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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기 쉬운 주요 간염 유형과 간암의 위험성

작성일
2025-07-09

암을 넘어 다시 만나는 건강한 일상 ‘세계 간염의 날'

글.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효영 교수

침묵 속의 경고, 간염

간은 해독・대사・저장・살균 등 다양한 생명 유지 기능을 수행하는 ‘침묵의 장기’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는 손상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칫하면 중요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간염은 이러한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원인과 형태에 따라 급성 또는 만성으로 진행된다.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간염의 다양한 종류와 진단, 치료 방법, 간암과의 연관성을 간략히 소개한다.

간염의 주요 종류

간염은 원인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뉜다. 대표적으로 A형・B형・C형・D형・E형 등 바이러스성 간염, 비전형 바이러스(HSV, EBV, CMV)에 의한 간염, 알코올성 간염, 자가면역성 간염, 약물 유발 간염 등이 있다. 그중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해 알아보자.

① A형 간염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급성 간염을 유발한다. 대부분은 자연 치유되나 성인 감염 시 증상이 심할 수 있으며, 드물게 전격
성 간부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항체가 없는 20~40대 성인에게 예방접종을 권장한다.

② B형 간염

혈액, 체액, 출산 시 수직감염 등을 통해 전파되며 국내에서 가장 흔한 만성 간염의 원인이다. 감염 후 만성화가 되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는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질환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예방백신으로 감염 자체를 방지할 수 있다.

③ C형 간염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자의 절반 이상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며,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다. 최근 개발된
경구 항바이러스제는 8~12주 투여만으로 95% 이상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치료의 성패를 좌우한다. 현재 국가검진사업을 통해 C형 간염 선별 검사를 시행 중이다.

④ D형 간염

D형 간염 바이러스는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어야만 증식할 수 있는 특수한 형태로, 동시 감염되거나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중복 감염되는 경우도 발견된다. 중복 감염 시 간 손상이 심하고 간경변증 진행 속도가 빨라 주의해야 한다.

⑤ E형 간염

오염된 물, 음식 등에 의한 수인성 감염으로 전염되는데 대부분 급성 간염으로, 자연 회복된다. 하지만 임산부나 면역 저하자는 중증 간염이나 만성 간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돼지고기나 가공육 섭취를 통한 감염 사례도 보고된다.

⑥ 기타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HSV, EBV, CMV)

면역 저하자에게는 A~E형 간염 외에도 단순포진바이러스(HSV),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거대세포바이러스(CMV) 등에 의한 간염
이 발생할 수 있다.

HSV 간염: 간 효소 수치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간부전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빠른 항바이러스 치료가 중요하다. 주로 장기이식 후나 중
증 면역 저하자에게 발생한다.

EBV 간염: 젊은 층에서 감염성 단핵구증 형태로 나타나며 간 효소 상승이 동반된다.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회복되지만 드물게 간
부전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CMV 간염: 장기이식 환자, 항암 치료 환자 등에서 발생하며, 간뿐 아니라 위장관, 폐, 망막 등 전신 장기에 침범할 수 있다. 진단 시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다.

간염의 증상

간염의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초기에는 무증상이거나 피로감, 식욕저하, 미열, 구역, 상복부 불쾌감 등 비특이적 증상만 나타난다. 황달,
진한 소변, 회색 변, 간 통증 등이 일부 동반될 수 있다. 만성 간염은 수년간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무
엇보다 중요하다. 간염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복수, 하지 부종, 간성 혼수, 정맥류 출혈, 간암 등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나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진단 방법

간염은 다양한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혈액 검사에는 간 기능 검사(AST, ALT, GGT, 빌리루빈 등), 바이러스 항원·
항체 검사(HAV IgM, HBsAg, HBsAb, HBcAb IgM, HCV Ab, HDVAb IgM, HEV IgM 등), 정밀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HBV DNA, HCV
RNA, HDV DNA 등)가 있다. 영상 검사에는 복부 초음파, CT, 간섬유화 검사가 있다. 만성 간질환 환자라면 6개월 간격으로 간암 감시 검
사(복부 초음파 및 AFP 검사)를 권고한다.

치료

간염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다. A형, E형 간염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안정과 수액 치료가 필요하다. A형 간염은 예방 접종이 가능
하다. B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고 간 손상 및 간암 발생을 예방한다. C형 간염은 경구 항바이러스제로 대부
분 완치가 가능하고,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D형 간염은 현재 특이 치료제가 제한적이며, B형 간염 치료를 병행해 간 손상을 조절한다.
HSV, EBV, CMV 간염은 면역 저하자에서 발생 시 빠른 항바이러스 치료와 면역 조절이 필수다.

간염과 간암의 연관성

우리나라 간암의 약 60%는 B형 간염, 15%는 C형 간염에서 기인한다. 만성 간염은 간세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간섬유화와 간경변증을 유발하고, 이는 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알코올성 간염, D형 간염, 면역 저하자의 CMV/HSV 간염 등에서도 간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고위험군은 정기 검사가 필수적이다.

간염, 조기 진단과 예방이 최선입니다

간염은 조기 진단만으로도 진행을 늦추거나 치료가 가능하며, 특히 A형 및 B형 간염은 예방백신을 통해 감염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 평소 위생 관리, 안전한 성생활, 금주, 정기 건강검진 등의 실천이 간 건강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