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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허지웅과 악성림프종

붓기와 무기력증 동반한 초기증상, 림프절에 혹까지 만져진다면?

촌철살인의 멘트와 개구진 캐릭터로 사랑을 받아온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 그는 언젠가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 글을 써왔다’는 고백을 했다. 그런 과거의 발언에 화답하듯 마침내 그는 혈액암 투병 완치 소식을 전해왔다.

정리. 편집실

작가 허지웅과 악성림프종

“함께 버티어 나가자란 말을 좋아한다. 삶이란 버티어 내는 것 외에는 도무지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자신의 저서 <버티는 삶에 관하여>에 대해 인터뷰 하던 중 한 말이다.

어쩌면 그의 버티는 삶이 통한 것일까. 최근 그는 악성림프종 투병 사실을 알린 지 1년여 만에 항암 치료를 무사히 마쳤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지난 2018년 말 악성림프종 투병 사실을 알리고 치료에 전념할 것을 공식적으로 알린 바 있다. 허씨는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혈액암의 종류라고 한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는 “붓기와 무기력증이 생긴지 좀 되었는데 미처 큰 병의 징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방문한 병원에서 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진단을 확진 받았다”고 전했다.

허지웅은 지난 2003년 영화평론가 겸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그간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특히 토크쇼에서 거침없는 촌철살인의 멘트와 특유의 장난끼 가득한 모습으로 사랑받아 왔고, 각종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평론가로서의 발전적 면모도 보여 주었다.

기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만큼 글에 대한 애착도 남달라 여러 편의 책을 썼다. 특히 2014년과 2016년 발간한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은 발간 즉시 큰 사랑을 받아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글쓰기 재능에 대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밥벌이를 꾸준하게 지치지 않고 퍼지지 말고 끝내 고수해내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켜내야 할 일종의 ‘도리’이자, 저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렇게 진정성 있는 행보를 이어 온 그였기에 투병 생활로 인한 활동 전면 중지는 팬들의 큰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그는 지치지 않고 그간 당당히 자신의 SNS를 통해 투병 중인 근황을 공유했다. 그의 노력에 화답하듯 팬들도 그에게 각별한 애정을 담은 응원을 해왔다. 한 팬은 ‘할머니를 위해 네잎클로버를 하나씩 모아 앨범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형에게 필요할 것 같다’며 정성스레 모은 네잎클로버를 보내 쾌유를 바라기도 했다.

팬들의 진심 어린 격려에 화답하듯 그는 지난 5월, 항암 치료가 모두 끝났으며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알려왔다. 그는 “머리도 눈썹도 다시 자라고 있다”며 자신을 응원하던 팬들을 안심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빨리 근력을 되찾고 그 힘으로 버티고 서서, 격려와 응원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좋은 어른이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 올라온 사진 속 그의 모습은 이전보다 마르고 지쳐 보였지만, 눈빛은 생에의 의지로 반짝였다.

뚜렷한 원인 없이 몸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는 악성 림프종, 항암 치료로 완치 가능

엄지은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악성 림프종이란?

악성림프종악성 림프종은 악성 임파선암이라고도 하는데, 우리 몸의 면역 세포인 백혈구 중 한 가지 종류인 림프구에 생기는 암이다. 림프구는 혈액에도 있지만, 림프절과 림프절을 연결하는 림프관에 분포한다.

림프절과 림프관은 혈관처럼 전신에 분포하므로 악성 림프종은 몸 어디서나 발생할 수도, 림프구를 만드는 골수 및 면역 계통 장기 중 하나인 비장, 흉선에도 침범 할 수 있다. 악성 림프종은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누고, 비호지킨림프종은 세포의 종류에 따라 다시 B 세포와 T 세포, NK/T 세포로 크게 나눈다.

악성 림프종은 각종 바이러스가 감염되거나 후천성 면역결핍증,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 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 혹은 자가면역질환 등이 위험인자이기는 하지만,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악성 림프종의 증상과 진단

악성 림프종은 대부분 림프절을 침범하므로 특정 부위의 림프절이 커지게 된다.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는 림프절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곳의 림프절이 커지면서 커다란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만져지는 림프절 외에도 심장과 기관지 주변인 종격동 림프절, 복부 림프절이 있고 비장이 커지게 되면 숨이 차거나, 기침, 흉통, 복통, 식욕부진, 복부의 종물이 만져지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악성 림프종의 전신 증상인 B 증상 -야간발한, 체중감소(6개월 내에 특별한 원인 없이 10% 이상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이 발생할 수 있다.

악성 림프종의 진단은 의심 되는 부위의 조직검사를 통해서 하게 된다. 악성 림프종은 호지킨 림프종, 비호지킨 림프종의 구분이 중요하고, 비호지킨 림프종은 세포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이 치료방침을 정하는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특수 염색 및 여러가지 분자 생물학적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때로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한 번 이상 하기도 한다. 또한, 악성 림프종은 전신을 침범할 수 있으므로 병기 설정을 위해서 두경부, 흉부,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 및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뿐만 아니라, 골수조직검사도 시행한다. 환자의 증상이나 위험 인자에 따라서 뇌척수액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악성 림프종의 병기 및 치료

악성 림프종은 횡격막을 기준으로 위 혹은 아래 한쪽만 침범한 경우 초기인 1기, 2기로 분류하고, 횡격막 양쪽 모두를 침범하면 3기 이상으로 나누는데 골수, 간 및 기타 장기 침범이 있는 경우는 4기로 분류한다. 대부분의 악성 림프종은 항암 치료가 기본이지만, 초기인 경우 침범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기도 한다.

항암 치료는 림프종의 종류에 따라서 선택하는 항암제가 달라지게 되며, B 세포 비호지킨 림프종의 경우 B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 항체인 리툭시맙(rituximab)을 추가로 사용하게 된다. 고위험의 악성 림프종 혹은 재발한 악성 림프종의 경우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게 된다. 악성 림프종은 세포 종류 및 병기, 예후결정인자 등에 따라서 치료 성적이 매우 다양하지만, 4기 환자도 항암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므로,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19.09.19

관련의료진
혈액종양내과 - 엄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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