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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 SBS드라마 <닥터스>의 ‘안면마비’

작성일
2016-09-01

의학드라마 속 긴장감 높이는 질병

의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의학 드라마는 늘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곤 한다. 최근에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의학 드라마들이 방영되는 가운데 신경외과 의사들의 성장과 사랑을 다루는 SBS <닥터스>가 인기다.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와 함께 신경외과 의사들이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환자들과 사고 상황이 이어지며 극의 긴장을 이어갔었다.

글. 박여민

scr 2016-09-01 15.08.42의학드라마는 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장르적 특징으로 인해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늘 다양한 질병이 나오곤 한다. 특히 일 분 일 초를 다투는 응급 환자의 등장이나 수술 장면은 거의 모든 종류의 의학 드라마에서 빼놓지 않고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때로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희귀하거나 새로운 질병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런 장면은 극 중 인물들의 성향이나 의사로서의 신념을 명확히 보여주는 효과적인 장치가 되어주며 인물 간의 혹은 극 자체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되곤 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의학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다수 의사의 전공은 타 과에 비해 수술이 많은 외과인 경우가 많다.

과거 시청자들의 호응이 좋았던 KBS2 <굿닥터>, SBS <외과의사 봉달희>, MBC <뉴하트> 등에 등장하는 의사들이 세부 분야는 각각 달랐지만, 외과에 속해 있었고, 이는 <닥터스>에서도 다르지 않다. 주인공인 유혜정(박신혜)과 홍지홍(김래원) 등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들이 속해있는 신경외과는 신경계에 생기는 다양한 질환을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과이다. 여타 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닥터스>에서도 여러 환자가 다양한 질환을 안고 나타나고, 그들의 건강을 되찾아주기 위한 의사들의 사투는 계속된다. 그러던 중 눈에 띄는 환자가 한 명 나타난다. 바로 주인공 혜정의 계모로, 갑작스러운 안면마비 때문에 병원을 찾은 이가진(박지아)이다. 가진은 마비로 인해 미동도 없는 표정으로 양딸인 혜정에게 큰소리치고, 혜정은 그런 모습에서 자신의 순탄치 않았던 가정사를 떠올린다. 결국, 직접 치료하기를 거부한 채 동료 의사에게 계모의 수술을 넘겨버리고 만다.

가진의 안면마비는 냉랭한 모녀 사이의 관계를 더욱 부각해 보여주는 장치로 극의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질병이기도 하다. 소위 ‘입이 돌아갔다’고 말하곤 하는 ‘구안와사(口眼喎斜)’ 역시 안면마비의 일종으로, 이러한 증상은 대개 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나타난다.

이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마비의 정도보다는 마비가 일어나게 된 원인에 따라 질병의 심각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검사를 받고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검사 및 치료의 여부에 따라 예후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도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드라마 속에서는 수술을 통해 간단히 낫는 모습으로 비쳤지만, 대부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을 몇 개월간 병행해야 하며, 이 과정을 통해 수술 없이도 밝은 표정을 되찾을 수 있다.

빠른 진단과 치료 필요한 ‘안면마비’

안면마비란?

scr 2016-09-01 15.09.10갑자기 반쪽 얼굴이 마비되는 안면마비는 안면신경의 이상으로 생기는 증상으로 병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중추신경마비와 말초신경마비로 나눌 수 있다.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뇌감염병 등 뇌의 병으로 인한 중추신경마비는 이마의 움직임은 유지가 되면서 반쪽 얼굴이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말초신경마비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벨 마비(Bell's palsy)가 가장 흔하며,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한 램지 헌트 증후군이나 기타 외상에 의한 경우나 중이염의 합병증으로도 생길 수 있다.

말초신경마비에 의한 안면마비의 경우 이마의 움직임도 마비가 되어 반쪽 얼굴이 전체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며, 동반 증상으로 음식 맛이 변하거나 청각의 이상을 호소하는 때도 있다. 말초신경마비를 앓은 환자들에게 증상이 생기기 전 상황에 관하여 물어보면 대다수가 심각한 피로 및 스트레스 상황을 경험하거나 찬바람을 쐰 후에 발생하였다고 대답한다.

빠른 진단으로 원인 파악 필요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안면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들, 예를 들면 중추신경마비나 램지 헌트 증후군 등을 빨리 감별하기 위해서이다. 의사는 우선 병력청취와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안면마비의 상태와 정도를 평가한다. 이 과정을 통해 중추신경마비와 말초신경마비를 대략적으로 감별할 수 있는데, 초기에는 증상이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또한, 안면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CT나 MRI와 같은 검사를 시행하기도 하며, 이를 통해 뇌의 병변을 확인한다.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안면신경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기타 기본적인 검사들로 다른 질환들을 감별한다.

원인에 따른 개별적 치료 진행

고성호_교수정확한 진단이 내려지면 이를 바탕으로 치료가 시작된다. 중추신경마비로 진단될 경우, 뇌에 심각한 질환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질환들에 따라 개별적인 치료방법이 선택될 것이다.

말초신경마비도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다를 수 있으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벨 마비의 경우에는 약물 투여와 함께 전기 자극 등의 물리 치료를 받으면서 몇 개월간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약물치료로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여 안면신경 손상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데,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4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은 예후를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물리치료도 마비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마비 후 근육이 위축되는 것을 막아주고 손상된 신경이 회복될 때 안면근육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안면마비 후 눈물 부족으로 인한 눈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안약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며, 눈에 안대를 착용하여 보호하기도 하는데, 증상이 개선될 때까지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열 명 중에 여덟 명 이상의 환자가 약물 투여와 경과 관찰 중에 얼굴의 움직임이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몇 개월씩 걸려도 얼굴에 마비가 어느 정도 남는 예도 있다. 초기 증상이 아주 심한 경우, 아주 드물게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증상 이 생긴 후 2~4일 이내에 안면 신경 감압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말초신경마비에 의한 안면마비는 예후가 좋은 경우에는 2개월 이내에 완치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수년 이상 후유증이 남기도 하며, 안면 경련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안면마비의 증상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방문하여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고성호 교수

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친절한’ 설명으로 그 치료법과 예방법을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