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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하늘이 더 맑다잖아요 -응우옌 씨와 한양대학교병원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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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길었던 장마에 마침표를 찍으며 나들이는 시작됐다. 어느새 훌쩍 큰 딸의 손을 잡고 비 갠 서울 길을 거닌다. 호되게 아파 본 덕에 가족애도 더 끈끈해지고 낯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가슴 뭉클한 온기도 느껴봤으니, 인생이란게 결코 손해만 보는 장사는 아니란다. 응우옌 티 록(52·Nguyen ThiLoc) 씨는 지난봄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았다.
남편 브이 반 웅이어(Bui van Nghia) 목사와 함께 베트남 벽지 극빈 농촌교회에서 사역활동을 하고 있는 응우옌 씨는 지난 3월 위암 말기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한 달 목회비와 생활비로 30만동(한화로 약 15,000원)을 받고 사는 형편에, 수술은 꿈도 꾸지 못했다. 치료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치료를 포기하려 했던 응우옌 씨를 다시 웃게 한 데에는 (주)영아이시 김영리 대표의 도움이 컸다. 현지 직원의 눈물 섞인 부탁을 받은 김영리 대표가 대학병원마다 VISA 신청용 초청장 발급을 의뢰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진료할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던 중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초청장 발급과 함께 도움의 손길을 건네왔다. “한양대학교병원의 가슴 뭉클한 결정 덕분에 5월 7일 환자초청 VISA로 응우옌 씨와 간병할 딸 브이 티 투이를 입국시킬 수 있었지요. 저명한 위암 전문의인 권성준 박사님을 만나는 행운도 얻었고요.” 응우옌 씨는 지난 5월 13일 권성준 교수의 집도로 위 전체를 절제해 식도와 창자를 접합하는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5월 30일 퇴원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수술 당시 이미 암세포가 위벽을 뚫고 나와 복막으로 전이가 된 상태였기 때문에 최소 6주기의 항암치료를 더 해야 한다. 지난 6월 이미 1주기 항암치료가 시작됐고, 9월 23일 4주기 항암치료에 돌입했다. 비자 만료 등의 문제로 10월 이후에는 하노이 암 전문병원에서 항암치료를 지속할 예정이다.
시한부 말기 위암 환자 응우옌 씨에게 찾아온 새 희망
당신은 나를 웃게 해준 사람이에요!암 선고를 받은 후로부터 6개월. 응우옌 씨는 많이 달라졌다. 가벼워진 몸에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 밥도 잘 먹고, 한국친구도 많이 사귀었단다.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병원을 오가는 길에 본 아름다운 한국의 꽃들을 베트남 고향에도 심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한국의 친구들이 잊지 않고 꽃씨들을 한아름 선물했단다. 권성준 교수를 비롯해, 하루에도 몇 번씩 들여다보며 알뜰살뜰 보살펴 준 한양대학교병원의 의료진 또한 죽어서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은 이겨내야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을 다 붙들고 사랑한다고 외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제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다시 살아갈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응우옌 씨는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살아보니 그것만큼 어려운 게 없지 싶더란다. 조금 더 욕심을 가져 본다면 항암치료까지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을 도우며 살아가는 것으로 도움 주신 분들에게 진 빚을 갚고 싶다는 소망이 절망 끝에서 반짝, 빛나고 있었다. 글. 윤진아·사진. 이준호 아름다운 실천 | 한양대학교의료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나눔 실천'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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