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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도 아름다운 ‘소우주’와의 전면전, 김현영 신경과 교수
1.3kg에 불과한 회백질 덩어리인 인간의 뇌는 김현영 교수에게는 우주와 같다.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고, 대부분은 미지의 영역인 뇌는 1,000억 개의 신경세포와 1,000조 개의 시냅스로 구성된 복잡한 조직이다. 그런 뇌를 맡긴다는 건 의사를 믿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기에, 김현영 교수는 환자와 더 뜨겁게 공감하고, 더 치열하게 연구하고 있다. 글. 윤진아 사진. 이승헌 인간의 뇌, 그리고 생명에 대한 경의 뇌졸중, 어지럼증, 두통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김현영 교수는 전공의 시절부터 의학적으로 정복하지 못한 인간의 뇌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본과에서 생리학과 해부학을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의학의 매력에 빠졌죠. 신경과로 진로를 결정한 것도 그때였어요. 김주한 교수님과 김승현 교수님께서 임상적인 내용을 흥미롭게 풀어주시기도 했고, 실습을 돌면서 은사님들이 환자를 대하는 모습을 지켜본 게 큰 울림이 되어줬습니다. 앎에 있어서, 그리고 환자를 대하는 데 있어서 아주 작은 빈틈도 허락하지 않았던 은사님들 덕분에 저도 쉬지 않고 공부하는 습관을 체득한 것 같아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장을 맡고 있는 김현영 교수는 후배들이 ‘환자와 공감하는 의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감하면 한 번 생각할 걸 두 번 생각하게 되고, 그로 인해 질환에 대한 접근방식과 치료방법도 달라질 수 있거든요. 특히 뇌졸중은 경과가 좋다가도 환자 상태가 갑자기 악화될 수 있고,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재발 위험이 있는 질환이에요. 환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어떤 약물보다도 중요하죠.”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손상이 오고, 그에 따른 신체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침묵의 저격수’, ‘시한폭탄’, ‘돌연사의 주범’ 등으로 불리는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으로 꼽힌다. 지금껏 많은 죽음과 마주했지만, 김현영 교수는 첫 사망선고를 내린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전공의 시절 어느 날, 뇌졸중으로 병원에 실려와 햇병아리 레지던트 곁에서 유명을 달리했던 한 환자를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 치료했지만, 이른 아침 환자는 결국 숨을 거뒀다. 맥없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며 김현영 교수는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숭고한 일인지를 뼈저리게 곱씹었다고 했다. 김현영 교수가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또한 “의사는 가장 위급한 상태의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과 삶을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조언이다. 아픈 이들을 대하는 모든 순간, 김현영 교수는 그 긴긴 아침 천 번도 넘게 보았을 환자의 얼굴을 떠올릴 터이다. 세계적 수준의 뇌질환 치료 시스템 몇 해 전 뇌졸중으로 실려 왔던 40세 남성은 김현영 교수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잔소리를 멈추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뇌졸중으로 말도 하지도, 알아듣지도 못하는 상태로 내원한 그 환자는 안타깝게도 미국에서 신경과학을 전공한 박사였어요. 창창한 앞길 문턱에서 쓰러져 의사 일을 못 하게 된 것은 물론이고, 삶의 질이 현저하게 저하된 채로 일생을 살게 됐죠. 뇌졸중 환자들은 대부분 성인병을 한두 가지 갖고 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당뇨가 원인질환이었어요. 분명 입도 심하게 마르고 소변량도 증가하는 등 전조증상이 있었을 텐데, 본인 몸 돌볼 새 없이 공부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 거죠.” 최선의 치료를 했지만 상당한 후유증이 남았고, 환자의 삶은 달라졌다. 김현영 교수는 “이렇게 병을 키우는 예비환자가 수없이 많다”고 경고한다. “뇌질환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무서운 질환이지만, 분명 우리 몸은 미리 신호를 보냅니다. 말이 어눌해지고,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두통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기저질환들을 평소에 잘 치료하고 대처하는 것이 뇌졸중을 예방하는 최선책입니다.” 뇌졸중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3시간 이내에 치료하면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지만 6시간을 넘긴다면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죽는 뇌세포의 면적이 증가하기 때문에, 증상 발병 후 한두 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치료가 즉시 진행돼야 후유증이 없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통상 6시간입니다. 환자 발견부터 병원 이송까지, 그리고 의료진의 즉각적인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죠. 마비·언어장애·균형장애 등 증상이 다양하고 합병증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기 때문에 여러 과의 의사가 함께 봐야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고요.” 한양대학교병원 뇌혈관팀은 신경과·신경외과·응급의학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총 5개 과가 협진해 뇌졸중 환자를 돌본다. 매일 모여 회의하고, 수시로 메신저를 통해 의견을 교환한다. 뇌졸중 환자 도착과 동시에 전문 의료진이 진료를 시작한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응급실 도착부터 혈전용해제 치료까지의 모든 과정이 1시간 이내에 이뤄진다. 환자에게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주는 연구 뇌졸중 환자를 가장 많이 보는 의사 중 한 명인 김현영 교수이지만, 아직도 학구열은 의대생 못지않다. 아직까지도 뇌는 사람들이 가장 모르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현영 교수는 현재 대한신경과학회 학술위원, 대한뇌졸중학회 교육위원, 대한두통학회와 대한임상신경생리학회, 대한치매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병원 일과를 마친 뒤 매일 밤늦게까지 최소 2개의 논문을 읽는 김현영 교수의 목표는 ‘박학다식(博學多識)’이 아닌 ‘심학다식(深學多識)’한 주치의가 되는 것이다. “바쁜 일정 탓에 어쩔 수 없이 문어발식으로 틈틈이 연구하고 있지만, 더욱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노력합니다. 과거 뇌졸중 분야 논문들의 체계적 분석, 환자와 의사의 뇌졸중 예후 평가 비교분석,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한 뇌졸중 임상시험에 대한 연구 등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뇌의 기능과 연결구조가 많아요. 더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우리의 연구도 멈추지 않고 진행될 겁니다.”
2017-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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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연환 성형외과 교수님께 보내는 편지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 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김범선 님은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무게중심을 잡을 수 없어 휠체어에 의지하고, 같은 자세로 장시간 누워있다 보니 욕창은 계속해서 재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다시금 희망을 되새기게 한 것은 김연환 교수의 헌신적인 노력과 김범선 님의 집념이 더해진 결과였다. 정리. 이가연 사진. 이승헌 김연환 교수님께 안녕하세요, 교수님. 아직 날씨가 많이 춥던 겨울 막바지에 교수님을 다시 만났는데, 벌써 조금씩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이 오는 것 같네요. 병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햇살이 제법 따뜻합니다. 오래 전 사고로 몸을 마음껏 움직일 수 없다 보니 자꾸만 재발하는 욕창 때문에 교수님을 또 뵙게 되었네요. 지난번에 교수님이 잘 치료해 주셔서 건강하게 퇴원했는데 이렇게 또 입원을 하게 되니 처음에는 절망만 가득했습니다. 스스로 원망도 많이 했지요. 재발을 막으려고 제 나름대로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제 마음 같지가 않았습니다.입원 후에도 경과가 좋아서 생각보다 빨리 퇴원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며칠 전 다시 상태가 조금 악화되어서 여러 분들께 또 걱정을 끼친 것 같아요. ‘상태가 이보다 더 나빠지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퇴원을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병실에 누워 있자니 괜한 걱정만 커져갔습니다. 이런 저를 위해서 회진 때마다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틈틈이 상태를 살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번에 치료를 잘 마치고 퇴원하게 되면 교수님이 항상 당부하신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잘 지켜서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해요. 저의 건강도 지키고, 저를 잘 치료해주신 김연환 교수님과 한양대학교병원 의료진 분들께도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김범선 드림 김범선 님께 오늘 컨디션은 좀 어떠신가요? 다시 한양대학교병원에 입원하게 되신 지도 벌써 한 달이 훌쩍 넘어가네요. 건강하게 퇴원하신 것을 기억하는데 다시 만났을 때 예상보다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지셔서 놀랐습니다. 제가 김범선 님을 처음 뵀을 때부터 욕창 수술을 여러 번 진행했는데, 이번에도 욕창 부위에 염증이 생기고 벌어져서 재건 수술을 받으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번이 네 번째 재발인 셈이지요. 거동에도 어려움이 있으신 데다 욕창으로 인한 염증으로 정말 많이 괴로우셨을 것 같아요. 욕창은 무게 중심을 잡기 어려운 하반신 마비 환자들에게서 흔히 생기는데, 같은 자세로 오래 누워있거나 휠체어에 앉은 채로 특정 부위에 지속적으로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해당 부위의 염증을 깨끗이 제거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단계입니다.경과가 좋다면 2~3주 후부터 휠체어를 사용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 이 과정 또한 세심하게 지켜볼 계획입니다. 이후 퇴원 시기가 결정될 듯합니다.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가시게 되면, 제가 항상 당부해드렸던 몇 가지만 꼭 잘 지켜주시길 바라요. 휠체어나 침대에 패드를 착용하시고, 휠체어를 오래 타고 있게 될 때에는 조금씩 자세를 바꾸어 주시면 염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의지가 넘치는 김범선 님이기에 모든 과정을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잘 따라와 주셔서 저 역시 감사합니다. 다음에 만날 때에는 꼭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만나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연환 드림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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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희망 새기는 긍정의 힘 - 엄지은 혈액종양내과 교수
세기의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인공도, 한류의 물꼬를 튼 드라마 가을 동화의 주인공도 끝내 백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오랜 세월 불치병의 대명사로 악명을 떨쳐온 백혈병은 엄지은 교수에게는 필사의 숙제이자 동반자다. 환자에게 ‘완치’의 희망을 선물하는 희열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어도, 엄지은 교수의 상기된 목소리를 통해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글. 윤진아 사진. 김지원 조혈모세포이식·혈액암 치료 새길 연다 2015년 조혈모세포 이식센터를 리뉴얼하고 조혈모세포 이식 전문의인 엄지은 교수가 합류하면서, 한양대학교병원은 조혈모세포 이식 분야에서 한발 앞서가게 됐다. 엄지은 교수는 혈액 종양내과 전임의를 거쳐 캐나다 프린세스 마가렛 암센터에서 전임의 및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팀 전문의로 활약했다. 일반적으로 ‘골수 이식’으로 잘 알려진 조혈모세포 이식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종양 환자의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새로운 피를 생성할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정교함과 정확성, 적시성을 필요로 하기 때 문에 시술 중에서도 고난도 시술에 속한다. 다양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엄지은 교수는 자가 및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급성백혈병, 골수이형성증, 재생불량성 빈혈 및 각종 혈액질환 환자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 중에는 중증환자가 많고, 이식 후에도 여러 합병증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면역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긴 회복기를 가져야 하죠. 한양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 이식센터는 24시간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중앙집중식 제어 시스템 등 각종 첨단 의료 시설과 함께 임상경험이 많은 전문 담당 교수와 전공의, 전문 간 호사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장기간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하는 환자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의학은 가장 인문학적인 과학 학창시절에는 물리학과 지구과학에 심취했던 과학도였다. 돌이켜 보면 근본적인 관심은 생명이었던 듯하다. 밤새워 공부하던 의대생 시절, 그리고 속절없는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레지던트 시절, 스스로 되뇌었던 다짐들을 하루하루 차곡차곡 실현 중이다. “현대의술에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내과 중에서도 만성질환, 중증환자가 많은 혈액종양내과는 그만큼 ‘주치의’로서의 사명감과 보람도 큰 진료과입니다. 환자의 고통과 절망만큼 의료진도 지칠 때가 많지만, 환자들을 위한 최선을 고민하면서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궁극적으로 환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저를 믿고 찾아온 환자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다 보면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전체 암 환자의 10%가량을 차지하는 혈액암은 전신을 순환하는 혈액 내에 떠다니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혈액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그래서 진단할 때 이미 전신에 퍼져 있고 진행이 매우 빠르다. 혈액세포뿐만 아니라 혈액응고계 등 혈액 전반의 상태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혈액암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엄지은 교수는 호주 아시아태평양 임상 암 연구개발워크숍 (ACORD Workshop) Travel Award(2008), 제33회 유럽암학회 Travel Award(2008), 제55회 미국 혈액학회 우수초록상(2013) 등을 수상하는 등 연구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다. ‘시술 이후부터가 시작’이라고 강조하는 엄지은 교수는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후의 합병증 및 면역상태에 관한 연구에도 관심이 많다. “이식 시술까지가 절반, 그 이후를 나머지 절반으로 봅니다. 면역의 기본은 ‘인지’예요. 백혈구가 자기와 같은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인지해 다르다고 판단되면 면역 반응을 보이죠. 합병증과 부작용을 잘 이겨내야만 진짜 이식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식에 따른 합병증 발생과 사망 위험, 이식 후 예상되는 생존율을 고려해 최선의 치료 목표와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하고, 약을 평생 먹는 만큼 부작용 걱정 없이 건강한 사람과 같은 삶의 질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도 의료진의 몫입니다.” 당신은 ‘건강한’ 백혈병 환자입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환자와 의료진을 막론하고, 매 순간 초심을 다잡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매일 누군가가 죽어 나가는 병원 속, 하룻밤에 사망진단서 석 장을 쓴 적도 있던 레지던트 시절을 떠올리며 엄지은 교수는 매일 자신을 채찍질한다. 엄 교수는 레지던트들의 불만이 속출할 만큼 회진 시간이 긴 의사로도 유명하다. “백혈병의 경우 환자들 스스로 ‘죽는 병’이라고 인식하는데, 의료진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환자에게 희망이 사라지는 순간 치료는 진전도 의미도 없거든요. 과거 만성골수백혈병은 4~6년간만 생존할 수 있는 불치병이었지만, 치료 기술이 발달해 이제는 치료제 복용만으로도 안정적인 관리가 가능한 질환이 됐습니다. 또한, 모든 혈액암은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하면 완치 가능성이 있습니다. 완치되지 않는 경우에도 부작용이 크지 않은 치료를 계속하면서 장기간 생존하며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만큼, 환자가 희망을 놓지 않도록 곁에서 용기를 북돋워드리고 있습니다.” 먼 훗날, 자신의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해 살 맛이 나게 만들어준 의사’였다고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는 엄지은 교수는 후학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책장 한쪽에 꽂힌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제자들에게도 종종 권하는 책이다. “의학과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생명이 있는 존재는 모두 언젠가 죽게 마련이잖아요. 일부 만성질환, 중증환자의 연명 치료는 고통스러운 과정의 연속이에요. 단 1%의 가능성도 놓지 않고 생명을 살리려는 ‘의사로서의 최선’이 과연 환자를 위해서도 최선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의학은 규칙대로 돌아가는 수학과 물리학과는 달리, 관찰돼 정립된 생물학적 특성도 환자마다 미묘한 차이를 보이죠. 환자를 볼 때마다 충분히 관찰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온 세포가 병원에 집중돼 있다 보니 일상과 여가의 범주는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환자들이 회복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노라고 했다. 지금껏 뭘 했나 돌아봤더니, 결국 자신이 지향했던 것은 과학, 그리고 사랑이었노라 고 했다. 믿을 수 있는 주치의가 되어 ‘환자를 위한 최선’을 고민하고 희망적인 대안을 내놓겠다는 엄지은 교수의 따뜻한 에너지가 병원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이유다.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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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라는 질병, 이제 이겨낼 수 있습니다 - 하태경 외과 교수님께 보내는 편지
비만이라는 질병, 이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작년 4월,한양대학교병원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초고도 비만으로 마음껏 걷는 것 조차 쉽지 않았던 카자흐스탄의 사파르쿨 살리모바·카시예트 살리모바 모녀. 더 나은 생활에 대한 의지로 한양대학교병원을 찾아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이들이 꾸준한 체중 감량과 함께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다며 하태경 외과 교수에게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새 삶을 찾아준 하태경 교수님께 안녕하세요,교수님. 7개월전 어머니와 함께 이곳, 한국의 한양대학교병원에 와서 교수님께 위 절제술을 받은 카시예트 살리모바입니다. 엄마와 저는 모두 초고도비만으로, 식이요법을 통한 조절이나 모국인 카자흐스탄의 의료를 통해서는 체중 감량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이미 한국의 뛰어난 의료시설과 의료진의 명성을 들어 알고 있던 와중에 저보다 앞서 이곳에서 같은 수술을 받았던 지인의 권유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습니다. 낯선 나라에 가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꽤 두려운 일이었지만, 당시 생활에서 느끼던 불편함과 자꾸만 위축되는 스스로를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난 4월 하태경 교수님께 수술을 받은 후로 저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습니다. 몸무게는 지금까지도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예전보다 더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보다 활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도 눈에띄게 좋아지고 달라지는 제 모습에 놀라곤 합니다. 숨 쉬는 것도 힘들어 했던 어머니도 이제는 걷고 움직이며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더 감사드리는 것은, 물리적인 거리의 차이로 인해 자주 만날 수 없음에도 수술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문제까지 꼼꼼히 신경써 주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체중이 줄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영양소의 불균형 문제까지 친절한 설명과 함께 필요한 처방을 해주시는 덕분에 저는 계속해서 체중감량 과정을 즐길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이번에 챙겨주신 비타민과 철분도 꾸준히 챙겨먹으며 다음 번에 다시 방문할 때는 더욱 날씬하고 더욱 건강해진 몸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내 인생을 바꿔주신 교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카시예트 살리모바 드림 카시예트 살리모바 님께 7개월만에 뵙습니다. 무엇보다 밝은 표정과 한결 가벼워진 모습이 반갑고 기쁜 마음입니다. 검사 결과 빈혈도 괜찮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안정적으로 나왔습니다. 체중 감량도 하루 0.5kg에서 1kg 정도의 평균적인 수치로 꾸준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환자분께서 의지를 가지고 생활해주신 덕분에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도 비만을 질병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만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 지장을 받는 정도인 고도비만 이상의 환자들이라면 혼자서 체중 감량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특히 신체활동이 쉽지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관절등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고, 혼자서 하는 식이요법은 요요현상으로 인해 오히려 체중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카시예트 살리모바 님께서 받으신 '복강경위소매절제술'은 위절제를 통해 몸 속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에도 변화를 준것으로, 이후 자연스런 식이 조절을 통해 체중을 줄여나가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루 동안 음식의 섭취는 1,000kcal 가량만 되도 만족감을 느끼시겠지만, 줄어든 섭취량으로 인한 불편은 느끼지 않으실 것입니다. 활동을 하시면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는 이미 몸 속에 축적해둔 지방이 분해되며 발생하게 되므로 갈수록 몸무게는 빠지고 생활은 더욱 가뿐해지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본인보다 조금 더 심각한 상태로 수술 후에도 한동안 안정기를 가지셔야 했던 어머니께서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에 안심입니다. 다음번 방문으로 예정된 4월에는 더 건강하고 좋아진 모습으로 두분을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태경 드림 한양대학교의료원 앞으로 도착한 감사의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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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심장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손길 - 박진규 심장내과 교수
심장은 예로부터 생명 그 자체를 뜻했고, 심장이 뛰지 않는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박진규 교수는 생명이 멀어지지 않도록 그리고 죽음이 가까워지지 않도록, 환자들의 아픈 심장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뛰고 있는 심장처럼 환자를 향한 그의 마음도 열심히 채워지고 있다. 글. 황원희 사진. 김지원 환자를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의사 지난 2015년 심혈관과 전신 혈관의 진단은 물론 내과적 중재 시술과 외과적 수술까지 가능한 복합 진료 시스템인 하이브리드 수술 시대가 열리면서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는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최신 장비와 무균 수술실의 도입은 물론 부정맥 시술을 위한 전문 의료진을 충원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 속에서 부정맥 시술을 담당하는 박진규 교수도 한양대학교병원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시술적 치료를 통해 부정맥의 완치를 돕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련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권한다. “과거와 비교하면 부정맥 치료 방법이 다양해졌어요. 이전에는 부정맥 치료를 위한 약 자체가 많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위한 시술도 거의 없었거든요. 최근 들어서야 부정맥 치료를 위한 시술이 가능해졌고 덕분에 부정맥 환자분들은 몇 시간의 시술만으로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어요.”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늦어지거나, 불규칙하게 되는 심장 질환의 한 종류이다. 60대 이상의 경우 100명당 4명 정도가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하는 심방세동을 앓고 있고, 80대 이상의 경우 10명당 1명이 부정맥을 앓고 있을 정도로 환자의 연령층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심방세동은 노화 현상의 하나로 나타나는 질환이에요. 인간의 힘으로 노화를 막을 수는 없듯 질환 자체를 예방하는 건 불가능하죠. 다만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병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건강한 삶을 이어 갈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가끔 발생하는 부정맥을 치료하기 위해 평생 약을 먹는 불편함 대신 시술적 치료 한 번으로 병이 완치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박진규 교수는 환자의 완쾌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다시 진료실을 찾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부정맥 환자가 시술적 치료를 받은 후 완치가 되면 더는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 심장 박동기를 장착한 환자가 아닌 이상 시술 후에도 계속 제 얼굴을 마주하는 환자가 있다면 아직 병이 완치되지 않았다는 의미예요. 그래서 환자가 병원을 계속 방문하는 일이 마냥 좋지만은 않죠. 부정맥은 무소식이 희소식이에요.” 호기심이 진솔함으로 물드는 순간 모든 것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인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의과대학에서 배운 심전도학은 심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박진규 교수는 환자들의 아픈 심장을 어루만지는 심장내과 의사가 되었다. “진단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CT나 MRI 등 다양한 영상 장비를 활용해 각종 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부정맥은 심전도 검사 하나만으로 대부분의 진단이 가능하죠. 과거부터 이어져 온 진단 도 구인데 A4 용지 한 장에 보이는 기록만으로 복잡한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간단한 진단 도구로 복잡한 해석을 내놓는 과정이 힘들지만 재미있거든요.” 심전도의 매력에 빠져 심장내과 의사를 업(業)으로 삼게 된 박진규 교수이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를 마주할 때면 그도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응급환자 중에서도 특히 젊은 환자를 볼 때면 마음이 더 아파요. 치료를 잘 받아서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끼지만,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는 환자들도 만나게 되니까요. 환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요.” 박진규 교수는 부정맥 치료 자체도 중요하지만, 질환에 대한 환자와 환자 주변 사람들의 인식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정지로 응급실을 찾은 남성 환자가 있었어요. 응급 수술로 심장은 살렸는데 뇌사 상태에 빠져서 결국엔 세상을 떠났죠. 심정지 상태에서 너무 늦게 병원에 오게 된 경우였어요. 정말 안타까운 건 발견 즉시 심폐소생술과 같은 응급처치가 이뤄졌다면 한 사람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거예요.” 어린 날 호기심에서 시작된 박진규 교수의 업은 세월이 지나며 진솔함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자신의 만족이 아닌 환자의 삶 그 이후를 생각하는 의사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환자의 삶의 질을 책임지는 일 “환자 대부분이 부정맥이라는 병에 대해 잘 몰라요. 이 질환이 얼마나 심각하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낯설어하죠. 하지만 질병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치료도 계획대로 이끌어 갈 수 있기에, 처음 환자를 만나면 항상 부정맥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시간을 가져요. 그것이 부정맥 치료의 첫 번째 과정인 셈이죠.” 부정맥은 낯설다. 환자에게도 보호자에게도 부정맥은 친근하지 않다. 박진규 교수는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병이 어떤 병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무작정 약을 먹어야 한다면 환자는 병을 이겨내야 할 뚜렷한 동기가 부족한 채로 치료를 이어가게 되고, 의사는 병을 이겨 내려는 의지가 없는 환자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최대한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는 편이에요. 병에 대한 이해 없이 치료가 계속되다 보면 나중에는 질환의 심각성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극복하려는 의욕이 사라질 수 있거든요. 또 대부분 만성질환 환자이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조차 무기력해질 수 있어요. 당연한 일이지만 안부를 묻고,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환자가 삶의 의욕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환자의 마음마저 어루만지는 박진규 교수는 좀 더 많은 환자가 적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나 수면무호흡증 환자 등 부정맥과 연관된 질환이 꽤 있어요. 관련 진료과와의 협업을 통해 환자 중심의 진료 체계를 구축한다면 부정맥뿐 아니라 다른 질환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요. 이러한 진료 체계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지만,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진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결국, 이 모든 것은 환자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일이니까요.” 의사의 최종 목표는 환자의 건강, 환자의 행복 그리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박진규 교수는 이 목표를 위해 환자의 심장을 규칙적으로 뛰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덕분에 그들의 심장은 오늘도 건강하게 뛰고 또 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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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든 순간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 - 최찬범 류마티스내과 교수님께 보내는 편지
“가장 힘든 순간 버팀목이 되어주신 분” 갑작스레 찾아온 류마티스관절염과 동반 질환으로 언제 또 도질지 모르는 고통을 감수하며 살아가게 되신 이성자 님. 그러나 최찬범 류마티스내과 교수를 만나 특유의 밝은 표정과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힘든 시간도 이겨낼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정리. 박여민 / 사진. 김지원 생각만해도 든든한 최찬범 교수님께 류마티스관절염을 진단받고 한양대학교병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어느새 5년째입니다. 구부릴 수도 펼 수도 없는 상태로 심하게 붓고 굳어버린 양손을 어쩌지 못하고 저릿저릿한 고통에 괴로워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붓기도 다 사라졌고 이제는 과도한 움직임만 아니라면 불편하지 않게 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유로워진 제 손을 볼 때마다 최찬범 교수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다시금 커지곤 합니다. 손의 통증은 정말 갑작스레 찾아왔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조차도 힘든 고통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빠르게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뇨와 혈압 문제 등 제 몸 안에 숨어있던 다른 병까지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었죠. 치료를 받고 제 몸은 금세 호전되었지만, 한참 좋아졌다가도 또다시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갑작스레 응급실을 가야 하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늘 최 교수님께서 저를 돌봐주시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죠. 늘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뿐인 최 교수님! 교수님을 빨리 만나지 않았더라면 제가 다시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요? 어차피 제 병은 완치가 없이 늘 관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걸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문득 또다시 통증이 찾아오고, 때로는 심해진다고 느껴질 때도 지금은 잘 버틸 수 있습니다. 스스로도 제 병과 통증의 이유를 잘 알고 있고, 무엇보다도 교수님께서 다시 저를 잘 치료해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더 좋아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나갈 테니, 지금처럼 옆에서 지켜봐 주시고 또 돌봐주세요. 최찬범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성자 드림 이성자 님께 안녕하세요, 이성자 님. 많이 좋아진 모습으로 다시 뵈니 무척 반갑습니다. 상태를 확인해보니 관절의 염증도 많이 가라앉았고, 손상도 많지 않았습니다. 약을 규칙적으로 잘 복용하시고, 늘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해주신 덕택입니다. 처음 이성자 님을 뵈었을 때는 여러 관절에 염증이 보이고, 많이 부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병원을 빨리 찾아주신 덕에 증상이 금방 진정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당뇨와 고혈압, 섬유근통과 같은 동반 질환이었습니다. 류마티스의 치료에서 약재를 선택할 때 동반 질환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성자 님의 치료에서는 특히 그런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큰 무리 없이 치료가 진행되었고, 좋은 상태를 유지하실 수 있었습니다. 현재 다른 질환들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상태이지만, 작은 자극도 민감하게 느끼고 혹은 통증을 느낄 만한 상황이 아닐 때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 섬유근통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이미 이로 인한 통증 때문에 응급실도 몇 번 찾으셨고 지금도 고생이 있으실 것으로 예상합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이성자 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부분은, 많이 아프셨을 텐데도 늘 밝은 모습을 보여주셨다는 것입니다. 통증이란 사실 주관적인 경험으로, 태도와 마음가짐이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통증이 느껴질 때 걱정을 하고 두려워하면 병은 더 깊어집니다. 하지만 통증이 일어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치료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처하면 그만큼 좋아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처럼 밝은 표정으로 지내주시길 바랍니다. 류마티스 질환은 원래 기복이 있는 병으로, 특히 감기와 같은 감염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햇볕을 많이 쬐는 것이 도움되실 것입니다. 언제나 밝으신 이성자 님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최찬범 드림 한양대학교의료원 앞으로 도착한 감사의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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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큰사랑실천’으로 향하는길 한양대학교병원 교직원 ‘한마음 걷기대회’
흙냄새인 듯 나무 냄새인 듯 맑고 따뜻한 자연의 향이 봄날의 나른함을 깨운다. 천천히 걸으며 삶에 쉼표를 찍는 산책, 개원 44주년 맞은 한양대학교병원의 교직원 ‘한마음 걷기대회’가 4월 30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금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지나고 있는 산책로에 봄꽃까지 환히 등을 밝히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글. 윤진아 사진. 김지원 간밤에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발끝으로 전해지는 땅의 감촉이 새털이 불처럼 포근하다. 우려했던 미세먼지가 말끔히 걷히고 더없이 청량해진 공기에 한양여자대학교 운동장에 모인 교직원들 모두 시작부터 한껏 즐거운 눈치다. ‘생명은 사랑으로부터, 사랑은 한양으로부터’라는 우리 모두의 미션을 더욱 건강한 심신으로 실천하기 위해 마련한 한양대학교병원 교직원 한마음 걷기대회 현장. 이날 행사에는 한양대학교의료원 김경헌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이광현 병원장, 이오영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자와 의료직, 보건직, 사무직, 기능직 등 전 직종의 교직원과 가족 300여 명이 함께했다. 출발에 앞서 중앙무대로 모인 교직원들이 다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한 마음 걷기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광현 병원장은 “지역주민과 항상 함께한다는 병원의 이념을 기초로 시민들의 건강한 삶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 준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평소 한양대학교병원이라는 직장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일하지만, 오늘은 야외에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야 하는 날이다. 모든 직종의 교직원과 가족들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서로 교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느긋하게 걸으며 만끽하는 봄날 시끄럽고 번잡한 바깥세상과 달리 산책로 주변은 한적하기만 하다. 눈 깜짝할 새에 피고 지는 꽃 잔치가 아니니 조바심낼 필요도 없다. 살곶이 체육공원 옆 중랑천 연결 다리에서 청계천을 거쳐 고산자교, 두물다리를 지나 반환점인 무학교를 돌아오는 7km 남짓의 걷기대회 코스는 평탄한 흙길로 이어져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조금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빠른 걸음은 반칙이다. 화창한 봄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담기도 하고, 푸짐한 경품을 안겨줄 행운권을 반환점에서 ‘득템’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가 곳곳에 마련돼 있어 도통 지루할 새가 없다. 가족과 함께 타박타박 흙길을 걸으며 요즘 어떤 고민이 있는지, 관심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공유할 수도 있으니 금상첨화다. “쉬엄쉬엄 일하라고 때 되면 꽃 피고 열매 맺어 눈을 즐겁게 하는 자연의 순리가 그저 신통방통할 따름”이라는 대외홍보팀 방성주 계장의 너스레에 미소가 고인다. 5년 전 걷기대회 출전 당시만 해도 아빠의 등에 번갈아 업히기 바빴던 쌍둥이 형제는 어느새 훌쩍 자라 아빠를 앞서 걸으며 방성주 계장을 뭉클하게 했다. 언제부터 저 자리에서 말 걸어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숲 곳곳의 자연물 친구를 찾아 나서는 쌍둥이 형제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 오늘 하루 촬영감독이자 VJ로 변신한 세훈이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풀이나 나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관찰해 스마트폰 영상으로 기록 하는 중이다. 세진이에게 옛길은 그 자체로 커다란 놀이터다. 주운 도토리에 나뭇가지를 끼워 팽이를 만들어 놀 수도 있고, 풀잎을 떼어 부는 풀피리도 멋진 놀잇감이다. 별다른 정체성이 없던 생명과 새 친구가 되는 동안 곁에 선 아빠와의 우정도 함께 쌓인다. 걷기대회가 끝난 후에는 교직원 화합과 교류를 위한 다과회가 진행됐다. 자전거 10대와 상품권, 체중계, 마스크팩 등 푸짐한 경품도 추 첨을 통해 사이좋게 나눠 들었다. 수술실 차은영 간호사는 이날 경품 추첨에 두 번이나 당첨되는 행운으로 모두를 즐겁게 했다. “봄볕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지만, 도통 지루할 틈이 없이 펼쳐지는 이벤트에 피로가 눈 녹듯 풀리네요. 2011년 걷기대회 땐 명환이와 시윤이 둘만 같이 왔는데, 그사이 막내 유성이가 태어났어요. 다둥이의 대회 출전을 환영하듯 생각지도 못한 경품까지 받게 돼 얼떨떨해요. 이 마스크팩은 조카들과 보폭을 맞춰 걸어준 고마운 수술실 후배들과 나눠 쓰겠습니다.” 새삼스러운 감동과 더불어 다시금 살아 돌아오는 삶에 대한 새로운 기대는 걷기대회가 덤으로 준 선물이란다. 한층 건강해진 심신으로 환자에게 먼저 다가가 더 큰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에도 믿음이 간다. 꽃 비 흩날리는 꿈결 같은 길을 걸으며 나눈 웃음만큼, 오늘 차은영 간호사는 가슴에 싱그러운 봄기운을 채웠다. 가족, 동료 손잡고 봄을 걷다 자연과 노니는 호사를 누리고 있자니 저절로 몸과 마음에 생기가 돈다. 이날 선발대와 후발대를 오가며 동료들의 얼굴을 익히느라 분주했던 박남주 간호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업무로 에너지가 많이 소진돼 있었는데, 같은 고지를 향해 땀 흘리는 동료들을 보니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기실 병원이라는 일터가 늘 즐겁고 평화로울 수만은 없을 터. 동료와의 즐거운 산책으로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또다시 다가올 치열한 일상을 여유롭게 준비하며 박남주 간호사는 환자에게, 동료에게, 지역주민들에게 더 좋은 동행자가 되어간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발은 땅 위에, 가슴은 하늘에 두고 즐겁게 일하며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겠노라는 한양대학교병원 교직원들의 의지는 서서히 구체화할 것이다. 운동화 끈을 다시 견고히 매고 땀과 함께 일상의 묵은 먼지를 날려버리며, 오늘 한양대학교병원 가족들은 가슴에 높고 푸른 하늘을 담았다. Mini Interview 대외홍보팀 방성주 계장 세훈(11), 세진(11) 어느 방향으로 셔터를 눌러도 봄바람이 만들어내는 푸른 물결에 한 폭의 그림이 되더군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어내는 바람의 느낌도 좋고, 바람을 타고 풀잎 사각거리는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 모든 기록을 오늘 저녁 쌍둥이가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라고 하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수술실 차은영 간호사 명환(10), 시윤(7), 유성(3) 밖으로 나오니 마음이 활짝 열리고 부족했던 대화를 훨씬 많이 나누게 되네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삼남매를 함께 돌봐준 후배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바쁜 걸음을 멈추고 오늘, 덕분에 뜨겁게 뛰는 심장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버거웠던 일상의 무게를 내려놓은 자리에 새로운 기운이 채워졌습니다. 간호국 박남주 간호사 병원 안에서는 각자의 업무를 챙기느라 늘 긴장하며 대했던 분들인데, 이렇게 자연 속에서 어우러지니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평소 병동 곳곳을 오가며 단련해서인지, 코스 완주가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오늘의 산책처럼 걷다가 지치면 잠시 숨을 고르고, 함께 장애물을 제거해나가며 한 걸음 한 걸음 즐겁게 성장하겠습니다. Dynamic Hanyang | 한양대학교의료원 교직원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삶의 에너지를 전합니다.
201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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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흉부외과 교수님, 임영효 심장내과 교수님께 보내는 편지
“선물 받은 새 삶, 감사히 쓰겠습니다” 심각한 대동맥류로 한양대학교병원을 찾은 박대식 환자는 심각한 합병증이 우려되어 심장을 완전히 정지시킨 후 진행해야 하는 표준수술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흉부외과 김혁 교수와 심장내과 임영효 교수팀의 하이브리드 수술로 ‘제2의 인생’을 선물 받았고, 부쩍 밝아진 얼굴로 두 교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양대학교병원을 찾았다. 정리. 백미희 사진.김지원 새 삶을 선물해준 교수님들께 안녕하세요, 김혁 교수님, 임영효 교수님. 교수님들 덕분에 새 삶을 얻은 박대식입니다. 제가 한양대학교병원을 처음 찾았던 게 2003년이니, 어느덧 13년이 지났습니다. 꾸준히 병원을 찾은 덕분에 6개월 전, 제 몸의 병을 발견할 수 있었죠. 이후 입원 검사를 권유받았으나 갑작스럽게 쓰러져서 긴급히 수술을 받게 됐지요. 사실 수술 직후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주변 상황이 잘 인지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 교수님이 매일같이 제 병실에 들러서 상태를 확인해주시던 모습은 기억납니다. 토, 일요일에도 빼놓지 않고 중환자실을 찾아서 꼼꼼히 상태를 점검해주셨죠. 일반입원실로 옮기고 나서는 주치의이신 임 교수님이 다시 제 상태를 봐주셨습니다. 이렇게 두 분께서 수술 후 저를 챙겨주시는 모습에서 두 분과 병원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싹트는 것을 느꼈습니다. 알고 보니 이번에 제가 받은 수술이 무척 어렵고 복잡한 수술인데, 두 교수님이 가족들에게 수술절차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신 덕분에 가족들도 흔쾌히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왜 이 수술이 필요한지,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니 가족들도 믿음을 가지고 저를 맡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병실에서 눈을 떴을 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너무 놀랐습니다. 하지만 김혁 교수님과 임영효 교수님 두 분께서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서서히 돌아올 거라며 저를 안심시켜주셨습니다. 게다가 수술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몸이 회복되어 가고 목도 점점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두 분에 대한 신뢰가 더 깊어졌지요. 10년이 넘게 한양대학교병원을 고집한 제 선택이 정말 옳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제2의 삶을 살게 되었으니까요. 더불어 고마운 두 분을 만나고 나니,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감사의 마음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박대식 드림 박대식 님께 몸은 많이 좋아지셨죠? 이제는 목소리도 어느 정도 나오고 참 좋아 보이십니다. 박대식 님은 처음 병원에 왔을 때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중환자실에서 혈압조절, 산소공급 등의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대동맥궁 및 하행흉부대동맥에 파열 직전의 큰 대동맥류가 있었는데, 혈관기형까지 있어서 수술이 쉽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기저질환으로 심박세동, 비후성 심근증 및 심부전, 당뇨 및 비만, 좌측 횡격막 마비까지 동반하고 있어서 대동맥류에 일반적인 수술인 체외순환을 이용한 완전치환술로는 심각한 후유증이 염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심장을 완전 정지시키고 체외순환하는 일반적인 수술 방식으로는 수술 후 의식회복조차 장담할 수 없던 상황이었죠. 그래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가 손을 잡고 하이브리드 수술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수술이라고 무조건 경과가 좋고 합병증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박대식 님의 경우에는 표준수술 방식이 환자가 부담해야 할 위험이 너무 커서 권할 수가 없었던 것이죠. 낯선 수술이라 가족들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을 텐데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환자를 비롯한 가족들이 저희를 믿어주시는 만큼 저희도 꼭 수술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흉부외과와 심장내과뿐만 아니라 마취과, 영상의학과 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수없이 의견을 나누고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많이 놀라셨을 텐데 저희한테 설명을 듣고는 차분히 증세를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참 의연해 보이셨습니다. 모두가 함께 최선을 다한 만큼 경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물론 박대식님이 그만큼 저희의 이야기에 잘 따라주신 것도 있겠죠.특히 박대식 님은 혈압 및 당뇨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체중감량도 신경을 쓰셔야 하고요. 수술도 성공적이고 경과도 아주 좋지만, 앞으로 더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잔소리가 많았습니다. 김혁, 임영효 드림 고마운 당신에게 | 한양대학교의료원 앞으로 도착한 감사의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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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역사와의 동행, 이광현 한양대학교병원장
올해로 44돌을 맞은 한양대학교병원에는 유연한 리더십, 남다른 추진력으로 무장한 병원장이 있다.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친근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광현 병원장. 그는 한양대학교병원 역사의 8할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어느덧 이 텃밭의 병원장이 된 그가 이끄는 한양대학교병원은 그를 키우고 오늘을 있게 한 장본인이다. 글. 임지영 사진. 이승헌 함께 걷던 길, 이제는 이끌어가는 길로 “1974년 의과대학 시절부터 병원의 성장을 지켜봐 왔으니 여기서만 42년을 산 셈이네요.” 한양대학교 캠퍼스 안에 30억 원을 들여 설립된 한양대학교병원은 지상 19층, 지하 3층 규모로 806개의 병상과 특수방화시설, 옥상 헬리콥터 착륙장 등을 갖추어 아시아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을 해도 ‘동양 최대’, ‘동양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던 시절, 그는 의학도로 어깨에 힘을 주고 이 ‘최신식’ 병원을 들락거렸다. 이후 다른 병원 들이 괄목상대할 성장을 보이면서 한양대학교병원은 잠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늘 묵묵한 자세로 본연의 역할을 지켜가며 새로운 변화를 거듭해나갔다. 그리고 지난해 동료, 선후배들의 신뢰를 등에 업고 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광현 병원장은 병원 역사를 다시 쓰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누가 되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새겼다. “동기인 전임 병원장이 잘해서 병원의 지표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를 잘 이어받아 상승가도를 타기 시작한 병원에 가속도를 붙일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분리된 각 과 간의 유기적 연결,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는 여러 과의 진료와 치료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종합병원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심장내과를 찾은 환자에게 정형외과 쪽 문제가 발견되고 또 나아가 신경외과 쪽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때 심장내과와 정형외과, 신경외과 간에 상호 신뢰가 없다면 환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겠지요. 어느 과를 가든 의료품질이 균등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서로 돕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환자의 만족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손 관절염 환자를 수술한 최고의 ‘손 관절염 명의’로 꼽히는 그는 한양대학교병원에서 교육연구부장 2년, 부원장 2년의 임기를 거쳐 원장에 취임했다. 2000년대 초반 QI(의료 질 향상) 실장을 맡았을 때는 기존에 없던 경진대회까지 만들어 의료 질 향상에 앞장서는 혁신을 일으키기도 했다. “원래 못하는 자식을 때리기보다 잘하라고 칭찬하는 쪽이 교육 효과가 좋은 법이에요. 병원 질 향상에도 그 방식을 적용한 거죠.” 이처럼 직원들을 독려하고 주인의식을 함양하는 그의 방식은 원장 이 된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주인의식 가지면 병원 문화 바뀔 것 그가 원장이 되면서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속 시계추처럼 조금은 더디었던 병원의 보폭은 이전보다 빨라졌다. 의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그는 한 해 동안 3월, 6월, 9월, 12월에 걸친 네 번의 정기 전체 교수회의를 진행한다. 개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 만큼, 그동안 ‘전체’로 집중되었던 관심을 ‘개인’에게 분산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병원의 주인은 재단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지요. 병원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 년에 네 번 하는 회의가 부담스러울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매일 하고 싶어요.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주인 의식도 커진 느낌이거든요.” 비록 전임 원장의 덕이라며 공을 돌리긴 하지만, 그가 템포를 빠르게 이끌면서 병원 매출은 작년 메르스 확산이나 경기 침체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10%의 성장세를 보였다. 약 75%의 과에서 10% 이상의 성장을 보여 병원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이 놀랍다. 특히 전년 대비 수술은 15%가량 늘어나 한 양대학교병원이 종합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푸는 능력이 있는 이 원장의 머릿속에는 ‘각개격파(各個擊破)’라는 사자성어가 각인되어 있다. ‘각개격파’는 그가 병원 십 년 대계를 그리기 위해 맨 앞에 둔 핵심 키워드다. “집단이 업그레이드되려면 개인이 먼저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개인적 요구에 관심 갖고 병원 구성원들이 자신을 스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지원해줄 생각입니다.” 지금은 미래를 도모하는 초석 다질 때 이광현 원장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행정력과 추진력, 투명성을 꼽는다. 조직에서 원하는 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아이디어라면 반드시 실천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병원 역사 44년 중 42년을 지켜본 산증인이자 궤적을 함께 해온 동반자로서 남다른 책임감과 애정을 품고 있다. 나름대로 부침 없는 성장을 보여온 병원에 무한신뢰를 보내는 그가 지금 원하는 것은 동양 최대, 최고 소리를 귀에 딱지가 얹도록 듣던 그 시절의 영광이다. “부원장으로 일했을 때도 나름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했는데, 2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고 보니 한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았어요. 그제야 부족한 점, 미흡한 점이 눈에 띄는 거예요. 아뿔싸. 더 열심히 해 볼 걸, 설사 안 되더라도 이것도 좀 밀어붙여 보고 저것도 좀 도전해 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들더군요.” 원장이 되면서 그는 이왕 할 일,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마인드 세팅을 새롭게 다졌다. 거기에는 임기가 끝나고서도 후회하지 않을 2년을 보내겠다는 다짐이 전제되어 있다. “부원장이나 원장이라는 자리는 실질적 운영에서보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타이틀에 부여된 그 힘을 병원 발전을 위해 써볼 생각입니다.” 이 원장은 병원 운영의 묘미가 축구 경기처럼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한데 모아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우리 병원은 세계적 권위를 갖춘 유전학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지에 논문이 실린 배상철 교수 등 실력 있는 교수들이 포진해있는 병원입니다. 류마티스 연구, 치료에서는 선 진국에서도 와서 보고 배우고 싶어 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고요. 병원 교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업적들이 많습니다. 그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 최고, 세계 최고를 향해 정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광현 원장은 그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한양대학교병원만의 특화된 영역인 류마티스병원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에서 ‘최우수’ 별점을 받은 대장암, 유방암 등 암 치료 같은 병원의 장점은 장점대로 키우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끊임없이 발굴해 향상할 계획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의 영광 시대가 또다시 찾아올 시간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