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와 법에 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는 천재이지만 회전문을 지나갈 줄 몰라 퇴근을 못하는 엉뚱한 매력의 자폐인 변호사에게 많은 시청자들이 호응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 속 나타난 자폐 장애에 대해 알아본다.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폐 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폐장애를 가지고 있는 영우는 5~6살까지 말을 하지 못해 아빠의 속을 태운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인집 아저씨에게 아빠가 맞는 것을 보고 형법의 상해죄 조항을 줄줄 읊는 영우. 모두가 깜짝 놀란 가운데 아빠는 영우가 천재라며 기뻐한다.
뛰어난 암기력으로 서울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로스쿨까지 수석으로 졸업한 영우. 하지만 자폐인인 그를 받아주는 로펌은 없다. 그러던 중, 아빠의 후배가 운영하는 ‘한바다’라는 로펌에서 입사 제의가 들어왔다. 면접도, 시험도, 신입사원 교육도 건너뛴 채 갑자기 등장한 영우의 존재가 동료들에게 마냥 달갑지만은 않지만, 사건에 대한 강한 집념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으로 영우는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간다.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재판을 진행하고 있던 도중, 원고 측의 변호를 하던 한바다의 맞은편에 경쟁사인 ‘태산’의 변호사들이 앉았다. 그 중에서도 태산의 대표이자 장차 법무부 장관을 꿈꾸고 있는 태수미가 영우의 눈에 띈다.
카리스마 넘치는 그녀의 모습에 반한 영우는 집에 돌아와 태수미에 관한 정보를 찾는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아빠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데. 과연 태수미와 영우, 그리고 아빠 사이엔 어떤 과거가 숨어 있을까? 복잡한 셋의 관계를 영우가 어떻게 풀어나가게 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인들의 다양한 모습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주인공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폐인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단일 질환이지만 병명에 ‘스펙트럼’이라는 용어가 포함된 것처럼, 같은 질환이라도 무지개처럼 다양한 증상과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인지 기능이 낮아 2~3살 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말을 제대로 못하는 중증 자폐인이 있고, 한편으로 지능이 매우 높아 비장애인에서 보이지 않는 천재성이 나타나는 우영우 변호사와 같은 자폐인도 있다.
글. 정신건강의학과 김인향 교수
어떨 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해야 할까요?
발달장애는 빠르게는 12개월부터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언어가 느려서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이 안 되고, 행동이 반복적이거나 제한된 관심사를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12개월까지 호명 반응(이름을 부르면 돌아보는 행동)이 약하거나, 눈맞춤이 잘 안되는 경우에는 의심을 해봐야 한다. 그 외에도 14개월까지 관심을 나타내기 위해 손가락질을 하지 않거나, 18개월까지 가상 놀이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완치시킬 수 있는 약은 개발되어 있지 않다. 가능한 어린 나이에 집중적으로 여러 가지 행동 치료, 응용행동분석이나 언어 치료, 인지 치료, 사회성 치료를 받는 것이 현재의 치료 방향이다. 이들 치료는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고, 아이의 기능이나 적응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인이 성인이 되었을 때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1942년에 최초로 자폐를 진단받은 환자가 2022년 현재 88살이다. 자폐인의 성인 연구 역사가 짧지만, 84%는 진단이 유지 되고 1/4은 기능이 호전되었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일부는 좋아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 조기에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숫자가 훨씬 늘었고, 새로운 치료들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미래의 연구 결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사회생활이 비자폐인처럼 되지는 못해도 적응 수준이나 인지 기능이 호전되는 경우에는 문제없이 살아가는 경우를 임상적으로 보기도 한다.
사회가 가져야 할 인식
우영우와 같이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매체 덕분에 자폐스펙트럼장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긴 것은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나오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고, 태어날 때부터 죽는 날까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중증 발달 장애인이 더 많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평생 동안 성인이 된 자녀를 보살펴야 하고 죽는 순간까지 자식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한다. 이들을 국가가 포용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식이 생기기를 희망하고, 그런 면에서 발달장애인 국가 책임제가 하루빨리 도입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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