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의술의 만남
완다 가그와 폐암 Lung Cancer
글.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동원 교수
완다 가그는 미국의 아티스트이자 저자,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무수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화가를 꿈꿨던 아버지는 가난하지만 일곱 명의 자녀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독려했으며 완다 가그가 15세 때 결핵으로 사망하면서 ‘아빠인 내가 하지 못했던 일을 네가 해내라’라는 유언을 남겼다.
완다 가그의 대표작은 동유럽 민담을 소재로한 어린이 그림책 『백만 마리 고양이』이다. 1928년 출간된 이 책에서 그림은 장식적인 요소가 아니라 스토리를 전달하는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사용되었으며 ‘미국 최초의 현대 그림책’이라는 명성과 함께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완다 가그는 1946년 6월 27일 53세의 나이로 미국 뉴욕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폐암으로 알려져 있으며 평소 담배를 많이 피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완다 가그의 죽음의 이유인 ‘폐암’에 대해 알아본다.
폐암은 기관지나 폐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암이 주는 공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암이라 할 수 있다. 발생 빈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남성에서 1위, 여성에서는 4위를 차지한다. 암 사망자 수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남녀 공히 1위를 점하고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암이라고 할 수 있다.
폐암의 원인으로는 흡연이 가장 대표적이며 전체 폐암의 약 80~90%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의 위험이 10~20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연을 함으로써 폐암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데 약 5년째부터 폐암 발생의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금연의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최대한 어린 나이에 금연하도록 하는 것이 폐암발생의 위험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간접흡연자도 비흡연자에 비해 1.5~2배 정도 높은 폐암 발생의 위험도를 가지게 된다.
최근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에서 폐암이 증가해 문제가 되고 있다. 비흡연자 폐암의 원인으로는 간접 흡연, 라돈,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직업적인 발암 물질의 노출, 유전적 소인 등이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완치가 가능한 조기에 진단되는 환자가 전체의 20%밖에 되지 않으며 나머지 80%가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기 때문이다. 전이가 이미 발생한 4기로 발견되는 환자도 40% 이상이다. 또한 수술적 절제를 시행한 조기 폐암 환자라도 약 30~40%에서 재발하는 점 역시 폐암의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근본적으로 폐암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는 것(조기 폐암검진)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부터 폐암 조기검진을 실시하고 있는데, 폐암 발생의 위험이 높은 담배를 많이 피운 경우(보통 30갑년 이상)와 나이가 많은 경우(보통 55세 이상)에 실시한다.
폐암은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다. 폐암의 치료 방법에는 전통적으로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가 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표적 항암제가 도입되고 새로운 면역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표적 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많이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특정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항암제이며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 면역관문 억제제라 불리는 면역 치료제도 개발되어 폐암 치료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완치가 불가능했던 말기 폐암 환자의 삶의 질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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