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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생님

한양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의 ‘喜怒哀樂’.
의사로 살아가는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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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실명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다

최근 소아 실명의 30%는 의료진의 적절한 개입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임한웅 교수를 만났다.

임한웅 교수 사진

평상복 차림으로 병원 로비를 가로질러 오는 그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의사의 모습과는 달랐다. 특히 어딘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특유의 미소는 경직되어 있지 않은 평소 태도를 보여주는 듯했다. 실제로 그는 한양대학교병원 안과 환자들에게 친근한 의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주변에서 ‘의사 같지 않다’고들 많이 해요.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는데요, 아마도 매사에 편안한 태도를 유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제 성격 자체가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단 받아들이는 편이거든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에 따라오는 업무의 과중함을 생각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길을 찾는 거죠.”

20살 이후 그의 삶은 줄곧 이곳, 왕십리에서 그려졌다.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처음 이곳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잠시 간의 침묵이 흘렀다.

“제가 98학번으로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에 들어왔으니 정말 오래전의 이야기네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 개의 선택지 앞에 놓였어요. 한양대 의대와 타 대학 공대 중에 택일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솔직하게 저는 공대를 가고 싶었어요. 손으로 뭘 만드는 걸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공대를 나온 아버지는 저에게 의대를 권하시더라고요. 아이러니 하죠(웃음). 결국 아버지의 설득에 의대를 선택하게 되었고 이후 계속해서 의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의료기기 개발을 통한 미래 의료 실현

안과에서 사시란 한쪽 눈은 보고자 하는 대상을 똑바로 쳐다보지만, 다른 눈은 그렇지 못해 두 눈이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 눈은 생후 6개월 경이 되면 눈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근육이 완성되는데 6개월 이후에도 아이의 시선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소아 사시를 의심해 봐야 한다. 한쪽 눈이 바깥으로 빠지면 외사시, 안쪽으로 몰리는 것을 내사시, 위로 가면 상사시, 아래로 가면 하사시로 분류한다. 대부분 눈 주변 근육의 문제로 발생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꾸준히 소아 사시 분야의 연구를 이어온 임한웅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소아안과 전문의다.

오랜 시간 환자를 치료하면서 의사의 역할에 충실해온 그였지만, 기계에 대한 연구를 완전히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뼛속 깊이 새겨진 공학도 기질을 십분 발휘해 사시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그동안 의사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주관적 판단에 의해 진단되어 왔던 사시를 객관적인 수치를 이용해 진단할 수 있게 되는 것. 아직 개발 단계이기는 하지만 상용화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환자 안구의 움직임을 촬영한 영상을 분석해 정확한 사시각을 도출해 주는 기계에요.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임상에 적용, 개발하면서 3~4년 전에는 본격 상용화를 위해 창업까지 했습니다. 이 기기를 통해 과잉 진료를 막고 더욱 정교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될 겁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시신경염 검사를 더욱 정확히 할 수 있는 기기도 개발하고 있다. 시신경 염증에 대한 검사는 MRI 촬영이 유일한 방법인데 촬영한 사진에서 염증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의료진이 보고 염증의 심한 정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그는 촬영 방식을 바꾸어 염증의 심한 정도를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사실 제 마음속에 개발하고 싶은 의료기기는 수없이 많지만 임상에서 꼭 필요하겠다 생각되는 것부터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크게는 위의 두 가지 연구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얻으며 상용화에 가까워지고 있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의료기기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병원은 젊은 의사과학자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 많은 후배 의사들이 미래 의료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의사과학자로 발돋움하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세상에 빛을 선사하다

얼마 전 해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임한웅 교수는 ‘소아 실명의 원인’에 대한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 교수의 발표 전까지 소아 실명 원인에 대한 연구는 2012년 미국의 맹인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 전부였다. 해당 연구에서 소아 사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뇌 손상으로 인한 실명’이었고, 미숙아망막병증으로 인한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미국 안과 병원에 내원한 1,000여 명의 진단 코드와 시력 결과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 임 교수의 연구에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소아 실명의 가장 큰 원인이 ‘미숙아망막병증으로 인한 실명’으로 나타난 것이다. 뇌 손상으로 인한 실명의 경우 의료진의 개입이 한정적이지만, 미숙아망막병증은 안과 의사의 적절한 개입으로 실명을 막을 수도 있다. 그의 연구결과는 의료진의 개입이 소아 실명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미국 의료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미숙아망막병증에 대한 안과 의사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적절한 예방조치를 통해 더 많은 아이들이 실명이라는 극단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며 연구 결과가 실질적인 실명 예방 조치로 이어지기 바라는 마음을 내보였다.

원인이 어떻든 간에, 병원에서 소아 실명 환자를 볼 때면 착잡한 마음부터 든다는 그. 진료실과 연구실을 오가는 그의 분주한 발걸음은 결국 환자의 쾌유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의사로 일하다 보면 아픈 환자와 보호자를 대신해 의학적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어요. 저는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마다 ‘앞에 있는 환자가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세상의 밝은 빛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 안과 의료진들이 해야 할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성실한 자세로 진료에 임하며 더 많은 환자들의 눈을 지켜내겠습니다.”

[안과 임한웅 교수 바로가기]

 

 

2022.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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