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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의술의 만남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흉막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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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렬한 불꽃 시대의 획을 긋다긴 목에 길쭉한 얼굴, 눈동자 없는 아몬드 모양의 눈을 한 여성. 보는 사람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간결하고 응축된 특유의 표현양식으로 유명한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 모딜리아니는 35년의 짧은 생을 살면서 400점에 채 못 미치는 유화작품을 남겼지만, 20세기 초 파리 몽파르나스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화가들을 일컫는 ‘에콜 드 파리(Ecole de Paris)’의 대표화가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병마 속에서 피어난 예술가의 혼
결핵은 결핵성 뇌수막염으로 그가 35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뜨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병환으로 인해 이탈리아 각지로 요양을 가게 되고, 이 와중에 화실에서 정식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게 되었으니, 모딜리아니의 생애에서 질병과 그와 연관된 사건들은 따로 떼어내서 말할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모딜리아니를 어릴 때부터 괴롭혔던 흉막염은 폐와 흉곽을 싸고 있는 흉막이라는 얇은 막에 생기는 염증으로 그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폐렴 같은 세균 감염이 있으며, 류마티스성 질환이나 폐암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흉막염이 발생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호흡 할 때 마다 흉막의 염증으로 인한 흉벽의 통증을 호소하고, 호흡자체의 곤란을 겪기도 한다. 또한 그 원인에 따라 기침이나 열이 발생하는 때도 있다. 흉막의 염증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흉강 내에 액체(흉수)가 고이는 현상이 생기기도 하며, 그 양이 많을 경우 폐가 짓눌리는 수도 있다. 흉강 내에 고인 흉수는 맑은 물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 자체가 감염된 것이거나 염증으로 인한 고름 자체로, 이는 따로 농흉이라 부른다. 이제는 충분히 완치 가능한 ‘흉막염’흉막염이나 흉수, 농흉의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원인 질 환에 대한 내과적 치료로, 이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 기본적인 엑스레이 검사나 혈액 검사 외에도 흉부의 전산화단 층촬영(CT)를 시행하기도 한다. 확실한 원인 질환을 찾아내기 위해 흉수나 흉막 자체에 대한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조직검사 시에는 흉수의 일부를 빼서 검사하며, 흉수와 함께 흉막의 일부를 같이 검사하기도 한다. 보다 충분한 조직을 얻기 위해서 흉강경 수술을 하기도 한다. 흉수의 양이 많거나 농흉이 있는 경우, 진단 뿐 아니라 치료적 목적으로도 이를 빼는 시술인 배액술을 해야 한다. 19세기에 처음 시작된 배액술은 지금까지도 기본 원칙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대체로 바늘을 흉강 내에 넣어서 고여있는 액체를 빼내거나, 가느다란 관을 흉관 안에 넣어 고인 액체를 빼낸다. 특히 농흉의 경우에는 흉강 안에 고이게 두지 않고 배액시키는 것이 원인 질환의 치료만큼이나 치료의 근간이 된다. 바늘로 흡인하거나 관을 넣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흉강경 혹은 개흉을 통해 안에 고인 농양을 제거하고, 염증으로 두꺼워져 폐의 팽창을 막는 흉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된다. 흉막염과 동반된 흉수, 농흉 모두 대부분의 경우에는 원인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고, 흉수나 농흉 자체에 대한 적절한 배액이 이뤄진다면 완치가 가능하다. 동반된 다른 질환으로 인해 전반적인 신체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라면 회복에 시일이 소요되는 경우도 있으나, 적어도 모딜리아니의 시대처럼 십 대 유소년이 흉막염에 걸렸다고 병환이 이어지는 삶을 살게 될 정도의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다. 19세기 말에는 흉막염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 대한 연구가 잘 되어있지 않았고, 그에 대한 진단법 및 배액술 등도 시작 단계였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가 흉막염을 앓았다고 전해지고 있을 뿐인데, 그가 현대에 살았다면 초기에 구체적인 진단을 얻고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완전히 회복된 건강한 몸으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며 우리에게 감동을 남기는 작품을 더 많이 남겼을 것으로 생각하니, 당시의 의학 수준에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글. 김혜선 한양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예술과 의술의 만남 | 명작을 남긴 화가의 질환이 작품과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오늘날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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