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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로 극복하는 난치병] 루푸스 환자의 이상 면역 문제를 해소하다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여러 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많은 기대를 안고 있는 가운데, 루푸스와 같이 효과적인 약제가 부족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질환에 특히 그 기대가 크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루푸스 치료는 손상된 조직의 재생이 아닌 줄기세포의 면역조절 기능을 이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다.

치료가 어려운 면역질환, 루푸스

immunotherapy루푸스는 라틴어로 늑대라는 의미다. 루푸스 환자의 피부가 마치 늑대가 물어뜯은 모양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치 늑대에게 물리는 것처럼 심한 고통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생명의 위협이 될 수도 있는 병으로 피부의 문제뿐 아니라 콩팥, 폐, 심장, 뇌 등 중요한 장기에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내 몸의 면역세포들이 내 몸을 나쁜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우리 몸의 어디든 가리지 않고 공격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증상과 문제를 일으킨다. 다행히 중요한 장기에 문제없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가는 경우가 있지만, 중요한 장기에 중대한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드물지 않아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잘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요 장기 중에는 콩팥의 침범이 40% 이상에서 나타나며 심한 경우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다. 오늘날 루푸스라는 병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치료제와 치료 전략이 개선되었고, 생존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주요 장기에 침범이 있는 경우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 특히 아직 효과적인 약제가 부족하여 치료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최근 새로운 약제들의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효과를 보이는 약제들도 아직은 콩팥 침범과 같은 주요 장기 침범에는 충분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여전히 나쁜 경과를 보일 수 있다.

루푸스의 치료에는 현재까지 주로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가 이용되고 있으나, 이는 이상 면역뿐 아니라 정상 면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어 이상 면역을 억제하기에 충분한 용량을 쓰기 어려운 때도 있고, 이에 따른 부작용 발생의 위험도 항상 존재한다. 이때 루푸스에서 가장 좋은 치료는 근본적으로 내 면역세포가 내 몸을 나쁜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겠으나, 이는 아직 가까운 시일 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면역을 보이는 세포들이 어떻게 활성화되고 염증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제 이 과정을 차단하는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작용하는 약제들이 이미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강직성척추염과 같은 다른 류마티스질환에 효과적으로 널리 사용 되는 반면, 아쉽게도 루푸스의 치료에는 한가지 약제만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그마저도 역시 콩팥 침범과 같은 주요 장기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효과가 부족한 상황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루푸스의 치료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루푸스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관심을 받는 가운데, 대표적으로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방법을 들 수 있다. 이 치료는 자신의 혈액에서 혈액을 만드는 세포를 채취한 뒤, 강력한 면역억제제로 자신의 혈액을 만드는 세포를 제거, 채취해두었던 세포를 이식하여 면역체계를 새로운 세포로 다시 구성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이 치료법은 과거 루푸스 치료에 사용되었고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에서도 여러 명의 환자가 이 치료로 효과를 보았다. 하지만, 새로운 세포를 이식받기 위해 기존의 조혈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다른 합병증의 우려가 있어 누구에게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방법이 매우 매력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성상 면역성을 가지고 있지 않아 우리 몸속 면역세포의 공격을 받지 않으므로, 이식 전 내 몸의 면역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에 따른 부작용의 우려가 없고 면역조절 기능도 가지고 있어 루푸스의 원인이 되는 이상 면역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일반적으로 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루푸스의 치료에서는 재생보다는 중간엽줄기세포의 중요한 특징인 면역조절 기능을 활용하여 재생보다는 면역을 정상화해 염증과 손상을 막는다는 것이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중국에서는 이미 많은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주요 장기 침범이 있는 경우에도 좋은 효과를 보였다는 것을 국제적 학술지에 보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중간엽줄기세포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이 시작될 예정으로,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간엽줄기세포의 면역조절 기능을 이용한 루푸스 치료 가능성을 실제 루푸스 환자에게 확인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간엽줄기세포의 현재와 전망

최찬범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루푸스 치료가 많은 기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면역조절 기능도 있지만, 무엇보다 안전성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중간엽줄기세포를 투여받아도 무리가 없고, 현재까지의 보고된 결과에서도 문제가 되는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아직 크지 않다. 아직도 주요 장기를 침범한 루푸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가 부족해 치료 경과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정상 면역에 영향 없이 이상 면역만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여러 치료 방법이 개발 중이 고 일부 효과를 보이는 것도 있었지만, 아직도 주요 장기 침범이 있는 경우에 충분한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인 루푸스 치료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게 대두하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나 치료 방법 중에는 지금까지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수년 전부터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루푸스 치료를 연구해온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은 이제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을 앞두고 있다. 루푸스 연구와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중간엽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역시 선도 기관으로서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나아가 모든 루푸스 환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함께 이어갈 수 있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글. 최찬범 교수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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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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