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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꿈을 그린 초현실주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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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와 심장마비
꿈을 그리는 화가로 잘 알려진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거장 호안 미로(Joan Miro). 그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나 역시도 호안 미로가 안내하는 꿈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천진난만하고 자유로운 작품들을 빚어내던 호안 미로는 1983년 12월 25일 성탄절에 스페인의 아름다운 섬 마요르카에 위치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장 마비(Cardiac arrest)란 심장 기능이 정지된 상태를 일컫는 것으로, 심장마비에 이르게 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자택에서 영면에 든 호안 미로의 구체적인 사인은 정확히 규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90세의 고령이었음을 고려했을 때 노인성 심질환, 그중에서도 급사를 유발할 수 있는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거장의 생명을 앗아간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해본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심장과 대동맥 사이에 존재하는 판막이 잘 열리지 않아 혈류의 흐름이 저해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장에서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공급되는 신선한 혈액이 거꾸로 역류하지 않도록 한쪽으로만 열리는 문이 바로 대동맥 판막이다. 그런데 이 판막이 하루에도 수만 회 이상 여닫히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사람이 늙는 것처럼 판막도 함께 노화하고 종국에는 잘 열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80 대 이상에서는 10%를 상회하는 인구가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맥 판막 협착증이 진행되면 호흡 곤란이나 흉통,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첫 증상이 심장마비인 경우도 있다. 의사의 청진 소견으로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고, 심장 초음파를 통해서 확진하게 된다. 증상이 발생한 중증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의 경우, 약물 치료로는 환자의 예후를 개선시킬 수 없고 생존율 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판막을 교체하여야 한다.
1960년부터 시행된 판막 치환 수술이 오랜 시간 동안 대동맥 판막 협착증의 표준 치료법이었지만, 판막 교체를 위해 전신 마취와 개흉술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부담이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는 타비(TAVI,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경도관 대동맥 판막 이식술)라는 시술을 통한 치료법이 새롭게 등장하여 주목받고 있다. 타비 시술은 기존 수술과는 달리 개흉술과 인위적인 심정지 등의 조치가 필요 없고, 전신 마취 없이도 시술이 진행 가능하여 비교적 위험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 수술과 대등한 우수한 치료 성적도 수차례 증명된 바 있어 나이가 많거나 지병이 있어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에게 유리한 치료법이다. 타비 시술은 넓적 다리에 있는 다리 혈관을 이용하여 기존의 낡은 대동맥 판막 내에 새로운 인조 판막 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며, 시술은 보통 1시간 이내에 종료된 다. 시술을 마친 환자들은 대부분 1주일 이내에 퇴원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하게 된다. 20세기 예술계를 호령하며 말년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창작 활동을 이어갔던 호안 미로가 현대에 대동맥 판막 협착증으로 진단되었더라면, 타비 시술을 통해 그의 아름다운 예술혼을 좀 더 오래 지켜볼 수 있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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