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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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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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역사와의 동행, 이광현 한양대학교병원장

올해로 44돌을 맞은 한양대학교병원에는 유연한 리더십, 남다른 추진력으로 무장한 병원장이 있다.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친근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광현 병원장. 그는 한양대학교병원 역사의 8할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어느덧 이 텃밭의 병원장이 된 그가 이끄는 한양대학교병원은 그를 키우고 오늘을 있게 한 장본인이다.

글. 임지영 사진. 이승헌

이광현

함께 걷던 길, 이제는 이끌어가는 길로

“1974년 의과대학 시절부터 병원의 성장을 지켜봐 왔으니 여기서만 42년을 산 셈이네요.” 이광현한양대학교 캠퍼스 안에 30억 원을 들여 설립된 한양대학교병원은 지상 19층, 지하 3층 규모로 806개의 병상과 특수방화시설, 옥상 헬리콥터 착륙장 등을 갖추어 아시아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을 해도 ‘동양 최대’, ‘동양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던 시절, 그는 의학도로 어깨에 힘을 주고 이 ‘최신식’ 병원을 들락거렸다. 이후 다른 병원 들이 괄목상대할 성장을 보이면서 한양대학교병원은 잠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늘 묵묵한 자세로 본연의 역할을 지켜가며 새로운 변화를 거듭해나갔다. 그리고 지난해 동료, 선후배들의 신뢰를 등에 업고 병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이광현 병원장은 병원 역사를 다시 쓰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누가 되지는 않겠다는 각오를 새겼다.
“동기인 전임 병원장이 잘해서 병원의 지표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이를 잘 이어받아 상승가도를 타기 시작한 병원에 가속도를 붙일 생각입니다.”

그러려면 분리된 각 과 간의 유기적 연결,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는 여러 과의 진료와 치료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종합병원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심장내과를 찾은 환자에게 정형외과 쪽 문제가 발견되고 또 나아가 신경외과 쪽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때 심장내과와 정형외과, 신경외과 간에 상호 신뢰가 없다면 환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없겠지요. 어느 과를 가든 의료품질이 균등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서로 돕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환자의 만족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손 관절염 환자를 수술한 최고의 ‘손 관절염 명의’로 꼽히는 그는 한양대학교병원에서 교육연구부장 2년, 부원장 2년의 임기를 거쳐 원장에 취임했다. 2000년대 초반 QI(의료 질 향상) 실장을 맡았을 때는 기존에 없던 경진대회까지 만들어 의료 질 향상에 앞장서는 혁신을 일으키기도 했다.

“원래 못하는 자식을 때리기보다 잘하라고 칭찬하는 쪽이 교육 효과가 좋은 법이에요. 병원 질 향상에도 그 방식을 적용한 거죠.”

이처럼 직원들을 독려하고 주인의식을 함양하는 그의 방식은 원장 이 된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주인의식 가지면 병원 문화 바뀔 것 그가 원장이 되면서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속 시계추처럼 조금은 더디었던 병원의 보폭은 이전보다 빨라졌다. 의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그는 한 해 동안 3월, 6월, 9월, 12월에 걸친 네 번의 정기 전체 교수회의를 진행한다. 개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는 만큼, 그동안 ‘전체’로 집중되었던 관심을 ‘개인’에게 분산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병원의 주인은 재단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지요. 병원 개선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 년에 네 번 하는 회의가 부담스러울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매일 하고 싶어요.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주인 의식도 커진 느낌이거든요.”

비록 전임 원장의 덕이라며 공을 돌리긴 하지만, 그가 템포를 빠르게 이끌면서 병원 매출은 작년 메르스 확산이나 경기 침체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10%의 성장세를 보였다. 약 75%의 과에서 10% 이상의 성장을 보여 병원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이 놀랍다. 특히 전년 대비 수술은 15%가량 늘어나 한 양대학교병원이 종합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푸는 능력이 있는 이 원장의 머릿속에는 ‘각개격파(各個擊破)’라는 사자성어가 각인되어 있다. ‘각개격파’는 그가 병원 십 년 대계를 그리기 위해 맨 앞에 둔 핵심 키워드다.

“집단이 업그레이드되려면 개인이 먼저 업그레이드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개인적 요구에 관심 갖고 병원 구성원들이 자신을 스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고 지원해줄 생각입니다.”

지금은 미래를 도모하는 초석 다질 때

2016_05+06_소식지_03 이광현 원장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로 행정력과 추진력, 투명성을 꼽는다. 조직에서 원하는 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필요한 아이디어라면 반드시 실천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병원 역사 44년 중 42년을 지켜본 산증인이자 궤적을 함께 해온 동반자로서 남다른 책임감과 애정을 품고 있다. 나름대로 부침 없는 성장을 보여온 병원에 무한신뢰를 보내는 그가 지금 원하는 것은 동양 최대, 최고 소리를 귀에 딱지가 얹도록 듣던 그 시절의 영광이다.
“부원장으로 일했을 때도 나름으로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했는데, 2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고 보니 한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았어요. 그제야 부족한 점, 미흡한 점이 눈에 띄는 거예요. 아뿔싸. 더 열심히 해 볼 걸, 설사 안 되더라도 이것도 좀 밀어붙여 보고 저것도 좀 도전해 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들더군요.”

원장이 되면서 그는 이왕 할 일, 적극적으로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마인드 세팅을 새롭게 다졌다. 거기에는 임기가 끝나고서도 후회하지 않을 2년을 보내겠다는 다짐이 전제되어 있다.

“부원장이나 원장이라는 자리는 실질적 운영에서보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타이틀에 부여된 그 힘을 병원 발전을 위해 써볼 생각입니다.”

이 원장은 병원 운영의 묘미가 축구 경기처럼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한데 모아 공동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우리 병원은 세계적 권위를 갖춘 유전학 학술지인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지에 논문이 실린 배상철 교수 등 실력 있는 교수들이 포진해있는 병원입니다. 류마티스 연구, 치료에서는 선 진국에서도 와서 보고 배우고 싶어 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고요. 병원 교직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업적들이 많습니다. 그런 자부심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내 최고, 세계 최고를 향해 정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광현 원장은 그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한양대학교병원만의 특화된 영역인 류마티스병원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에서 ‘최우수’ 별점을 받은 대장암, 유방암 등 암 치료 같은 병원의 장점은 장점대로 키우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끊임없이 발굴해 향상할 계획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의 영광 시대가 또다시 찾아올 시간이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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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현 , #개원기념 , #정형외과 , #병원장 , #한양대학교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