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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 가겠어요’와 녹내장.

실명질환? 아니에요 꾸준한 관리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종영한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서울 생활에 지쳐 북현리로 내려간 해원이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은섭을 만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박민영과 서강준을 비롯해 화려한 캐스팅과 소설을 기반의 탄탄한 스토리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중에서도 심명여 역을 맡은 배우 문정희의 감정연기가 특히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호에서는 극 중 심명여가 앓았던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 가겠어요’ 포스터

전직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여주인공 해원의 이모인 심명여.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다. 자신의 ‘패션철학’이라고 꾸준히 해명하지만, 집 안에서도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 모습은 집착에 가까워 보인다. 또한 그녀는 일상생활에서 극심한 두통으로 고통 받고 있기도 하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두통에 약을 달고 살 정도이지만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봐도 별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다. 선글라스와 두통은 그녀의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어느 날 심명여는 절친한 친구의 시한부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한다. 죽음을 앞둔 친구를 위로하며 선글라스를 벗으며 녹내장으로 인해 한쪽 눈이 실명했음을 고백한다. 선글라스와 두통으로 미스터리에 싸여 있던 심명여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사실 그녀는 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있던 형부를 우발적으로 죽인 과거를 가지고 있다. 순간의 사고로 동생의 인생이 망가질 것을 걱정한 언니 명주는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 죄책감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명여는 스스로를 벌하기 위해 누리고 있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언니의 부탁대로 혼자 남겨진 해원과 같이 북현리로 내려오게 된 것이다. 녹내장인 한쪽 눈을 실명이 될 때까지 방치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일 테다.

최근 녹내장 유병률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대중매체에서 녹내장을 다루기 시작했다. 극을 통해 질환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어 녹내장을 ‘한번 걸리면 실명을 피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녹내장은 급격히 진행하는 경우보다는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한다면,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추고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녹내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버리고, 정확한 정보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질환을 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녹내장의 진단과 치료

글. 이원준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안과

녹내장의 발생 요인

녹내장의 진단과 치료녹내장은 여러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눈 속의 압력(안압)이 높아서 시신경이 기계적인 압박을 받아서 점점 약해지는 것이 녹내장의 발생과 악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녹내장의 발생 원인을 단순한 안압의 상승만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 ㎜Hg)임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을 보이는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들이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개방각 녹내장 환자의 약 77%가 안압이 정상범위인 정상안압 녹내장에 해당한다. 눈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녹내장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도근시도 위험인자로 연구되고 있다.

녹내장의 증상

녹내장에 의한 증상은 크게 안압 상승에 의한 직접적인 증상과 시신경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증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안압이 상승하게 되면 눈이 충혈되고, 물체가 흐리게 보이고, 빛이 번져 보이고, 눈과 머리가 아프게 된다. 특히, 안압이 갑자기 많이 올라가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통증을 느껴서 새벽에 응급실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시신경이 약해지면 초기에는 막연히 흐리게 보이는 정도 외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녹내장이 더 진행되 말기가 되면 일부만 흐리게 보이고 나머지 부분은 거의 보이지 않게 되다가 결국 모든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실명까지 가게 된다.

녹내장의 치료

녹내장은 시신경이 약해지는 병이기 때문에 치료한다고 좋아지거나 완치되지는 않으며, 더 진행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녹내장이 발생하고 그 손상 정도가 진행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은 높은 안압이므로 안압이 정상 범위인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도 진단 시 보다 안압을 더 낮추면 녹내장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모든 녹내장 환자들은 그 발생 원인이 다양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안압을 낮추기 위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

안압을 낮추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하는 방법은 약물을 안약으로 점안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꾸준히 점안하는 것만으로도 진행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다. 이로써 충분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레이저나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으나, 녹내장 수술은 안압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수술을 한다고 녹내장이 완치되는 것은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최근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 가겠어요’에 출연하는 배우 문정희가 극 중에서 “녹내장에 걸려 한쪽 눈을 실명했다.” 라고 고백한 장면이 방영되며 적잖이 충격을 주었다. 최근 진단기술의 발달과 함께 녹내장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지고, 녹내장 유병률도 높아짐에 따라 많은 대중매체에서도 녹내장을 다루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녹내장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극적인 부분 만 강조된 드라마 속 녹내장에 대한 소개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조성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참조: 한국녹내장학회 홈페이지(koreanglaucoma.org)

2021.01.18

관련의료진
안과 - 이원준
태그

#녹내장 , #시신경 , #안압 , #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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