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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 한 장 역사를 지어 올린 노교수의 전언 - 이하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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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백 교수는 마지막까지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정신인 ‘사랑의 실천’을 당부했다. 황무지에서 출발해 삶과 사랑을 일궈냈던 시절로 이어지는 이하백 교수의 이야기 속에서 ‘끝’은 마침표가 아니라 도돌이표다. 이것은 한양대학교의료원의 역사를 지어 올리고 평생을 헌신한 한 원로교수의 전언이다. 이하백 교수가 한양대학교병원 생활을 마친지 꼭 한 달이 되어갈 무렵이다. 그가 길 건너에서 취재진과 눈인사를 나누고도 한참을 이쪽으로 걸어오지 못한 건, 한 발짝 떼기가 무섭게 익숙한 손길로 인사를 청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세월의 위력이란 그런 것이다. 이 노교수가 지나는 모든 사람들을 정확하게 호명하는가 싶더니, 덧붙여 “아, 그 논문 말일세”, “둘째가 꽤 자랐겠구먼”, “자네가 천주교 신자였었지?”하며 내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하는, 모종의 힘 같은 것.
40년 세월과의 이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1회 졸업생으로 의과대학 학장을 지냈으며 40여 년간 한 번도 이곳을 떠나 본 적 없는 사람. 그런 그가 지난 2월 정년퇴임을 맞았다. 조심스럽게 긴 여정을 마친 소회를 물었다. “아쉬움이 많죠.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 못한 책임감도 있고,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 학교나 의료원의 발전에 기여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있고…. 또 우리 학생들이 나와서 잘하고 있지만 그래도 거기에 대한 가이드나 그런걸 더 잘 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거죠.” ‘시원 섭섭’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개운한 답을 예상했는데 어쩐지 회한이 더 큰 모양이다. 그러나 미련만 남은 것은 아니다. “물론 보람도 있습니다. 잘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이나 후배들을 보는 것이 더 없는 보람이죠. 우리 학교가 이만큼 발전하고 또 여러분들이 애써서 이룩한 것에 대해서는 긍지도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세계 100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보람이고요.” 요즘 그는 봉사활동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무료진료와 강연을 통해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는 이야기에, 문득 퇴임을 하면서 발전기금으로 1,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을 언급했더니 “특별할 게 없는 일”이라며 부드럽게 밀쳐냈다. “그건 우리 학교와 의료원의 발전을 위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동문들도 그렇게 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거죠. 특별한 일이 아니니 따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아요.” 이 교수는 이야기 도중에도 아이를 안고 온 부모가 멀리서 목례를 하면, 얼른 다가가 안부를 묻고 꼬마환자의 작은 손을 잡은 채 놓을 줄 몰랐다. 이곳에서 보낸 세월만큼 소중한 환자도 늘어갔을 것이다. 그는 재직시절 환자를 스승처럼 여겼다고 했다.“의사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환자에요. 항상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손톱 만한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하죠. 치료에 차도가 없을 때는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문을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사랑을 실천하라”그의 입에서 ‘마지막’이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흠칫 놀라고 말았다. 이하백 교수에게 건넨 그 말은 사실 ‘마지막 질문’이란 뜻이었는데, 이제 막 정년퇴임식을 치른 그에게는 아무래도 ‘마지막 기회’의 그것으로 들렸던 것 같다. 그는 목이 메인 듯 잠시 침묵했다가 이내 소리를 가다듬고 다시 말을 잇곤 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제자들과 의료원 후배들에게 전한 노교수의 진심 어린 충언은 좌중의 마음을 적셨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한양대학교의료원은 그냥 우연하게 생긴 병원이 아닙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 의료기관도 아니고요. 그게 참 귀한 소명이에요. 개원 초기, 그러니까 의료보험도 없을 때 우리는 전체 환자의 10%가 넘는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했습니다. ‘이 환자는 도와줘야 한다’ 그러면 아무 조건 없이 돌보는 곳이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윤’이나 ‘대학의 명성’ 그런 것보다 우리는 사회 환원적인 측면에서, 또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 이야기는 꼭 좀 적어줬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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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의과대학 1회 졸업생으로 의과대학 학장을 지냈으며 40여 년간 한 번도 이곳을 떠나 본 적 없는 사람. 그런 그가 지난 2월 정년퇴임을 맞았다. 조심스럽게 긴 여정을 마친 소회를 물었다. “아쉬움이 많죠.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 못한 책임감도 있고,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 학교나 의료원의 발전에 기여했더라면 하는 후회도 있고…. 또 우리 학생들이 나와서 잘하고 있지만 그래도 거기에 대한 가이드나 그런걸 더 잘 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거죠.” ‘시원 섭섭’까지는 아니더라도 조금 더 개운한 답을 예상했는데 어쩐지 회한이 더 큰 모양이다. 그러나 미련만 남은 것은 아니다. “물론 보람도 있습니다. 잘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이나 후배들을 보는 것이 더 없는 보람이죠. 우리 학교가 이만큼 발전하고 또 여러분들이 애써서 이룩한 것에 대해서는 긍지도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세계 100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보람이고요.” 요즘 그는 봉사활동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무료진료와 강연을 통해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는 이야기에, 문득 퇴임을 하면서 발전기금으로 1,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을 언급했더니 “특별할 게 없는 일”이라며 부드럽게 밀쳐냈다. “그건 우리 학교와 의료원의 발전을 위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동문들도 그렇게 하고 있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거죠. 특별한 일이 아니니 따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아요.” 이 교수는 이야기 도중에도 아이를 안고 온 부모가 멀리서 목례를 하면, 얼른 다가가 안부를 묻고 꼬마환자의 작은 손을 잡은 채 놓을 줄 몰랐다. 이곳에서 보낸 세월만큼 소중한 환자도 늘어갔을 것이다. 그는 재직시절 환자를 스승처럼 여겼다고 했다.“의사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환자에요. 항상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손톱 만한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하죠. 치료에 차도가 없을 때는 포기하지 말고,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문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