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표가 이끄는 삶, 그 분명한 행보 - 최동호 교수
|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최동호 교수“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사람. “열정의 근원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바로 “목표”라고 분명하게 대답하는 사람.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최동호 교수의 이야기다. 평생의 꿈인 ‘인공 간’ 연구의 초석을 다져 꼭 결실을 맺고 싶다는 최동호 교수는 ‘내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하다’는 삶의 모토로 오늘도 새로운 길을 내는 데 여념이 없다.글. 이지연 사진. 정준택
경계 없는 대화의 시간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현실의 문 하나를 열고 들어가는 일이기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을 여는 일이기도 하다. 전자를 열 때야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똑똑’ 문을 두드린 후 들어서면 된다지만 후자의 경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처음 보는 낯선 대상을 앞에 두고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풀어낼 사람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최동호 교수의 교수실 문 앞에 섰을 때의 긴장감이 현실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홀연히 사라져버린 것은 활짝 웃으며 진심으로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미소 덕분이었다. 예기치 못했던 반가운 맞이함은 시간을 두고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조차도 잊게 만들었다. “사우나 가는 걸 좋아해요. 담배는 원래 안 피웠고, 술은 조금 마셨는데 지난해 부정맥이 생겨서 끊었죠. 살도 좀 빼야 하는데 어디 따로 나가서 운동할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운동을 안 하면 수술하고 집중해야 할 때 힘이 달리니까 아예 교수실에 자전거를 갖다 놨어요.” “모교로 다시 올 수 있어서 영광이었죠. 한편으로는 부담도 됐고요. 현재는 내년 초부터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진행할 간이식 수술에 대한 준비 책임을 맡고 있어요. 새로 시작하는 만큼 챙겨야 할 것들이 많지만, 이 역시 새로운 도전이고 제게 주어진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이클과 더불어 교수실 한구석에 세워둔 접이식 침대에서 일주일에 3~4번 쪽잠을 잔다는 최동호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걸 하고 싶은 자신의 욕망과 맞닿은 지금이 행복하게 하는 원동력이라 힘주어 말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키워온 꿈을 현실로구체적으로 ‘간’이라는 장기에 관심을 가진 의과대학생 때부터 외과 의사가 된 지금까지 최동호 교수의 최종 목표는 ‘인공 간’을 만드는 것이다. “수술을 하다 보면 의사로서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어요. 수술을 잘 마쳐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금세 재발된다거나, 의약품 개발이 미비해서 향후 치료방법이 확고하지 않는 등 의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적으로 병을 치료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 같아요. 제 연구의 최종 목표는 간 이식을 받지 못하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이용해 인공 간을 만들어 간 이식을 도와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죠. 제 나름대로는 현재 제가 목표한 지점의 중간과정에 도달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모교로도 왔고, 교수도 됐으니 네가 하고 싶은 걸 다하지 않았느냐?”라고 물었을 때, 아직도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대답했다는 최동호 교수. 그가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자기 관리에 열심인 이유가 이 한마디로 설명됐다. 올해 40대 중반인 최동호 교수가 의사의 꿈을 처음 품게 된 것은 재미있게도 초등학교 과학시간에 개구리 해부를 경험하면서였다. 평소 모든 사물과 현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개구리 해부 실험을 앞두고 직접 개구리를 잡아와 그 속을 들여다보는 일이 흥미로웠다고 고백한다. 남보다 일찍 꿈을 품어서일까. 최동호 교수는 외과의사로서 사는 지금의 삶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제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게 제 삶의 모토에요. 전공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을 만큼 외과의사는 병원 내에서도 3D에 속합니다. 주어진 환경을 탓하기 이전에 지금 있는 이곳을 최고의 장소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매사 임하고 싶어요. 그래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고 싶고요. 제가 매번 힘들어하고, 재미없어 하고 짜증을 낸다면 결국 제 후배들이 그 모습을 배우게 될 테니까요. ‘최동호 교수 정도의 삶이라면 외과의사를 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려고 해요.” 환자, 동료와 함께 걸어가는 길‘어떤 일을 시작했다면 기본적으로 10년은 해야 한다’는 철칙으로 외과의로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온 최동호 교수는 무수혈 수술 분야의 권위자가 됐다. 무수혈 수술은 환자 몸의 혈액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려 수술 시 수혈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사전 준비가 꽤 까다롭다. 그러나 타인의 피를 수혈 받음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예방하고, 환자의 면역력 증가와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익히 판단한 최동호 교수는 무수혈 수술 연구에도 10년 이상의 공을 들였다. 그의 이런 도전은 종교적 신념에 의해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들에게도 희소식이었다. “그것이 공부든, 취미생활이든 최소 10년은 해야 노하우가 쌓이는 것 같아요. 연구 초반 3~4년은 막연하고 길이 잘 보이지 않다가 7~8년이 되면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하고, 확신도 생겨요. 지금은 정착된 무수혈 수술처럼 인공 간 연구 또한 지금은 초기 연구 단계지만 앞으로 10년, 또 10년씩 꾸준히 연구하다 보면 분명 길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만약 제가 하지 못한다면 누군가 그 길을 이어서 하겠지요.” ‘목표’가 있기에 힘이 들어도 일어설 수 있다는 최동호 교수는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에 앞서 ‘의사가 돼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꿈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자신이 흔들리면 환자들이 불안해 하기에 언제나 중심축이 흔들리지 않게 다잡는다는 그는 지난해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를 간호하면서 보호자의 애타는 심정을 경험했고, 부정맥 시술을 받으면서는 수술실의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이후로는 수술 방에 먼저 가서 환자를 맞이하고, 수술을 마치면 보호자들을 만나 작은 것이라도 이야기 해주는 습관이 생겼다. 동료와 함께 즐겁게 일하며 외과의로서 최종 목표인 인공 간을 만들어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최동호 교수. ‘환자를 집에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따뜻한 마음, 인간을 귀히 여기는 삶의 철학에서 비롯되고 있었다. 목표가 이끄는 그의 행복한 여정을 응원하듯 마음 속 고개 하나가 그를 향해 정중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