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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의술의 만남 - 통풍 & 류마티스내과, 페테르 파울 루벤스

작성일
2016-06-29

바로크 미술을 화려하게 꽃피운 손끝에 찾아온 어둠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1612-1614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 1612-1614 동화 <플랜더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의 꿈은 그가 동경하는 화가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를 다시 보는 것이었다. 이렇게 문학 작품 속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화가 루벤스는 17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로, 팔에 찾아온 통풍에도 불구하고 평생 3천 점이 넘는 그림을 그리며 전 유럽적 명성과 성공을 얻으며 바로크 미술 양식을 확립했다.

미술계의 거장 루벤스와 통풍

페테르 파울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는 독일 태생으로 17세기 바로크를 대표하는 벨기에 화가이다. 그는 역동성, 강한 색감, 그리고 관능미를 추구하는 환상적인 바로크양식을 확립한 화가이기도 했다. 루벤스는 초상화, 풍경화, 신화나 사실을 바탕으로 그린 역사화, 그리고 교회 제단을 위해 그린 반종교개혁적인 세 폭 제단화로 유명하다. 유럽 전역의 여러 귀족과 미술품 수집가에게 유명했던 안트베르펜의 화실을 운영한 루벤스는 인문학자이자 미술품 수집가였으며 스페인의 펠리페 4세와 잉글랜드의 찰스 1세에게 기사 칭호를 부여받은 외교관이기도 했다. 루벤스는 통풍으로 인해 불편한 손을 가지게 되었지만 다양하고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수많은 신화 속 이야기를 그리기도 했던 루벤스의 붓은 고대와 현대의 거장들로부터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북유럽의 미술을 꽃피웠다. 생의 단계마다 자화상을 그렸던 루벤스의 1639년 자화상을 보면 통풍으로 불편한 손을 장갑으로 숨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평생 3천 점이 넘는 그림을 남긴 루벤스는 팔의 관절통으로 힘들어하다 결국 63살의 생일을 한 달 앞둔 1640년 5월 30일, 통풍으로 인해 번진 심장 발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통풍의 진단 및 치료

(상)자화상, 1639 / (하)심미신, 1636-1638 (상)자화상, 1639 / (하)심미신, 1636-1638 통풍은 퓨린(Purine, 생명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기화합물이나, 몸 밖으로 배출될 때 변환되는 ‘요산’이 과도하면 관절염 등의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대사의 이상과 신장에서의 요산 배설 장애로 인해 발생한다. 체내에 과잉 축적된 요산 결정을 면역반응 때문에 백혈구가 탐식하면서 관절과 관절 주위 조직에 재발성 발작성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성 대사성 질환이다.

관절의 염증을 유발하여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재발성 발작을 일으키며, 요산염 결정에 의한 통풍 결절(Tophi)이 침착되면서 관절의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통풍은 관절염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과도 관련이 높다. 통풍은 임상 양상에 따라서 분류된다. 가장 흔한 것은 급성 통풍 발작(Acute gout attack)이다. 급성 통풍 발작이 지나가면 전혀 증상이 없는 간기 통풍기(Intercritical gout)에 들어간다. 이 시기에는 급성기에 아무리 심한 통증 발작이 있었어도 전혀 아무런 증상이 없는 기간을 경험하게 된다.

다른 형태로는 만성 통풍 결절성 관절염(Chronic tophaceous gout)이 있다. 급성 통풍 발작이 반복되면서 간기가 점점 짧아지다가 최종적으로는 지속적인 관절염으로 진행되는 것이 만성 관절염 단계이다. 만성 관절염의 단계에 접어들면 관절 이외에도 피하조직에 침착되어 결절을 형성한다. 통풍 결절은 손가락, 손, 발가락, 발목, 무릎 등의 부위에 비대칭적이고 울퉁불퉁한 덩어리를 형성하므로 더 큰 장갑이나 구두가 필요해진다. 결절의 형성은 서서히 일어나며, 비록 결절 자체의 통증은 약하더라도 침범 부위의 관절에 점진적인 뻣뻣함이 생겨나며 지속적인 통증이 종종 발생한다. 결국, 관절의 광범위한 손상과 함께 피부밑에 큰 결절이 생성되며 손과 발의 변형이 진행되고 만다.

통풍의 진단에는 맨눈으로 통풍 결절이 보이는 경우, 관절액, 점액낭 또는 통풍결절로부터 뽑은 검체에서 요산 결정이 편광현미경으로 확인되는 경우에 확진할 수 있다. 대부분 통풍은 관절액에서 요산 결정을 관찰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지만, 관절액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는 임상 증상, 혈액검사 및 영상검사에 따라서 진단을 할 수 있다. 방소영

환자들은 식이습관이나 생활방식, 운동습관, 체형 등이 모두 다르므로 일률적인 치료지침에 따르는 것보다는 환자의 특성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 통풍 발작은 발생 24시간 이내에, 될 수 있으면 빨리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통풍 발작을 예방하기 위한 요산 저하 치료를 한다.

통풍 환자는 정상 체중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주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이 비만인 경우가 많으므로, 규칙적인 열량 제한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술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고요산혈증이 악화하고, 장기간 술을 마시는 것 역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 통풍 치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식이요법과 생활습관개선, 약물치료이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대사증후군, 신장 질환 등의 동반질환도 반드시 함께 치료해야 한다.

글. 방소영 교수(한양대학교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

 

예술과 의술의 만남 | 명작을 남긴 화가의 질환이 작품과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오늘날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