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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미술의 아버지, 알브레히트 뒤러와 '말라리아'

알브레히트 뒤러는 독일의 예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인쇄와 출판, 인문학의 중심지였던 뉘른베르크에서 활동하며 판화와 회화로 당대에 높은 명성을 얻었으며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독일은 물론 세계 미술사의 한 축을 세운 뒤러의 생애와 그런 그의 목숨을 빼앗은 질환, 말라리아에 대해 알아본다.

북유럽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뒤러

Albrecht Dürer_엉겅퀴를 든 화가의 초상_1493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는 오늘날의 독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신성로마제국에서 중세 말과 르네상스 전환기에 활약한 미술가다. 그는 한스 홀바인과 함께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을 완성한 ‘독일 미술의 아버지’로 추앙 받는 인물이다.

목판 인쇄술로 잘 알려져 있는 뉘른베르크에서 태어난 뒤러는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금세공술을 익혔으나 15세가 되던 1486년에 화가로 직업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미하엘 볼게무트의 제자로 종교화, 책의 삽화, 목판화 등을 배웠다.

뒤러는 스승을 능가하는 재능과 풍요로운 뉘른베르크의 경제 상황으로 금새 유명한 동판화가가 되었다. 뒤러는 평생 100여 점의 동판과 200여 점의 목판화를 남겼는데, 이러한 판화 작품이 그를 북유럽 르네상스의 가장 위대한 화가라는 명성을 얻게 하였다.

뒤러 이전의 판화는 흑백의 대조를 위주로 한 단순한 하급 미술 장르에 불과하였으나 뒤러는 최초로 동판화의 해칭 기법(소묘를 할 때 명암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섬세한 평행선)을 목판화에 적용하여 놀라운 명암 변화를 보여줌으로서 판화를 미술의 주요 표현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1497년 작품인 <묵시록의 네 기사들>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독자적인 철학이 야기한 안타까운 최후

뒤러는 13세때 최초로 독자적인 스타일의 자화상을 그리기 시작한 이후 3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이전의 화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뛰어난 솜씨 덕분에 ‘자화상의 화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화려하고 우아한 남자로 묘사했고, 당시에는 함부로 그릴 수 없었던 정면 자화상을 감히 그리기도 했다. 뒤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자신을 표현한 것은 ‘화가란 교양 있는 신사이자 학자여야 한다’는 생각에 기인한다. 1500년에 그려진 <자화상>은 여우 코트를 입고 있는 자신을 그리스도와 같은 자세로 그려,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화가의 상승된 지위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자연과 식물에 매료되어 정확한 관찰을 통해 작업을 해야 한다고 믿었다. 불행히도 이와 같은 철학은 그에게 치명타를 입힌다. 벨기에로 여행을 하던 50세의 뒤러, 고래가 해안에 떠밀려왔다는 소문을 듣고 네덜란드 해안가로 급히 달려갔다. 하지만 뒤러는 고래를 보지 못한 채 말라리아로 추정되는 열병을 얻었고, 그로 인해 급사하였다.

자화상_1500 아담과 이브_1507
좌 <자화상 - 1500> 우 <아담과 이브 - 1507>

말라리아의 진단과 예방법

글. 김봉영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감염내과

뒤러의 생을 마감하게 한 질환은 말라리아로 추정된다. 말라리아는 열원충(Plasmodium)에 감염된 암컷 모기에 물려서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매년 2~3억 명의 사람이 감염되고 수백만 명이 사망에 이른다.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물 때 모기의 침샘에 있던 말라리아 원충이 혈액 내로 들어가게 되고, 이 원충은 사람의 간에서 성장한다. 잠복기가 끝나면 사람의 적혈구로 침입하게 된다.

기생충은 적혈구 세포 안에서 증식하며 감염된 세포들을 파괴하는데 이때 발열과 오한 증상이 나타나며, 감염이 진행되면 비장이 비대해지고 빈혈,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앞의 증상들은 말라리아 감염 후 8~25일 정도에 시작되지만 수개월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모기퇴치제를 뿌리거나 특히 밤에는 긴바지와 긴팔 셔츠를 착용하길 권한다. 이와 함께 여행기간 동안 말라리아 예방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좋고 이는 여행 시작 전부터 복용해야 한다. 약물 종류는 여행 지역의 말라리아 내성률에 근거하여 결정하게 되므로 여행 전 감염내과 전문의 등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겠다.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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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내과 - 김봉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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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 #감염 , #모기 , #기생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