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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키는 첨단의료] 종양 진단의 새 방향, 내시경을 이용해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다

보다 고통 없이, 더욱 흔적없이. 질병의 치료에 있어 모든 사람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최소한의 고통과 흉터로 최대의 효과를 보고 이를 통해 환자의 심리적 부담은 물론 경제적 부담까지 줄이는 것은 바로 첨단 의료가 지향해야 할 내일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불필요한 수술을 하게 되는 위점막 하 종양, 내시경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안전하고 정확한 진단의 길이 열렸다.

유병률 높으나 진단 어려운 위 상피하 종양

scr 2016-04-29 14.22.40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며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의 수도 크게 늘고 있다. 동시에 위벽에 자라난 종양의 발견도 늘어나, 현재 성인 100명 중 두세 명은 위벽의 두 번째 층 이하에 있는 상피하 종양(SET, Subepithelial tumor)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흔한 질환인 위 상피하 종양은 평활근종, 낭종, 섬유종, 지방종, 혈관종, 림프관종, 이소성 췌장, 림프종, 위장관 간 질종양, 사구체 종양 등 매우 다양하며 드물게는 위선암으로 진단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이 질환은 생성 원인이 불명확하고 뚜렷한 증상도 없다. 하지만 종양의 크기가 증가할 경우 소화기능 저하, 복통과 혈변, 구토 등을 일으키며, 악성 종양일 때 다른 장기로의 전이 및 위궤양을 유발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종양들이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단순 양성 종양(Benign tumor)인지, 암이 될 가능성 있는 전암(前癌) 단계의 종양 (Malignant tumor)인지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위벽은 여러 개의 층으로 구성돼있는데, 위암을 유발하는 종양은 대개 가장 위쪽의 층에 자라나 모양과 색깔 등 암 진단에 필요한 정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반면 점막하 종양은 두 번째에서 다섯 번째 층에서 자라나, 가장 위에 있는 위벽 층을 뒤집어쓴 혹 같은 모양으로 존재해 위 벽층 아래에 있는 종양의 성격을 확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까닭에 대부분 의사는 종양의 지름이 2cm 이상이면 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조직검사의 결과에 따라 절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바늘로 채취해 얻는 이 조직검사 진단율은 60%에 불과해, 양성 종양인 경우에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종양 제거 수술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 위 상피하 병변의 유병율 위 상피하 종양 진단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로 생체검사 후 진단

이러한 상황에서 본원에서는 상피하 종양의 정체를 뚜렷하게 밝히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냈다.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을 접목한 이 진단법은 내시경에 달린 칼로 얻은 종양 조직을 조직검사로 정확하게 판별한 후 수술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내시경이 종양에 도달하기까지는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과 같은 과정을 밟지만, 이후에는 종양을 제거하는 대신 내시경에 달린 수술용 칼로 종양을 아주 작게 잘라 세포를 얻은 후 다시 도려낸 부위를 꿰맨다. 이전까지는 육안으로만 관찰해 판단하고 제거했던 종양을 생체에서 조직 일부를 메스나 바늘로 채취하는 생체검사를 통해 단순 양성인지 전암 단계인지를 정확하게 판별하고 난 후 시술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15분 정도의 짧은 내시경 검사로 종양 진단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본원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1,720명의 내시경 검사 환자 중 종양의 크기가 커 절제를 고려해야 할 40예를 이 새로운 진단법으로 진단했다. 이 중 14예에서 수술이 필요 없는 양성 병변이 진단되어 불필요한 수술을 42.5% 줄일 수 있었다.

이런 연구 결과는 ‘Deep biopsy via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in upper gastrointestinal subepithelial tumors: a prospective study’란 제목으로 소화기내시경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Endoscopy)에 2014년 10월호 표지로 실렸다. 최근까지 이 새로운 진단법으로 총 50예의 위 상피하 종양에 적용한 결과, 이 중 58%에 달하는 29예는 불필요하게 제거수술을 안 해도 된다는 연구결과를 얻었다.

상피하 종양의 평균 크기는 23.1 ± 8.0mm였고, 평균 시술 시간은 12.56 ±3.81분이었다. 총 50예 중 45 예에서 조직학적 확진이 가능해서 90%의 진단율을 보였다. 그 내용은 위 병변 45예, 식도 병변 3예, 십이지장 병변 2예로, 조직학적 소견은 평활근 근종 15예, 위장관 간질 종양 12예, 이소성 췌장 12예, 지방종 2예, 위선암 2예, 사구체 종양 2예로 나타났다.

시술에 따른 합병증은 없었고 모두 외래에서 시행했으며, 조직학적 진단이 불가능했던 5예는 현재 추적 관찰 중이다. 이항락진단율 90%, 불필요한 수술 획기적으로 줄여 최근에는 건강검진 등 내시경 검사가 보편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흔히 발견되는 위 상피하 종양의 치료에 대해서는 공통적인 권고사항이 없으며, 의사마다 치료에 많은 차이가 있다.

기존의 내시경 초음파를 이용한 조직검사 방법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데다 진단율도 60%에 불과해 불필요한 수술을 하게 되지만,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을 이용한 이 진단법은 조직검사의 진단율이 90%로 높고, 1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외래에서 내시경 검사로 시 행할 수 있다. 특히 환자들이 수술을 위한 금식, 입원, 수면 마취 등의 불필요한 수술 절차를 안 밟아도 된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다.

글. 이항락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SPECIAL THEME | 미래의학을 선도하는 한양대학교의료원 - ① 첨단의료로 새로운 길을 열다

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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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내과 - 이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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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점막하 절제술 , #위 상피하 종양 , #위암 , #내시경 초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