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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끝으로 전하는 마음의 온기, 한양대학교의료원 베트남 해외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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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출근에 앞서 우리는 공항으로 출발하는 짐을 꾸렸다. 2016년 1월 3일 모두가 잠든 새벽 3시, 제7기 함께한대 봉사단이 모두 모였다. 참가자의 대부분이 이번 해외봉사가 생애 첫 일정이었기에 묘한 긴장감과 설렘, 그리고 막연하게 좋은 추억이 되리라는 달콤한 기대를 안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의 해외봉사가 시작되었다.
글. 박주리 간호사 한양대학교병원 감염관리실 / 사진. 대외협력실
17시간의 피로도 잊게 한 첫 만남두 번의 비행과 한 번의 버스 이동, 그것도 덥고 습한 베트남 날씨에 수많은 의료장비를 이고 지고 떠나는 여정은 첫 출발부터 그리 녹록지 않았다. 본부에 집결한 지 17시간 만에 드디어 봉사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보건소의 위생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열악했다. 지친 몸과 마음, 열악한 보건소, 해가 어물어물 저물어 을씨년스러워진 마을 분위기. 누구도 입 밖으로 내비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출발 전의 막연함과 설렘이 피로감과 실질적인 두려움으로 변해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봉사 첫날 아침 6시 40분, 전날의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봉사지로 향했다. 비몽사몽 간에 버스에 몸을 싣고 50분간 달려온 봉사단 눈앞에 잠이 번뜩 깨는 광경이 펼쳐졌다. 그 이른 시각에 이미 보건소 앞마당을 현지 주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는 것 아닌가. 눈대중으로 언뜻 봐도 족히 기백 명은 넘어 보이는 주민들 앞에 봉사단원들은 잠시 말을 잃었지만, 곧바로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계획되었던 발대식은 약식으로만 하고 환자부터 받는 것이 급선무였다. 아수라장인 주민들 틈으로 테이블과 의자를 나르고 새카맣게 앉은 먼지를 닦아냈다. 어수선하게 쌓여있던 짐들도 착착 정리했다. 눈 깜짝할 새에 예진 테이블과 환자 대기 의자, 진료실 등 제법 환자를 맞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열악한 의료환경을 딛고 흘린 땀방울야속하게도 한국어가 가능한 통역자가 배치되지 않아 영어와 베트남어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강행군이 시작되었다. 베트남인과 한국인 특유의 영어발음 차이는 간간이 소통장애를 일으키기도 했고, 통역자들은 의료인이 아닌 관계로 의학용어를 적절하게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다. 의학용어로 표현하면 간단한 것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자니 길게 풀어서 설명해야 했고, 이를 다시 통역자가 베트남어로 환자에게 전달했다가 다시 영어로 되돌아오는 일은 생각보다 고되고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의미가 변형되어 나에게 되돌아오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미 전달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어뿐만 아니라 우리는 매 순간 손짓 발짓 등 온몸을 동원하여 말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하나라도 더 환자에 대해 알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자 했다. 한쪽 안구가 없는 사람, 있어도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는 안구를 가진 사람, 어른 주먹 두 개만 한 종양을 목에 달고 사는 사람, 다지증 환자, 손바닥 넓이의 탈모가 진행되는 피부 질환자, 모든 치아가 전부 새카맣게 썩은 사람 등 교과서에서도 보지 못했던 증상들을 한꺼번에 가지고 온 환자들이 넘쳐났다. 그런 환자들을 보고 있자면 ‘의료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살아온 인간의 모습이란 이런 것일까. 당연하게 여겨온 우리의 삶은 사실 굉장한 의료 서비스의 혜택 속에서 살아온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곤 했다. 환자 개인마다 필요로 하는 치료는 너무나 많지만 한정된 자원과 시간 속에서 안타까움과 무기력함을 느껴야 했던 시간도 많았다. 무더운 뙤약볕, 덥고 습한 베트남의 날씨 속에서 그렇게 온종일 고군분투를 하고 난 후 우리는 그야말로 녹초가 되어 숙소로 돌아왔다. 내 인생 잊지 못할 보석이 된 순간하지만 전쟁 속에서도 낭만은 싹트듯, 고된 일정 속에서도 보석 같이 빛나는 순간들이 많았다.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눈을 맞추며 “신 짜오!(베트남어로 ‘안녕하세요’의 의미)” 하고 인사하면 수줍어 대답조차 못 하다가도 예진 테이블 혹은 진료 테이블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먼저 “신 까먼!(베트남어로 ‘고맙습니다’의 의미)” 하고 포옹을 해주며 떠나는 그들을 볼 때, ‘내가 이러려고 이곳에 왔구나!’ 하는 알 수 없는 감동을 느끼곤 했다. 기회를 얻을 수 없었던 그들에게 우리가 가진 기회를 나누고 그들과 함께 시간을 공유하는 것. 봉사란 어쩌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런 소박한 마음의 실천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내 인생 최고로 값진 경험이 된 지난 7박 9일의 일정이었다. 한양대학교의료원 해외의료봉사 개요
Love, Life | 한양대학교의료원 안팎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나눔과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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