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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삶에 주목한 화가 - 베르트 모리조와 장티푸스 (typhoid frever)

작성일
2023-01-17

글. 김봉영 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

프랑스 인상파 화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모네나 마네, 고흐가 떠오른다. 여성화가인 베르트 모리조는 당시 유명한 남성화가들 사이에서도 독창적인 화풍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화가다. 그녀는 주로 그림의 대상으로 등장했던 여성들의 삶에 주목했다.

그녀의 그림에서 여성들은 수동적인 피사체를 넘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기뻐하고, 때론 고민하며 슬퍼하기도 한다. 남편의 든든한 지지에 힘입어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화가로서 인정받던 그녀는 54세의 나이에 장티푸스로 사망한다. 당시 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던 장티푸스에 대해 알아본다.


장티푸스(typhoid fever)는 살모넬라균의 일종인 살모넬라 타이피균(Salmonella typhi)에 의한 급성 전신 감염 질환이다. 사실 장티푸스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고, 미생물학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던 과거에 발진티푸스(typhus: 사람 몸에 기생하는 이에 의해 옮는 병)와 임상적으로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발진티푸스 유사병(typhoid fever)이라고 명명됐지만 실제로는 발진티푸스와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장티푸스는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으로 살모넬라 타이피균을 가진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 감염되며, 오염된 물에서 자란 갑각류나 어패류(특히 굴), 배설물이 묻은 과일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공중위생이 불량한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에 비해 발생률이 높다.

장티푸스는 위장관 감염증이며, 감염 후 잠복기를 거친 다음 1~2주 후에 서서히 임상 증상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초기에 고열, 오한, 두통이 나타나서 감기로 생각하다가 며칠 뒤부터 복통, 가슴에 붉은 반점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고열이 발생하기 전에 수일간 장염 증세로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게는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패혈증으로 진행돼 사망하는 경우나 장천공으로 인한 심한 복통, 위장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전체 환자의 약 1/4 정도까지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현대 의학의 발달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치유된다.

장티푸스 환자는 열로 인해 수분과 전해질 유실이 심하므로, 이들에게 적절한 수분과 전해질 보충을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치료 약제로는 퀴놀론계 항생제나 페니실린계,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가 있으나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장티푸스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치료 시에는 반드시 감염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만약 장천공이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천공된 장을 수술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티푸스균은 전파력이 강력한 질환이지만 사람에서만 증식하고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사람 사이의 전파 경로를 차단하면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장티푸스 환자나 보균자는 격리해서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 외에도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손 씻기 등의 개인 위생이 매우 중요하며. 유행 지역을 여행할 때는 비위생적인 음식과 음료수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질환의 예방을 위한 장티푸스 백신도 존재하기 때문에 특히 개도국으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여행 2주 이전에는 감염 전문가와 상의하여 예방 접종에 대한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