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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이 부르는 내외과 질환 2 - 간암 예방 및 조기 진단을 위하여

침묵의 장기 간의 반란

명절이나 경조사 등으로 여러 친지나 지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화제는 건강에 관한 각자의 건강 유지 비방과 암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누구누구가 암에 걸렸는데 진단 몇 개월 만에 세상을 떴다는 이야기부터 누구는 시한부 진단을 받았는데 어디를 가서 무슨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다거나, 항암 효과가 있는 항암 식품을 먹고 종양이 없어져서 완치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한국인에게 가장 민감한 장기는 단연 간이다. 이는 그동안 한국인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준 간염, 간경화 그리고 간암에 이르는 간질환의 간접 경험 때문일 것 이다.

‘간염’이 ‘간암’ 될 가능성 크다

2013-9-10월_스페셜테마_2과거 우리는 B형 간염에 대한 무지로 우리의 이웃 친지가 무 수하게 간경화, 간암으로 쓰러졌고 지금도 전체 암 중 다섯 번째로 인구 10만명당 22.9명이 발생한다. 5년 생존율은 23.9%로 간암에 비해 발생률이 높은 위암(63.1%), 대장암 (70.1%), 유방암(89.9%)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난치성 암이다. 이것이 간암에 대한 무수한 민간 요법이 난무하는 가장 큰 이 유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간암의 대부분은 만성 간염 (B, C형), 알코올성 간염에 의한 간경화 환자에서 발생한다. 과거 B형 간염의 만연 지역이었던 우리나라는 간염에 대한 적절한 예방 교육 및 예방 접종으로 유병률이 많이 감소 하였으나 여전히 여타 선진국에 비하여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B형 간염의 유병률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수직감염이다. B형 간염 항원 양성 산모의 출생아 중 65~93% 가 감염되고 감염 이후 90%가 만성화되지만, 출생아에게 B형 간염 백신을 단독 접종 받는 경우 75~80%가 예방되고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과 예방접종을 동시 접종받는 경우 95%까지 예방이 가능하므로 철저한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 혹은 점막을 통하여 전염되고 만성화 율이 매우 높아 급성 C형 간염 환자의 70~80% 정도가 만 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중 30~40%는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한다.

자각증상 없는 무서운 병

간은 우리 인체에서 침묵의 장기로 불리어지는데 이는 간염, 간경화, 그리고 간암에 의한 증상은 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 의 기능이 한계에 왔거나, 합병증의 발생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증상발현 후 진단 시 증등도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급성염증이 동반되는 간질환을 제외하고 간 암을 포함한 만성 간질환은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상당히 진행한 경우에 무기력과 피로감, 상복부불쾌감, 오심이나 구토, 그리고 이유 없이 체중감소 같은 비특이적 전신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피부 나 눈 밑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복부팽만감을 동반한 복수 가 있는 경우에는 간암이나 만성 간질환의 진행 정도가 증 등도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암의 치료법은 원칙적으로 간암의 절제가 가장 근치적 치료로 인정되고 있다. 간암 환자의 대부분이 만성 간염 같은 기저 만성 간질환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진단 당시 간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아 모든 환자가 수술의 적응증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암 환자의 20~30%정도만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간암 의 치료가 여타의 다른 암종 치료와 다른 점은 간암환자는 간암 이외에 간경변증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데 있 어 단순한 종양의 병기만을 고려하지 않고 간의 잔존 기능 평가와 간암의 병기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간 절제 후 남 은 간의 기능의 평가 결과 간기능 저하가 현저 할 때에는 간 동맥색전술, 고주파열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최근에는 간경화가 심하여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조기 간암 에서 간이식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좋은 음식 먹기보다 유해 음식 피하기가 상책

우리가 섭취한 모든 음식물은 위, 소장, 그리고 대장을 거치 면서 소화 흡수되어 최종적으로 간에서 유용한 성분으로 대 사가 되어 인체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소 및 에너지가 된다. 따라서 간에 좋은 음식을 먹기보다는 간 에 해로운 음식이나 습관을 배제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술, 담배, 그리고 무분별한 보양식은 간에 무리 를 주고 이로 인해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경근_web시중에 유통되 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 혹은 약제들은 개인의 체질 에 따라서 치명적인 독성 간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 야 하며, 특히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항암식품 및 무허가 약제들은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되지 않은 것이므로 대단히 위험하다.

이로 인한 독성 간염은 간 세포의 괴사를 유발하 고 간 기능을 저하시키며, 특히 만성 간 질환이 있는 경우에 는 간 기능 부전에 빠져 치명적 일 수 있다. 건강한 생활습관, 식습관, 그리고 정기적인 검진은 일반 간 질환뿐만 아니라 특 히 간암의 예방, 진단 및 치료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글. 이경근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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