 ② 황경균 한양대학교병원 치과 교수 겸 구강헬스케어 융합연구센터장더 이상 단순 지식이나 술기만을 전수하는 교육으로는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의학 연구가 더욱 절실하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체 신호를 빅데이터화해 구강건강 모니터링은 물론,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이른바 ‘환자 건강 전주기 모니터링’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황경균 한양대학교병원 치과 교수이자 구강헬스케어융합연구센터장을 만났다.
사진. 한양대학교병원 치과 황경균 교수
연구를 많이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이렇다 할 만큼 이룬 업적이 없어서 자랑할 만한 것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제가 치과의사이다 보니 구강과 관련된 연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우리 신체 중에 외부와 가장 많이 밀접한 부분이 구강입니다. 음식도 구강을 통해 섭취하고, 입으로 호흡하는 경우도 있으니 우리 몸에 들어가는 가장 큰 통로인 셈이죠. 그래서 구강건강 모니터링으로 전반적인 우리 몸의 변화라던지 건강 상태를 내원하지 않아도 본인이 평상시에 확인하고 나아가 질병 진단을 조기에 할 수 있게 돼서 환자는 치료를 빠르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제가 구강 생체신호를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웃음).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이제 시작 단계라서 자랑할 거리가 못 되는 것 같고요. 임상 진행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실패하는 경우들이 너무 많아요. 연구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용화되기까지 보통 10년 이상 걸리는 연구가 허다하니까 ‘뭔가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으로 들뜨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제가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쇼그렌증후군은 희귀난치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정말 절박해요. 자칫하면 잘못된 정보로 환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90% 이상 명확해졌을 때 드러내고 자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쇼그렌증후군의 증상 중 하나가 구강건조증입니다. 구강건조증은 타액선 침전 기능이 떨어져 침이 많이 분비가 안 되는 것으로 치과적 질환인데요. 구강건조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고, 나타나는 증상 또는 심한 정도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서 구강건조 증상의 개선을 위한 진료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교수님들과 함께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쇼그렌증후군은 조직검사, 혈액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게 되는데 우리가 아는 것처럼 이런 검사는 병원에 내원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오래 걸리고 굉장히 번거롭죠. 하지만 타액(침)은 우리가 쉽게 채취할 수 있는 샘플이니 이것을 활용하면 환자가 훨신 편리해지죠. 연구 개발에서 타액을 컨트롤하기에는 혈액보다 매우 어렵지만요(웃음). 현재 구강 내 타액을 통해서 구강건조 증상을 모니터링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구강건강 모니터링 및 질병 조기진단도 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은 2~3개월에 한 번씩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습니다. 2개월 사이에 어떤 날은 좋아졌다가 어떤 날은 나빠졌다가 할 수 있지요. 하지만 검사하는 시점의 데이터 말고는 평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굳이 병원에 오지 않아도 증상 변화를 확인하고 정확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바로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마커입니다. 꼭 쇼그렌증후군 환자가 아니더라도 충치나 풍치, 잇몸병 등 구강 내 질환도 발견하고 예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궁극적으로 집에서 혈당을 확인하고 당뇨를 관리하는 것처럼 상용화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강헬스케어융합연구센터는 7년 전쯤 설립했습니다. ‘혼자 연구해서는 결과를 도출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찰나에 한양대학교에서 융복합 연구를 골자로 자연과학, 공학, 의학 등을 접목해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는 교책연구센터를 장려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평소에 관심 있었던 구강헬스케어를 융복합적으로 연구하는 센터를 설립하게 되었죠. 최근의 의료 또는 헬스케어 분야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화 되고 있고, 이러한 방향은 질병의 진단 및 치료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구강헬스케어융합연구센터’는 질병 진단을 위한 분석 방법이나 의료기기의 적용이 필수적인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와의 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치의학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구강 영상 이미지 자동분석 방법, 턱관절질환 진단을 위한 구강 압력 분석 장치 개발, 심미적 구강 기능 회복을 위한 3차원 골재생 방법 연구, 앞서 말한 타액을 이용한 구강건강 모니터링 및 질병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개발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타액을 이용한 구강건강 모니터링 및 질병 조기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질병이 발생하면, 발생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진단해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의료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치과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연구를 시작했어요. 특히, 치과질환의 경우 한번 발생하면 치료가 까다롭고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려운 질병이 상당히 많거든요. 그래서 질병을 진단하는 것보다 유의미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이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현재 가장 제일 쉬운 방법이 타액을 활용한 바이오마커라고 판단해, 코로나19 자가 진단키트와 굉장히 비슷하게 만들려고 개발 중에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국민들이 자가 진단키트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잖아요. 사실 코로나19는 너무 불행인 국가 감염병이었지만 이로 인해서 자가 진단키트가 대중화되고, 키트 검사에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바이오마커의 상용화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저 혼자 하는 연구였으면 벌써 그만뒀을 거예요. 하지만 운이 좋게도 제가 있는 곳에 한양대학교와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그렇기에 지금까지 힘을 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걸 극복해야지’가 아니라 매일 꾸준히 ‘버티면 된다’ 라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어느 순간 허들을 하나씩 넘게 되더라고요.
제가 한양대학교병원에 근무하면서 꽤 많은 연구를 했지만, 주로 제 전문 분야인 구강 내 생체신호로 어떤 질병이나 습관, 이런 것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의료 기술에 대해 많이 생각하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요. 기기나 장비 개발로 실질적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것과, 평상시에 건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전주기 모니터링’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이제 의료, 헬스케어 트렌드는 치료가 아니라 질병 발생 이전에 진단을 통해 진행을 막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현재 스마트워치가 심박수, 심전도 등으로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질병 조기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처럼 구강 생체신호를 유의미한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연구하고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타액, 구강마이크로바이움(입속 세균), 저작 압력, 씹는 습관 등 구강 생체신호를 통해서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질병을 예측하는 단계까지 연구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 5년 전, 10년 전만 해도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그만큼 기술이 뒷받침되지가 않아서 공대 교수님들도 ‘현재의 기술로는 어려움이 있다. 한계가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면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요. 기술적인 부분에서 전에 안되던 것들이 지금은 되고 있죠. 그래서 앞으로 5년 뒤, 10년 뒤 기술의 발전이 너무나도 기대됩니다. 꾸준히 하다보면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로 질병 발병 전 조기진단을 하는 ‘진단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오늘도 버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버텨보겠습니다(웃음). 구강 생체 신호로 진단의 패러다임을 꿈꾸며,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에 매진하는 황경균 교수. 그의 연구가 빛나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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