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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을 벗어나도 모니터링은 계속된다 - 한양대학교병원 전 병상에 도입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

작성일
2026-09-21


입원환자의 상태는 잠든 사이에도, 검사나 시술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에도 갑자기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알아차리느냐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은 환자의 상태를 보다 지속적으로 살피기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씽크(ThynC)’를 전 병상에 도입했다.




병상에 머물던 모니터링, 병동 전체로


병원에서는 환자의 심박수나 심전도 같은 생체신호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하지만 기존 모니터링 장비는 크고 무거운 데다 유선으로 연결돼 있어 환자가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웠다. 여러 개의 전극을 몸에 부착해야 하는 불편도 있었고, 움직이다 전극이 떨어지면 기록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장비 사용에 제약이 있다 보니 지속적인 생체신호 모니터링은 주로 중환자실이나 일부 병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한계를 줄이면서 더 많은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도입한 것이 ‘씽크(ThynC)’다. 씽크는 작고 가벼운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환자의 심전도와 심박수, 호흡수, 산소포화도 등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된 정보는 병동의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전달되며, 의료진은 대시보드를 통해 여러 환자의 생체신호와 심전도 리듬, 알람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면서 모니터링이 가능한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환자가 침대에서 일어나 병실 안을 움직일 때는 물론, 검사나 시술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에도 생체신호를 계속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가 장비에 연결된 채 한곳에 머물러야 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환자가 움직이는 곳까지 모니터링이 이어진다. 병상에 머물러 있던 모니터링이 환자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 셈이다.



모든 알람이 똑같이 울릴 필요는 없다

많은 환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많은 정보가 쌓인다. 그렇다면 그중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변화를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 씽크는 환자의 상태와 진료 목적에 따라 알람 기준을 개별적으로 설정해 필요한 신호를 우선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부정맥 환자는 심전도 관련 알람을 강화하고, 호흡기 환자는 산소포화도와 호흡수를 중점적으로 살피는 식이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하지 않아 불필요한 알람이 반복되는 것을 줄이고, 환자마다 중요한 변화에 집중할 수 있다.

알람은 상황의 중요도에 따라서도 나뉜다. 심정지(Asystole), 동휴지(Pause), 심실빈맥(VTach), 극심한 서맥·빈맥처럼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경우에는 ‘Red Alarm’이 표시되고, 심박수 이상이나 산소포화도 저하, 배터리 부족처럼 환자의 상태 변화나 장비 상태를 확인해야 할 때는 ‘Yellow Alarm’으로 알려준다.

이처럼 씽크는 생체신호를 단순히 수집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마다 중요하게 살펴야 할 정보를 구분해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면서 모니터링이 가능한 범위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환자가 침대에서 일어나 병실 안을 움직일 때는 물론, 검사나 시술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에도 생체신호를 계속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간 신호도 다시 꺼내 볼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에서는 현재의 상태뿐 아니라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생체신호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적은 없는지, 같은 이상이 반복되지는 않았는지, 치료 전후로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씽크는 이렇게 시간에 따라 쌓인 기록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맞춤형 레포트를 제공한다. 의료진이 환자와 조회 기간을 설정하면 해당 기간에 나타난 부정맥과 이상 생체신호, 주요 변화 등을 분석해 보여준다. 긴 시간 동안 쌓인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중요한 변화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한순간의 수치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변화의 흐름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렇게 정리된 정보는 회진이나 인계뿐 아니라 여러 진료과가 함께 환자를 살피는 협진 과정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심장만 보는 기기? 움직임도 지켜본다

씽크에는 생체신호 모니터링 외에 낙상을 감지하는 기능도 있다. 웨어러블 심전계에 내장된 6축 센서가 환자의 움직임을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낙상 여부를 판단한다. 누운 상태에서 넘어지는 경우(Lying Fall), 앉은 상태에서 넘어지는 경우(Sit Fall), 서 있다가 넘어지는 경우(Stand Fall) 등 세 가지 패턴을 구분해 감지할 수 있다.

낙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 중앙 모니터링 화면에 알람이 표시된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해당 환자의 정보와 위치를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심전도를 측정하기 위해 착용한 하나의 기기가 생체신호뿐 아니라 환자의 움직임까지 살피면서 병동 내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데에도 활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씽크는 환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환자마다 주의해서 살펴야 할 변화는 알람으로 알려주고, 일정 기간 쌓인 기록은 레포트로 정리하며, 낙상과 같은 움직임도 감지한다. 각각의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연결해 환자의 상태와 변화를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은 씽크를 전 병상에 도입하면서 이러한 모니터링의 범위를 병원 전체로 넓혔다. 특정 병상이나 공간에 머물던 모니터링에서 벗어나 필요한 환자를 보다 지속적으로 살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씽크의 전 병상 도입은 한양대학교병원이 만들어가는 스마트병동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고 있다.






Interview




기록된 한순간이

치료 방향을 바꾸다



박진규 심장내과 교수



Q. 씽크의 필요성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체감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항부정맥제를 복용하던 환자가 어지럼증을 호소해 씽크에 기록된 심전도를 확인했는데 동휴지가 발견된 적이 있습니다. 이 기록을 토대로 치료 방향을 약물치료에서 시술적 치료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또 임시형 심박동기를 삽입한 환자에게 갑자기 서맥이 발생했을 때 씽크를 통해 심박동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전극 위치를 바로잡는 시술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Q. 특히 부정맥 환자의 진료에서는 씽크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부정맥은 언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서맥 환자는 수면 중 서맥이 심해질 수 있고, 심박동기 삽입이 필요한지 판단하기에는 정도가 애매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지속적으로 기록된 심전도를 살펴보면 환자가 호소한 증상과 관련된 중요한 변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심박동기 같은 심장 내 장치를 삽입한 뒤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거나 빈맥 환자가 약물이나 시술 치료를 받은 뒤 효과를 살피는 데에도 활용합니다. 부정맥 환자뿐 아니라 심부전이나 허혈성 심질환 환자 가운데 부정맥이 있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심전도를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Q. 진단이 쉽지 않은 증상의 원인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까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 실신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진료하는 순간에 나타나지 않으면 원인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지속적으로 심박수와 심전도를 살펴보면서 증상이 발생한 시점의 기록을 확인하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또 심박수가 빠른 심방세동 환자가 약물을 사용한 뒤 실제로 심박수가 정상화되고 있는지도 시간에 따른 숫자나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한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계속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감시가 아닌 안심으로

환자가 체감하는 스마트 병원


박진선 심장내과 교수



Q. 씽크 도입으로 환자의 입원 경험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환자 입장에서는 ‘감시받고 있다는 부담’이 아니라 ‘보호받고 있다는 안심’으로 경험이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활동에 대한 제약이 줄어 병상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수면이나 일상적인 생활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도 줄어듭니다.

동시에 자신의 상태를 의료진이 계속 확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안정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증상이 없거나 밤사이 발생하는 부정맥처럼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이상까지 발견할 수 있다는 신뢰가 환자의 경험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Q. 전 병상 모니터링을 통해 가장 줄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기대하는 것은 ‘놓치는 사건’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뒤늦게 발견되는 부정맥이나 대응해야 할 시기를 놓치는 상황, 모니터링의 공백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는 것이죠.

이상 신호를 일찍 발견하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이전에는 증상 없이 지나쳤던 부정맥도 발견해 적절한 치료로 연결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결국 한 명의 환자를 보다 세밀하게 살피는 것을 넘어 병원 전체의 진료 안전망을 강화하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Q. 씽크 이후의 스마트병원은 어떤 모습일까요?

앞으로는 환자의 모니터링 데이터가 병동에만 머물지 않고 연구실이나 시술방, 스마트패드 등 의료진이 있는 어느 공간에서든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물론 환자의 개인정보와 의료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보안 체계와 제도적인 보완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병원 안에서 끝나는 모니터링을 넘어 퇴원 후의 일상까지 이어지는 환경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위험 환자가 병원을 나섰다는 이유로 진료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입원과 퇴원의 경계를 넘어 환자를 끊김 없이 지켜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의 스마트병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