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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닌 ‘시작’으로 투병생활의 터닝 포인트를 찍다, 한양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기분으로 눕는 병상에서부터 개인 TV와 샤워시설, 24시간 병실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해주는 최첨단 중앙제어시스템까지 조혈모세포이식센터가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집, 가족과 떨어져 지루한 투병생활을 하는 환자들의 고충을 헤아린 한양대학교병원의 환자맞춤형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글 임지영/ 사진 정준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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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쾌적한 공기가 맞는 첨단병실

문이 열리자 호텔처럼 세련되고 화사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인 병원 공간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신(身)’뿐 아니라 결국 육체 건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심(心)’도 고려한 구성 및 인테리어다. 이곳은 얼마 전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개소한 한양대학교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백혈병 진단을 받은 시점부터 절망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숨결을 불어넣어주기 위한 공간이다. 무균 관리를 위한 양압 병실에는 와이드 TV와 주변의 스카이라인을 아우르는 시원한 전망까지 갖추고 있다. 환자는 병상에 누우면 대형 여객기를 타고 여행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쾌적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중앙집중식 냉난방, 무균상태와 공기 청정을 위한 공조 시스템으로 인한 팬 소리가 비행기를 탔을 때의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소식지_2015_07+08_15

“양적 확대와 동시에 질적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고 할까요? 어찌 보면 선진국의 병원들보다 일부 시설이나 과정에선 분명 더 앞서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한양대학교병원 엄지은 교수는 매일 조혈모세포이식센터를 찾아 희망의 손길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만난다. 새롭게 오픈한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조혈모이식 과정에서 환자의 감염을 막기 위한 무균병실과 준무균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 자체 공기 순환 및 소독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 병실 자체에 TV와 기본 샤워시설 등이 있어 환자가 외부와의 접촉 없이 입원기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졌다. 특히 백혈병에 효과적인 치료법인 조혈모세포이식 시술은 시술 후 환자의 면역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상당시간 환자를 무균상태로 유지해 주어야 한다. 환자의 면역기능이 회복되는 기간동안 양압 시설을 설치된 병실은 환자를 안전하게 지켜준다.

자가공급, 혹은 공여자의 골수기증으로 이루어지는 이식 시술

소식지_2015_07+08_14우리에게 ‘골수이식’이라는 말로 더 익숙한 조혈모세포이식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종양 환자에서 암세포와 환자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새로운 피를 생성할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주는 치료법이다. 정교함과 정확성, 적시성을 모두 요하기 때문에 시술 중에서도 고난이도 시술에 속하며, 자가조혈모세포이식과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두 가지로 나뉜다.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환자 본인의 세포를 이식하는 것으로, 이식 후 회복기간만 거치고 나면 이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골수 기능 회복기에 채취된 조혈모세포를 -170℃의 액화질소에 냉동 보관해 환자가 수일간의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받은 후 냉동 보관되었던 조혈모세포를 해동시켜 정맥주사를 통해 투여 받게 된다. 악성고형암이나 혈액암 환자들이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의 대상이 된다.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은 이식 후 여러 가지 면역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꾸준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자가보다는 좀 더 복잡한 시술이다. 동종조혈모세포 공여자, 즉 조혈모세포 기증자는 환자와 성별, 혈액형은 달라도 상관없으나 조직적합항원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맞아야만 이식이 가능하다. 급성 및 만성 골수성 백혈병, 골수이형성증, 악성림프종 환자들이 시술 대상이다.

“면역의 기본은 인지예요. 백혈구가 자기와 동일한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를 인지해 다르다고 판단되면 면역반응을 보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공여자를 찾을 때 적합성을 정밀히 따지게 됩니다.”

이식 자체보다 공여자를 찾는 미션이 훨씬 어렵다. 부모가 같은 형제자매의 경우 인백혈구항원 형이 일치할 확률이 25%로 높은 편에 속하므로 공여자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형제자매가 1명 이하이거나 아예 없는 핵가족이 많아 젊은 환자의 경우 공여자를 찾는데 애를 먹기도 한다. 형제자매 중에 공여자를 찾지 못하는 경우 한국조혈모세포은행을 통해 국내, 일본, 대만, 중국, 미국 등에서 HLA 형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거나 제대혈 은행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기증된 제대혈을 이용하기도 한다.

첨단센터 개소로 열린 첨단 조혈모세포이식 시대

소식지_2015_07+08_16“다른 시술과 달리 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시술 과정은 간단합니다. 이식을 받으신 환자들분이 놀라서 ‘이게 다예요?’하고 물을 정도죠. 하지만 시술이 전부가 아니고 시술 이후부터가 시작입니다. 합병증, 부작용을 잘 이겨내야만 진짜 이식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리뉴얼된 조혈모세포이식센터의 개소로 한양대학교병원은 그간 주력분야는 아니었던 조혈모세포 이식에 한발 앞서 나아가게 되었다.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거친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최첨단 시설뿐 아니라 채집실의 근접성, 타 부서와의 연동성, 업무처리의 기동성 등도 눈에 띈다. 대기시간 없이 응급실에 바로 입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환자의 목숨을 놓고 ‘응급실 쟁탈전’을 치러야 하는 타 병원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저희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는 임상 경험이 많은 전문 담당 교수와 전공의, 전문 간호사들이 호흡을 맞추고 있어요. 각종 첨단 의료시설의 가동으로 24시간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중앙 집중식 컨트롤 제어 시스템과 장기간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병상 인테리어는 최상의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죠.”

이번 조혈모이식센터 리뉴얼 오픈을 계기로 엄지은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며 환자들에게 ‘희망’과 ‘용기’, 두 가지를 주문한다.

“얼마 전 젊은 외래환자가 내원을 했기에 만나보니 활력 넘치고 건강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과거에 백혈병을 앓았던 병력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보니 병무청에 제출할 서류를 받고자 오랜만에 병원을 찾은 것이었어요. 밝고 구김 없는 젊은이의 모습에서 백혈병의 그늘은 찾아볼 수가 없었죠. 환자분들께서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에 병원 밖 일상을 누리셨으면 좋겠어요. 그 씩씩한 젊은이처럼요.”

“이식시술 후 철저하게 관리, 환자들에게 ‘희망’ 선물할 것”

소식지_2015_07+08_18“일단 조혈모세포이식이 결정된 환자들은 대개 처음에는 충격을 받습니다. 안타깝지만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환자들이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죠. 무엇보다 ‘이제 끝’이라는 환자분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일이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 조혈모세포이식센터 리노베이션 및 개소로 앞으로 조혈모세포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선진국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식편대수축증 등 동종조혈모세포이식 후의 합병증 및 면역상태에 관한 연구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식시술까지가 절반, 그 이후를 나머지 절반으로 보거든요. 면역반응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요. 환자분들도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셨으면 좋겠어요. 실제 고무적인 사례들도 많이 있고, 충분히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의료진의 진단에 따라 성실히 치료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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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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