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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수술 어벤져스, 한양의 이름으로 질병과 싸운다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 로봇 수술 1,000례 돌파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로봇’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은 본래의 발명 목적에서 벗어나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다빈치 수술 로봇은 의사의 수술을 돕는 ‘사람을 살리는 로봇’이다. 로봇 수술 1,000례를 돌파한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에는 치명적인 질환으로부터 환자를 구하는 로봇 수술 어벤져스가 있다.

로봇 수술 어벤져스 - 왼쪽부터 비뇨의학과 조정기 교수, 윤영은 교수, 이비인후과 태경 교수, 비뇨의학과 박성열 교수

<왼쪽부터 비뇨의학과 조정기 교수, 윤영은 교수, 이비인후과 태경 교수, 비뇨의학과 박성열 교수>

글. 정라희 사진. 김재이, 김지원

국내 로봇 수술을 선도하는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

한국 의료계가 일명 ‘로봇 수술’이라고 하는 다빈치 수술 로봇을 처음 도입한 때는 2005년. 한양대학교병원은 국내 로봇 수술 도입 초창기였던 2008년 10월에 ‘다빈치S’를 도입하며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의 기틀을 마련했다. 당시만 해도 몇몇 병원에서 한두 대씩 다빈치 수술 로봇을 들여오던 시기였기에, 로봇 수술에 대한 국내 인식은 ‘낯설다’는 평이 컸다.

로봇 수술은 절개 부위가 적어 상처가 크게 남지 않아 최근 의료계 화두 중 하나인 ‘최소침습’ 치료에 효과적이다. 2년 전에는 ‘다빈치Si’를 도입하며 수술 로봇의 기능을 한 단계 높였다. 올해 개소 10년을 맞이한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는 로봇 수술 1,000례를 돌파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는 지난 10년간 축적한 로봇 수술에 임하는 구성원들의 ‘합’에 있다. 로봇 수술은 간호사와 테크니션 등 여러 보조자와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는 남다른 강점이 있다.

로봇 수술 어벤져스 - 왼쪽부터 이비인후과 송창면 교수, 산부인과 배재만 교수, 이원무 교수, 외과 최동호 교수
<왼쪽부터 이비인후과 송창면 교수, 산부인과 배재만 교수, 이원무 교수, 외과 최동호 교수>

직접 수술하는 것처럼 입체적인 시야가 강점

다빈치 로봇 수술 콘솔‘로봇 수술’이라고 하면 영화에서나 보던 사이보그가 의사를 대신해 수술을 집도할 것만 같은 느낌이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 사용되는 로봇은 의사의 수술을 돕는 ‘도구’다. 의사가 직접 로봇을 조종하는 일종의 ‘패시브 로봇(Passive Robot)’인 셈. 그럼에도 로봇 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수술에서는 가질 수 없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로봇 수술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좁고 깊은 부위’를 수술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로봇 안에 두 개의 렌즈가 있어 수술 부위를 사람이 직접 보는 것처럼 3차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야도 10배에서 12배까지 확대되죠.”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장 태경 교수가 로봇 수술의 장점을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초창기에는 전립선암 수술에 로봇 수술이 주로 사용되었고, 이후 외과의 담낭암과 대장암, 산부인과의 난소암과 자궁암 등 복강의 다양한 질환 수술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비인후과의 갑상선암과 두경부암에도 로봇 수술이 진행된다.

“갑상선암의 경우, 젊은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는데 해당 환자들의 경우 미용적인 부분도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로봇 수술을 하면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고, 수술 후 목소리 기능 저하도 적습니다.”

외국에서도 배우러 오는 로봇 수술 명가

태경 교수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의 특이점 중 하나는 이비인후과 수술 사례가 여타 병원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태경 교수가 있다. 태경 교수는 갑상선암과 두경부암 등 국내에서는 선도적으로 이비인후과 수술에 로봇을 활용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온 그의 노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갑상선암과 두경부암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태경 교수는 로봇 수술 전문가로 ‘의사들을 가르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로봇 수술을 배우기 위해 한양대학교병원을 찾는다. 태경 교수는 미국·영국·독일·일본·캐나다·스위스·중국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50여 차례의 초청 강연과 수술 시연을 진행했으며, 지난 7월에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영국이비인후과학회에 주요 강연자로 초청되어 특강을 하기도 했다.

태경 교수뿐 아니라 박성열 교수를 비롯해 윤영은, 조정기 교수 등 비뇨의학과의 여러 교수진 역시 로봇 수술 고수들이다. 새롭게 로봇 수술을 배우는 의사들에게 이들이 직접 교육을 할 정도로 경력이 쌓였다.

로봇 수술의 발달이 만들어갈 의료계의 청사진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에서는 언젠가 더 많은 수술들이 로봇 수술로 대체되리라고 예상한다. 로봇 수술에도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된다면, 장기적으로 더 많은 환자가 로봇 수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로봇 수술이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되는 국가에서 전립선암을 수술할 경우, 로봇 수술을 하지 않을 때 오히려 사유를 제출해야 해요. 그만큼 로봇 수술이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입원 기간, 출혈량, 절제면 양성률, 요실금 및 발기 기능의 회복 등 비뇨의학과에서 말하는 5가지 요소 모두 로봇 수술이 우수하다고 평가되고 있고요.”

박성열 교수의 말이다. 박 교수는 이미 전립선암 수술에서 “로봇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국적으로 60%를 넘어섰다”고 전한다.

한양대학교병원에서는 전립선암 로봇 수술 비중이 70%까지 올라왔다. 나머지 30%는 수술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에서 다른 수술법을 적용한 것이다. 박성열 교수는 “앞으로는 로봇 수술이 아닌 그 외의 수술이 특이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의 발전은 한양대학교병원의 발전과도 연결된다. 최근 한양대학교병원에서는 젊은 교수를 중심으로 로봇 수술 훈련을 받으려는 적극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 센터장 태경 교수 역시 “장기적으로 교육 부분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지난 10년의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시 한걸음 한걸음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양최소침습로봇수술센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로봇 수술 어벤져스가 있어, 병원으로 가는 길이 한결 든든하다.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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