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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장기기증으로, 내일의 삶을 선물하다. 장기이식센터

급속한 의학 발전은 생명 연장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병 앞에서 인간은 나약할 뿐이고, 생사가 오가는 위기를 겪을 때도 적지 않다. 때로는 의사의 손을 넘어, 다른 이의 도움을 구해야 할 때도 있다. 질병이나 사고로 장기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장기이식은 여러 치료법 중 하나가 아닌 생명의 동아줄과도 같다. ‘국내 최초 뇌사자 신장이식’에 성공하며 오늘날 국내 장기이식 분야의 초석을 마련한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글. 정라희 사진. 김지원

희망의 장기기증으로, 내일의 삶을 선물하다.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국내 장기이식 역사의 시작

우리나라 장기이식 역사는 1970년대 중반부터 시작한다.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곽진영 교수(현 명예교수)가 당시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에 해당했던 신장이식학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연수하면서, 국내에도 장기이식의 장이 열렸다. 1978년 신장이식 수술을 시작한 한양대학교병원은 이듬해인 1979년에 외과와 신경외과, 비뇨기과, 마취과의 협진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의 뇌사자 신장이식에 성공했다. 한양대학교병원의 연이은 신장이식 수술 성공은 국내 ‘장기이식 등 이식에 관한 법(뇌사자 장기이식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장기이식에 관한 사회적 인식이 거의 없던 시절에 선도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면서 관련 법 제정의 초석을 놓은 것이다.

“한양대학교병원은 40년에 가까운 장기이식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저 역시 전공의 시절, 한양대학교병원에서 곽진영 교수님께서 국내에 장기이식이 자리 잡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았습니다. 덕분에 한양대학교병원은 그동안 치료한 장기이식 환자 수가 많고, 의료진과 직원들의 인식도 높습니다.”

현재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를 이끄는 센터장 최동호 교수의 말이다. 장기이식과 관련한 의미 있는 기록은 더 있다. 1991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신장 교환 이식 프로그램’이 그것. 신장이식의 경우, 만성신부전 환자가 가족으로부터 이식을 받기 원해도 혈액형이나 조직형이 맞지 않으면 이식을 할 수 없다. 신장 교환 이식 프로그램은 이럴 때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다. 순수 신장 기증자가 이식 희망자에게 신장을 기증하면, 그의 가족이 가족 교환 기증자가 되어 다른 이식 희망자에게 신장을 릴레이 형식으로 기증하는 것이다. 2011년 10월에는 152례를 달성하며 세계 최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한양대학교병원은 2016년 기준으로 신장이식 900례를 달성했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신장 이식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이식의 선구자에서 선도자로 한 걸음

1994년 6월에는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가 공식적으로 개소했다. 곽진영 교수가 초대 센터장을 맡아 장기이식센터의 기초를 다졌으며, 2005년 3월부터는 권오정 교수가 2대 센터장으로 나서 장기이식센터의 활성화에 기여했다. 장기이식센터는 장기기증자와 이식 환자를 관리하고 이와 관련한 제반 업무를 담당한다. 센터장을 중심으로 내과와 외과, 비뇨기과, 마취과, 조직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중환자실, 이식 병동, 수술실, 회복실, 사회복지과와 영양팀, 약제팀에 이르는 전문인력과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함께 이식팀으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에 3대 센터장으로 부임한 최동호 교수는 “앞서 센터장을 역임하신 분들의 노력에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말한다. 최동호 교수는 간 이식 분야와 줄기세포 치료를 통한 난치성 간질환 연구의 권위자로, 한양대학교병원의 간 이식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1999년부터 뇌사자 간이식 수술을 시작한 한양대학교병원은 최동호 교수를 주축으로 2015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간이식 수술 시행에 나섰다. 현재까지 한양대학교병원의 생체간이식 수술 성공률은 100%에 달하며, 뇌사자 간이식을 포함해도 90%의 수술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각막이식의 경우, 뇌사자와 사망한 기증자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0건의 수술을 시행했다.

장기이식 절차

기증자를 배려하는 기본적인 예우를 지키다

장기이식센터장 외과 최동호 교수장기이식 시스템은 국가마다 다르다. 최동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립장기이식센터를 통해 국가가 장기이식을 관리하고 있어 더욱 투명한 편”이라고 전한다. 기증받은 장기를 독점하지 않고 응급도에 따라 각 병원에 공평하게 분배되는 까닭이다.

국내 의료진의 장기이식 수술 숙련도는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장기기증에 관한 인식은 아직 제자리걸음 이다. 우리나라도 뇌사 장기기증자가 늘어나고는 있으나, 한 해 500명에 가까운 뇌사 장기기증자가 나오는 선진국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얼마 전, 미디어를 통해 기증자 예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면서 ‘기증하면 손해’라는 말이 온라인에서 설전처럼 오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17년 10월에는 장기기증자 지원과 관련한 법안이 신설되기도 했다.

개정된 법 조항은 국가가 장기기증자와 유족에 대한 추모와 예우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것. 이제야 법이 추가되었지만, 한양대학교병원은 뇌사 장기기증자 유족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이전부터 시행해왔다. 이처럼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이식 희망자와 장기기증자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장기기증자를 위한 최선의 예우를 하고 있다.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를 맡은 남민경 간호사는 “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많지만, 기증자가 없어서 못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뇌사 장기기증자가 늘어나 이식이 필요한 분들이 건강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끊임없는 교육을 통한 환자 관리

희망의 장기기증으로, 내일의 삶을 선물하다.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희망의 장기기증으로, 내일의 삶을 선물하다.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장기기증과 이식은 수술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육도 빠트릴 수 없는 사후관리에 해당한다.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오래전부터 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개최해왔다. 지난 2017년 12월 1일에도 한양대학교병원 본관 3층 강당에서 강좌가 열렸다.

한양대학교병원의 첫 생체간이식 환자인 이요섭 님도 건강한 모습으로 건강강좌에 참석했다. 이요섭 님은 “간이식을 받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며, “예전과 다름없이 사회생활도 하고, 하루하루 즐겁게 생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건강강좌는 내분비내과 박정환 교수의 ‘이식 후 당뇨 관리’, 신장내과 김근호 교수의 ‘신장이식 전 관리’, 신장내과 이창화 교수의 ‘신장이식 후 관리’ 등 장기이식센터 교수진들의 강좌로 이어졌다. 잠깐의 휴식 시간 후에는 영양팀 오유나 영양사가 이식환자의 영양관리 방법을, 약제팀 남재현 약사가 이식환자의 투약 관리 방법을 전했다. 이 같은 건강강좌도 중요한 사후관리의 하나다.

앞으로도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계속해서 잠재 뇌사자 장기기증자와 조직 기증자를 발굴하는 동시에, 생명 나눔을 위한 홍보와 교육, 장기이식 후 새로운 삶에 관한 정보 제공, 혈액형 불일치 장기이식의 활성화를 통해 이식 희망자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계속해서 전할 예정이다. 또한, 장기이식 및 인공장기 연구에도 더욱 매진해 차별화된 맞춤형 이식환자 관리를 추구하고자 한다. 이처럼 내일의 건강한 삶을 선물하는 한양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의 노력이 더 많은 환자에게 ‘희망’을 선물해주기를 기대한다.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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