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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 이범수의 간헐성 폭발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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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건강주치의 | 드라마나 영화 속 인물들의 질환에 대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하고,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친절한’ 설명으로 그 치료법과 예방법을 알아봅니다.아픔이 분노로 변하고 과거가 이성을 사로잡는 순간취조실에서 범행사실을 부인하는 용의자를 순식간에 때려 눕히고, 유흥업소에서 범죄자들을 거침없이 긴급 체포하는 열혈 카리스마의 형사가 있다. 정의감과 목표의식이 분명하고 수십 건의 사건도 척척 해결해 나간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형사 월급에도 백화점 명품 옷으로 치장하는가 하면, 호텔 로비에서 충동을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지른다. 극과극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간헐성폭발장애를 지닌 이 형사는 MBC드라마<트라이앵글>의 주인공 장동수(이범수)다. 글. 곽한나 사진. MBC
출생의 비밀 아닌, 형제의 비밀강원도 정선의 사북 광산, 광부들의 시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 광부들을 이끌던 노조위원장이 살해 당한다. 죽은 노조위원장에게는 아내와 어린 삼형제가 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의문사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도망쳐버린 어머니, 남겨진 삼형제의 장남 동수는 얼떨결에 가장이 된다. 광산의 고철을 훔쳐다가 팔아서 둘째 동철(김재중)에게는 크림빵을, 막내 동우(임시완)에게는 분유를 사 먹이며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던 동수는 경찰이 잡으러 온다는 소식에 동생들을 남기고 피신한다. 보름 만에 돌아온 동수는 막내 동우가 입양을 가고 동철은 사라졌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만다. 어른이 된 동수는 형사가 된다. 형사가 되어 동생들을 찾겠다는 일념에서다. 그러나 어린 시절 동생들을 잃어버린 아픔과 트라우마로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폭발적 행동을 보이는 간헐성 폭발장애를 안 고 산다. 결정적인 사건을 앞두고 간헐성 폭발장애 판단을 받아 감찰반의 내사를 받게 된 동수는 정신과 의사이자 프로파일러 황신혜(오연수)를 만난다. 신혜는 병을 방치할 경우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동수에게 치료를 권한다. 뿔뿔이 흩어진 나머지 형제는 어떻게 됐을까. 드라마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삼형제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 채 다시 만나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라진 둘째 동철은 가난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달이라는 이름으로 강원도 카지노계의 대표 양아치가 됐다. 반면 입양된 막내 동우는 윤양하라는 이름으로 로열 패밀리계의 후계자가 되어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다. 형사, 양아치, 재벌 2세로 마주하다삼각형, 삼각관계를 뜻하는 ‘트라이앵글’이라는 제목처럼 혈연으로 이어진 삼형제는 복수와 사랑이라는 삼각관계에 빠진다. 형사인 동수는 양아치인 동철을 정보원으로 이용하고, 동철과 재벌 2세 동우는 카지노 딜러인 오정희(백진희)와 동시에 사랑에 빠진다. 간헐성 폭발장애를 안고 사는 동수처럼, 동철 역시 자신을 양아치로만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에 자신의 진짜 감정을 표출하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변해 있다. 형들에 비해 재벌가에 입양돼 풍족한 삶을 산 동우 역시 왜곡된 삶을 사는 것은 마찬가지다. 버림받지 않기 위해 지독한 완벽주의와 냉소주의자가 된 동우는 자신만의 외로움과 싸운다. 동우의 양아버지인 윤회장(김병기)이 실은 광산의 노조위원장이었던 친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드라마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삼형제는 결국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그룹 후계자로서 친아버지를 죽게 만든 양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첫째 형인 동수와 맞서고, 사랑하는 여자 정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둘째 형인 동철과 맞서게 된 막내 동우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스토리보다 시청자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드라마를 쓰고 싶다는 최완규 작가의 의도처럼 <트라이앵글> 속 주인공 삼형제는 개성 있는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리고 이들 각각의 모습은 결핍과 불안을 안고 사는 현대인의 또 다른 모습으로 가깝게 전해진다. 분노가 아닌 충동의 문제 ‘간헐성 폭발장애’분노조절장애? 충동조절장애?흔히 말하는 분노조절장애는 정신의학교과서 어디에도 써 있지 않은 진단명이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충동조절장애가 적당하다. 매사 충동조절을 못하는 것은 교통사고 등으로 뇌에 큰 손상을 받아 생기는 기질성 뇌 증후군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을 것이지만 더 공포스러운 것은 ‘간혹’ 충동조절을 못하는 경우 즉, 멀쩡하다가 갑자기 화를 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일 것이다. 따라서 정확한 진단명은 간헐성 폭발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가 된다. 생활 속 충동조절장애충동은 예측할 수 있으면 이미 충동적이라고 할 수 없다. 모든 행동장애(Behavior Problem)에는 크던 작던 충동조절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 우리에게 공포, 불안, 공황을 만들어낸다. 크게 생각하면 충동조절의 문제를 갖는 정신질환은 광범위하다. 약물의존증, 성도착증도 해당되며 최근 자주 거론되는 인터넷 중독, 쇼핑 중독, 스마트폰 중독, 게임 중독 등 행위중독(Behavioral Addiction)도 충동성의 문제를 갖는다. ‘활력’은 충동의 긍정적인 반응
그래도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충동조절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의 ‘충동’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되면 긍정적이고 활동적이며 밝아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충동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갖춰야 할 ‘활력’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에서 충동조절장애를 겪는 주인공을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이 항상 그의 곁에 있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최준호 교수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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