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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행복을 앗아가는 병,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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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한때는 늙으면 피할 수 없는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들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치매의 상당수는 위험 요인 관리만으로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더욱이 조기 진단 기술과 새로운 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매 치료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치매는 단순한 건망증을 넘어 인지 기능 저하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통계에 따르면 65~70세 인구의 약 3%, 90세 이상 인구의 무려 35%가 치매를 앓고 있다. 또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천만 명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은 전체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이외에도 혈관성 치매(5~10%), 전두측두엽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이 있으며, 환자의 절반 이상은 여러 원인이 겹친 '혼합형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돌봄 제공자에게도 심각한 우울증과 극심한 부담을 안겨주는 만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보건 과제다.
치매는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는 불치병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 2024년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발생의 무려 45%는 교정 가능한 14가지 위험 요인을 관리함으로써 이론적으로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기존에 알려진 12가지 요인(낮은 교육 수준, 청력 손실,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과도한 음주, 외상성 뇌손상,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에 더해, 최근 '시력 손실'과 '높은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공식 추가되었다. 예방은 빠를수록 좋으며 늦은 때란 없다. 생애주기별로 다음 수칙을 실천하는 것이 뇌 건강의 핵심이다.
의학계는 최근 조기 진단과 치료에서 기념비적인 혁신을 이루어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서는 고가의 PET(양전자방사단층촬영) 스캔이나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하지만, 최근에는 소량의 피만으로도 뇌 속 단백질 찌꺼기를 검출해 내는 '혈액 바이오마커(p-tau217 등)' 기술이 급진전되어 향후 조기 진단의 문턱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치매 치료의 기본은 여전히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 증상을 완화하는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와 '메만틴'이다. 이 약물들은 저렴하고 접근성이 좋으며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장기적으로 입증된 효과를 보인다. 가장 눈부신 발전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Amyloid-β) 축적을 직접 표적으로 삼아 제거하는 ‘질병 변형 치료제(항 아밀로이드 항체)’의 등장이다. 레카네맙(Lecanemab)과 도나네맙(Donanemab)으로 대표되는 이 신약들은 임상 시험에서 투여 18개월 후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27~35% 지연시키는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이 약물들은 아직 초기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으며, 뇌부종이나 미세출혈(ARIA)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있어 세밀한 MRI 모니터링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의료진은 환경을 개선하고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맞춤형 비약물적 행동 치료를 우선으로 권장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좋아하는 활동을 제공하고 편안한 소통 방식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행동 증상은 눈에 띄게 완화될 수 있다. 또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과 보호자에게 질병 교육, 스트레스 대처법, 심리 지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보호자의 우울감과 돌봄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우리 일상의 작은 실천이 어떤 명약보다 강한 뇌의 방어막을 만들어낸다. 세계 뇌의 날을 맞아, 단 하나뿐인 나의 '뇌', 그리고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건강한 습관을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치매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절망이 아니라, 예방하고 조절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우리의 새로운 과제다.
참고: 이 원고에 기재된 임상 결과 및 신약 관련 수치는 최근 의학 저널인 Lancet (2024) 및 JAMA Internal Medicine (2024) 리뷰 논문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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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단순히 기억력을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불안, 우울, 망상, 초조함 등 '행동심리증상(BPSD)'을 흔히 동반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 무작정 항정신병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뇌졸중이나 낙상 위험, 인지 기능 추가 저하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극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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