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가기 주메뉴로 가기 카피라이트로 가기

Love Life

HanYang university seoul hospital

{menu_nm=null} 조회 : 제목, 등록일, 조회수, 내용, 첨부파일

비 온 뒤 하늘이 더 맑다잖아요 -응우옌 씨와 한양대학교병원의 만남

작성일
2011-11-02
유난히도 길었던 장마에 마침표를 찍으며 나들이는 시작됐다. 어느새 훌쩍 큰 딸의 손을 잡고 비 갠 서울 길을 거닌다. 호되게 아파 본 덕에 가족애도 더 끈끈해지고 낯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가슴 뭉클한 온기도 느껴봤으니, 인생이란게 결코 손해만 보는 장사는 아니란다. 응우옌 티 록(52·Nguyen ThiLoc) 씨는 지난봄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았다. image 남편 브이 반 웅이어(Bui van Nghia) 목사와 함께 베트남 벽지 극빈 농촌교회에서 사역활동을 하고 있는 응우옌 씨는 지난 3월 위암 말기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한 달 목회비와 생활비로 30만동(한화로 약 15,000원)을 받고 사는 형편에, 수술은 꿈도 꾸지 못했다. 치료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치료를 포기하려 했던 응우옌 씨를 다시 웃게 한 데에는 (주)영아이시 김영리 대표의 도움이 컸다. 현지 직원의 눈물 섞인 부탁을 받은 김영리 대표가 대학병원마다 VISA 신청용 초청장 발급을 의뢰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진료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던 중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초청장 발급과 함께 도움의 손길을 건네왔다. “한양대학교병원의 가슴 뭉클한 결정 덕분에 5월 7일 환자초청 VISA로 응우옌 씨와 간병할 딸 브이 티 투이를 입국시킬 수 있었지요. 저명한 위암 전문의인 권성준 박사님을 만나는 행운도 얻었고요.” 응우옌 씨는 지난 5월 13일 권성준 교수의 집도로 위 전체를 절제해 식도와 창자를 접합하는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5월 30일 퇴원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수술 당시 이미 암세포가 위벽을 뚫고 나와 복막으로 전이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최소 6주기의 항암치료를 더 해야 한다. 지난 6월 이미 1주기 항암치료가 시작됐고, 9월 23일 4주기 항암치료에 돌입했다. 비자 만료 등의 문제로 10월 이후에는 하노이 암 전문병원에서 항암치료를 지속할 예정이다.

 

시한부 말기 위암 환자 응우옌 씨에게 찾아온 새 희망

image브이 티 투이(30, Bui Thi Thuy)씨는 요즘 너무 행복하다.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인 어머니를 보며,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부지런한 성격에 그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생각하니 괜스레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 어머니의 웃음이 늘어갈수록 한국에 대한 고마움도 커져, 이제 딸 브이 티 투이 씨에게 한국은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제2의 고국이라고 했다. “수술 경과가 아주 좋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예후가 좋은 경우도 드물다고 하시던데요?” image예고된 죽음과 극심한 고통을 지켜보는 것은 환자나 가족들에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고통은 줄이면서 생존 시간은 늘이는 데 온 힘을 다한 권성준 교수는 “환자가 체력유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명 연장과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절대 포기하지 않는 환자 스스로의 긍정적인 생각과 노력이 중요하고요.”라며 힘겨운 치료과정을 잘 견뎌준 응우옌 씨를 격려했다.

당신은 나를 웃게 해준 사람이에요!

암 선고를 받은 후로부터 6개월. 응우옌 씨는 많이 달라졌다. 가벼워진 몸에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 밥도 잘 먹고, 한국친구도 많이 사귀었단다.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병원을 오가는 길에 본 아름다운 한국의 꽃들을 베트남 고향에도 심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한국의 친구들이 잊지 않고 꽃씨들을 한아름 선물했단다. 권성준 교수를 비롯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며 알뜰살뜰 보살펴 준 한양대학교병원의 의료진 또한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이겨내야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을 다 붙들고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우옌 씨는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살아보니 그것만큼 어려운 게 없지 싶더란다. 조금 더 욕심을 가져 본다면 항암치료까지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을 도우며 살아가는 것으로 도움 주신 분들에게 진 빚을 갚고 싶다는 소망이 절망 끝에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

글. 윤진아·사진. 이준호

아름다운 실천 | 한양대학교의료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나눔 실천'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