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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비만 위기에 빠진 한국인

작성일
2021-07-12

실내 위주 생활 패턴에 의한 고도비만 환자의 증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인데 이 중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설득력 있는 말은 세 번째, “적게 먹으면 살이 빠진다”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적게 먹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자신의 식생활을 규칙적이고 과학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일례로 외래 진료 중에 만나는 일부 고도비만 환자들은 물만 먹어도 살이 찌고 적게 먹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본인이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는지 식생활 정보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들에게 앞으로 일주일 간 자신이 무엇을 얼마큼 섭취했는지를 스마트폰을 이용한 어플에 기록하도록 한 후 한 주간의 식생활을 확인해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로나로 인해 야외 활동이 금지되었던 지난 한 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남은 건 살 뿐”이라는 자조적인 말도 나온다. 배달음식과 실내 활동의 영향으로 전 국민이 어쩔 수 없이 비만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코로나 이전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의하면 고도비만과 초고도비만이 현재 50만 명과 3만 명을 넘어섰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특히나 코로나 시대에 심각하게 악화되었다고 한다. 외래에도 최근 한 수험생이 찾아와서 체중 증가로 인해 도저히 일상생활과 수업이 불가능하다면서 치료를 원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과거에는 비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점점 더 매스컴의 과학적 보도와 올바른 의학정보가 보편화되면서 비만을 병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병은 전문가에게 치료받아야 한다. 반드시 의료인과의 만남을 통해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서 비만 정도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하지만 과학적인 보고에 따르면 체중 감량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인간의 생존본능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힘들고 특수한 환경에 처한 경우에는 불가능한 목표일 수 있다.

좋은 예로 20살 60kg의 성인이 45년 후인 65세에 체중을 70kg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칼로리의 흡수와 소모의 변화가 4~5칼로리 한도 내에서 유지해야 한다. 이는 포테이토칩 반 조각에 해당한다. 성인이 일 년에 소모하는 칼로리는 대략 900,000kcal라고 한다.

일 년에 0.5kg이 증가하고 싶다면 하루에 포테이토칩 한 개를 더 먹으면 된다. 과연, 어느 누가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식욕을 억제하면서 살 수 있을까?

"배달음식과 실내 활동의 영향으로 전 국민이 어쩔 수 없이 비만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체중은 평생 변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변화가 건강을 위협하는 정도일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변화는 식생활과 활동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달음식 증가와 실내 활동으로 대부분의 사람은 체중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수많은 성인병들은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소식하는 식습관이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필자는 과거 학회에 발표한 연구에서 인간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 중 과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방법은 소식하는 것임을 발표한 적이 있다. 세계적인 장수마을, 일본의 오키나와,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코스타리카 니코야, 그리스 이카리아의 장수 인구가 밀집한 블루존(blue zone) 사람들의 공통된 식생활 패턴은 소식하는 것이다.

100세 이상 노인 대부분은 하루에 두 끼 또는 세 끼 식사를 하며 저녁은 가볍게, 그리고 대개는 어둠이 내리기 전 이른 저녁에 식사를 마친다. 또한 다양한 음식을 즐기되 고향에서 흔히 먹는 음식을 위주로 섭취한다.

​식욕은 수면욕, 성욕과 함께 인간의 3대 기본욕구 중 하나로,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건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위암의 발생률은 감소하면서 5년 생존율은 2000년도 전에는 50%가 되지 않았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현재는 70%에 이른다.

하지만 비만의 유병률은 2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하고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사망률도 증가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인 방법은 그 활용 면에서 매우 제한적이고 단기적이다. 가장 효과적이고 믿을 수 있는 방법은 건강하고 장수하는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닐까?

더불어서 치료를 필요로 하는 고도비만 및 초고도비만 환자는 전문가에 의한 치료를 받도록 권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하태경 교수(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