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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의술의 만남 - 간질환 & 소화기내과, 이중섭 화가

인생의 고통과 외로움을 그림으로 달래다

이중섭(1916~1956)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작가이면서 가장 현대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많은 화가들의 삶이 그러하듯이 이중섭의 삶도 평탄하지 않았는데, 6.25 한국전쟁 등의 현대사와 맞물리며 가족들과 생이 별을 하는 등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과 술로 달래던 이중섭은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흰소, 1954년경

흰소, 1954년경

천재화가의 비극적인 삶

춤추는 가족, 미상 춤추는 가족, 미상 화가 이중섭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풍요롭던 그의 삶은 180도 변화하게 된다. 이미 잘 알려진바 와 같이 이중섭은 결혼 후 궁핍한 살림으로 인하여 부인인 마사코와 두 아들을 일본에 두고 매우 외로운 삶을 살았다. 그림을 그릴 종이가 부족하여 담뱃갑 은종이에 그림을 그렸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천재적인 재능으로 강렬한 색채와 화법을 구사하며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그렸던 화가 이중섭은 안타깝게도 40세의 나이로 그가 가장 사랑했던 한국, 그리고 아내와 이별을 하게 된다. 이중섭의 사망원인은 간질환으로 추정되나 간암으로 사망하였다는 의견과 간경화(간경변)로 사망했다는 의견도 있다. 이중섭은 1955년부터 잦은 음주와 함께 황달이 나타났으며, 이로 인한 간경변 및 영양결핍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 가지 주목하여야 하는 사실은 황달 증세가 나타난 지 불과 일 년 만에, 그리고 이중섭이 1950년 12월 가족과 함께 원산을 떠나 1956년 9월 적십자 병원에서 무연고자로 쓸쓸하게 세상을 떠날 때까지 불과 6년 만에 간질환으로 사망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적인 간질환의 경과보다 훨씬 빠른 속도이며, 이중섭이 사망한 나이가 40세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놀라운 속도인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여야 할 점은 이중섭의 영양 상태이다. 이중섭은 말년에 잦은 음주와 궁핍한 생활로 인하여 영양실조를 앓아 왔다고 알려져 있다. 만성 간질환 특히, 알코올에 의한 간질환(간경변)을 앓고 있는 환자의 영양 상태는 환자의 생존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요인이다. 이중섭이 황달이 나타나고 불과 1년 만에 사망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만성 간질환과 영양

은지화(두 아이), 미상 은지화(두 아이), 미상 영양결핍은 간질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동시에 반대로, 만성간질환 환자는 대부분 영양결핍을 동반하고 있다. 간경변증 환자의 영양실조 동반율은 65~90%로 매우 높으며, 말기 간경변 환자는 거의 90%가 영양결핍을 동반하고 있다. 말기 간질환자의 영양결핍이 나타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는 간질환으로 인한 오심 구토로 식욕감소가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로 간경변 환자의 에너지 소비 증가다. 휴식기의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는 의미는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보다 에너지 소비 증가가 많아 영양결핍이 쉽게 발생한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간경변 환자는 간에 에너지를 축적하는 저장 공간이 줄어든다. 약 10~12시간 동안 금식을 하게 되면 간 내에 저장된 글루코스는 거의 고갈된 상태에 빠지게 되어 기아와 같은 상태에 빠지게 된다. 전대원 교수이러한 영양결핍은 알코올에 의한 간경변 환자에서 심하다.

영양 섭취의 부족이 알코올성 간 손상의 중요한 원인이 되며, 동시에 알코올은 영양소의 흡수와 소화 및 대사에 장애를 일으키고 식사량을 감소시켜 영양 불량을 유발한다. 또한, 자체의 독성으로 인하여 소장 통과시간의 증가, 췌장 기능의 이상, 장점막의 투과성 증가로 인한 흡수장애 등을 일으키고, 신기능 이상으로 인한 단백질 배출이 증가하면서 다른 원인의 만성 간질환에 비하여 영양 상태가 더 좋지 않게 된다. 국내 연구에 의하면 알코올성 간질환자의 비타민 B1의 결핍이 약 45~58%, 비타민 E의 결핍이 86~96%, 혈청 아연의 결핍은 42~83% 정도 감소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항산화 작용을 가지는 비타민 E, 아연 등의 결핍은 간질환의 악화를 가속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다.

알코올성 간염 환자는 고열량의 식사요법이 추천된다. 특히 분지형 아미노산을 섭취하는 것은 심한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간성혼수를 예방할 수 있다. 장 마비 또는 폐쇄 등과 같이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는 경구 영양섭취가 권장되며 하루 에너지 공급량을 35~40kcal/kg/day로 공급하고 단백질 양은 1.2~1.5g/kg/day를 섭취하는 것을 권고한다. 미국에서 시행된 두 개의 연구에서 심한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분지형 아미노산을 포함한 적극적인 영양섭취 치료로 사망률을 낮추었다는 결과가 있었다. 결론적으로 만성 간질환 환자는 한 번에 많은 양의 식사를 하는 것 보다 여러 번 적은 양으로 식사를 나눠 야간에도 가벼운 식사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된다.

글. 전대원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예술과 의술의 만남 | 명작을 남긴 화가의 질환이 작품과 삶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오늘날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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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 - 전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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