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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이 사랑을 실천하는 법 - 진광준외과의원

한양대학교병원 협력병원 진광준외과의원

초등학생 때 ‘죽음’을 처음 알게 된 소년이 있었다. 가족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어린 마음에도 너무 슬펐단다. 그래서 ‘평생 죽지 않는 약’을 가족 수만큼 만들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다짐했다. 훌륭한 의사가 되면 그런 약도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장래희망란에 ‘의사’라는 직업을 써넣기 시작했다. 꿈을 이루고 넉넉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 중인 ‘수술하는 동네 의사’, 진광준 원장을 만났다.

글. 윤진아 사진. 김지원

진광준외과의원

진광준외과의원

  • 주소 : 서울시 광진구 광나루로36길 14 화성빌딩 2,3층 \
  • 문의 : 02-452-6556

수술하는 동네 의사의 꿈

2009년 문을 연 진광준외과의원은 지역사회에서 ‘미니 종합병원’으로 통한다.

“한 환자분이 며칠에 걸쳐 여기저기 아픈 곳을 다 치료받고는 ‘종합병원의 여러 진료과를 다 들른 기분’이라고 표현해주셨는데, 그 말이 참 고맙고 뿌듯했어요. ‘어디든 아플 땐 일단 믿고 들를 수 있는 동네의원’이 바로 우리의 지향점이거든요.”

진광준외과의원에는 피지 물혹, 연부조직종양(지방종, 근육종, 신경종, 혈관종, 섬유종, 임파선종 등) 제거 수술 환자가 많이 찾는다. 치핵, 서혜부 탈장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개원 10년이 채 안돼 지역주민들에게 굳건한 신뢰를 얻은 비결은 진 원장의 남다른 오지랖과 정성에 있다.

“4년 전 내원했던 중국 동포는 미안하게도 명절 때마다 잊지 않고 찾아와 ‘덕분에 새 인생을 살고 있다’고 인사합니다. 우측 볼기 부위에 있던 피지 물혹으로 인해 농양이 생긴 케이스였는데, 절개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치료한 탓에 피부 누공이 양측 볼기 부위, 허리 근육, 넓적다리 근육까지 파고들었더군요. 절개술을 거듭 시행하다 보니 허리부터 후대퇴부까지 모두 열려있는 상황이 됐는데, 8개월간 입원 치료하며 정성을 쏟아 결국 완치됐습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의원

진광준외과의원1년에 1,000건이 넘는 수술을 집도하는 진광준 원장의 ‘수술 가위 잡는 법’은 오랜 경험이 응집된 노하우다. 췌장암 수술 권위자였던 故 김용일 한양대학교병원 교수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수술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한 노력이죠. 일반적인 방법으로 가위를 잡으면 받아서 잡고 구멍에 손가락을 끼우느라 시간도 걸리고, 그 과정에서 떨어뜨릴 염려도 있거든요. 레지던트 시절, 김용일 교수님은 ‘외과 의사는 수술할 수 있는 내과 의사’라 고 정의하시고는 ‘그러려면 무슨 책이든 봐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동네의원은 질병이 발생하면 처음 진료를 담당하는 곳이자, 정확한 진단으로 향후 치료방향을 제시하는 곳이잖아요. 우리 몸 전체에 대해 박학다식해야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겠죠.”

군의관 전역 후 ‘연천군 1호 전문의’로 시골의원을 운영했던 진광준 원장은 위암, 대장암, 담석증 및 다양한 응급외상 환자를 직접 치료했다. 외과 수술뿐만 아니라 위내시경, 복부초음파, 심전도, 정형외과 수술 경험은 큰 자산이 됐다.

“외과 전문의이지만 정형외과, 내과, 비뇨기과, 피부과 진료도 가능한 만큼, 할 수 있는 한 환자의 아픈 곳 여기저기를 해결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만약 제가 해결하지 못할 케이스라면 한양대학교병원 해당 진료과를 알려드리거나 직접 연결해드리고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달 평균 5~6명의 환자가 진광준외과의원에서 한양대학교병원으로 전원한다.

“종양내과 이영열 교수님, 흉부외과 정원상 교수님을 비롯해 이비인후과 박철원, 김경래, 태경 교수님,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님, 산부인과 최중섭, 호정규, 이원무, 비뇨기과 이춘용 교수님께 믿고 환자를 의뢰하고 있지요.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과 시스템 덕분에, 한양대학교병원 전원 환자들은 대부분 높은 만족도를 보입니다. 환자의 지인 중에 중환자가 생기면 한양대학교병원에 소개해달라는 부탁도 종종 받는다니까요(웃음).”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해왔지만, 여전히 질병은 더 다양하고 깊게 퍼져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 최전선에 믿음직한 동네의원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지랖 넓고 잔소리 많은 ‘우리 동네 주치의’ 진광준 원장의 매의 눈과 따뜻한 손끝에서, 동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건강이 지켜지고 있다.

“낮은 수가가 장벽이긴 하지만, 저는 지금껏 해온 것처럼 건강 보험 진료 위주로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계획입니다. 또, 체력이 되는 한 ‘수술하는 동네 의사’로 오래오래 지역주민들의 힘이 되어드리고 싶어요. 80세까지 수술하는 게 목표인데, 가능할까요? 꼭 해내고 싶습니다(웃음).”

201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