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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권하는 남자 - 김이석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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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전에 VIP는 없다.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모든 환자들이 김이석 교수에게는 VIP란다. 병원 입장에서는 깜짝 선언이 아닐 수 없겠지만, 어쩐지 환자라면 나를 ‘매우 중요한 사람’으로 여겨줄 그에게 나의 ‘새 삶’을 맡기고 싶을 것이다. 20년째 한양대학교병원에 개근하고 있는 신입사원, 김이석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본다. 한양대학교병원 김이석 정형외과교수 동안 의사의 고충연구실에 앉아 있는 김이석 정형외과 교수를 보고는 일순 갸우뚱했다. 김 교수의 공간에 웬 의대생이 앉아 있나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남자, 자연스럽게 일어나 취재진을 맞으며 인터뷰를 앞둔 고양감을 수줍게 내비친다. 그가 바로 우리가 만나려던 김이석 교수가 맞았다. 흰 가운에 수놓인 이름 석자를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모습에 대해, ‘교수님’의 나이에 대해 고정관념을 품고 있었음을. “머리를 하얗게 염색할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어요. 어떤 환자분은 저랑 진료실에서 만나 한참을 이야기 나누고 수술일정까지 잡았는데 나중에 글쎄, 교수를 만난 적이 없다는 거예요.(웃음)” 환자들로부터 “수술은 선생님이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김이석 교수. 그는 석연치 않은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취재진에게 익숙하다는 듯, 그리고 짐짓 유쾌하게 ‘동안 의사의 고충’을 말해주었다. “제가 고관절 분야를 맡고 있다 보니 환자들 대부분이 고령이시거든요. 그분들 연세에 ‘의사’는, 더구나 ‘교수’라고 하면 머리도 좀 희끗희끗하고 저보다 한참 연배가 높은 분을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렇게 어리게 보이는 의사가 교수입네 하고 나타나니까 걱정들이 좀 있으신 것 같더라고요.” 환자들의 새 삶을 짓는다
“제가 수술한 환자 중 가장 연세가 많은 환자가 기억에 남네요. 고관절 골절로 오신 할머니신데 98세 정도 되셨어요. 수술하시고 저한테 다시 안 오셔서 혹시 돌아가신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1년 뒤에 오셨어요. 이번에는 허리도 수술 해달라시며. (웃음)” 건강하게 거동하는 할머니를 뵈니 김 교수는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말이 98세지, 거의 모든 기관이 100년 가까이 기능을 한 것이다. 만약 그가 위험부담으로 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이 고령 환자는 다시 걷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을지도 모른다. 나이가 몇이든, 그는 환자들에게 새 삶을 지어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예, 저는 수술을 권합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이 수술 받지 않고 가시는 길이 훤하거든요. 다른 부분의 골절과 달리 고관절 쪽의 골절은 환자가 거동을 할 수가 없어요. 본인이 거동 할 수 없으니 남의 손을 빌려야 하고 그건 결국 가족들이 짊어져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수술이 아무리 위험하다고 해도 결국 이 수술은 해봄직한 수술이고, 수술 하시는 게 환자와 환자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믿어요.” 20년째 개근 하는 신입사원93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이래, 군대 간 3년을 제외하고 한번도 이곳을 벗어난 적 없다는 김이석 교수는, 자신이 한양대학교병원의 ‘신입사원’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병원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그는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새 길을 열고자 하는 열망은 곧 연구성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2009년에 이어 2011년에도 대한고관절학회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는 대한정형외과학회 학술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학술상은 연구팀이 함께 이룬 결과라며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손사래 쳤다. “인공관절 쪽 연구는 현재 많이 진행하고 있지만, 새로운 쪽을 개척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고관절 내시경 분야라든가, 인공관절로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환자가 자기 것으로 더 오래 쓸 수 있을까 하는 연구 말이죠. 조금 더 나아간다면 뼈의 재생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싶고요. 또 제 환자들이 대부분 노령이라 골절 환자들이 많아요. 골다공증도 많고… 그 분야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도 제 사명이지 않을까 합니다.” “제 모토는 그겁니다. 저에게 VIP는 없다는 것. 저에게 오는 모든 환자가 VIP입니다. 특정 환자를 VIP로 여기고 치료하지는 않을 생각이에요. 모든 환자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세상으로 통하는 문”
글. 백아름 사진.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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