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추상회화의 거장, 몬드리안을 쓰러뜨린 폐렴
현대 추상미술의 선구자이자 차가운 추상을 대표하는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마지막 작품인 <빅토리 부기우기>는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폐렴이 악화되어 작품을 그리던 중 사망했기 때문이다. 병과 싸우면서도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그의 예술 철학과 삶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글. 이현 교수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은 1872년 3월 7일 네덜란드 아메르스포르트에서 태어났다. 몬드리안은 그림을 잘 배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는데 그의 아버지는 아마추어 소묘 화가였고, 숙부는 헤이그파의 화가였다. 어린 몬드리안은 숙부에게 회화를 배웠다.
몬드리안은 주로 선, 면, 색채로 구성된 추상화를 그렸다. 그는 1917년 선과 색채로 추상적 조형을 표현하자는 신조형주의(Neo Plasticism)를 주장했고, 모든 대상을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단순화하여 표현했다. 즉, 이 세상은 점, 선, 면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조형요소만으로도 사물의 본질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가 처음부터 추상화를 그린 것은 아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차분하게 풍경을 묘사한 자연주의적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1908년부터 1913년까지 그려진 그의 나무 연작들을 보면, “미술이란 자연과 인간을 점차적으로 소거해 나가는 것이다”라는 그의 그림에 대한 철학이 엿보이기 시작한다. 1908년의 <붉은 나무>, 1912년 <회색 나무>, 1912년 <꽃핀 사과나무>, 1913년 <나무가 있는 구성>을 순차적으로 살펴보면 나무는 점점 그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변하여 수평과 수직의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그의 철학이 완성된 초기 작품으로는 1920년 작품인 <빨강, 검정, 노랑, 회색의 구성>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세상의 변하지 않는 법칙을 점, 선, 면으로 구성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1940년 몬드리안은 유럽의 전쟁을 피해 뉴욕으로 이주했다. 전쟁의 포화에 빠진 유럽과는 달리 현대식 고층 건물이 들어선 뉴욕은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몬드리안의 뉴욕 생활은 그의 생애 중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다. 뉴욕에서 그린 대표작은 <브로드웨이 부기우기>(1943년).
이 작품은 뉴욕의 활기를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검정을 주로 사용했던 이전 작품과는 달리 노란색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을 이어 붙이고 여러 색의 정사각형을 섞어 활기찬 도시의 역동성을 표현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행복한 뉴욕의 생활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1944년 2월 1일, 그는 마지막 작품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빅토리 부기우기>. 미완성작인 이 작품은 마름모꼴의 캔버스 위에 작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들로 구획을 분할하여 승리와 축제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죽음을 앞두고 완성하지 못한 작품의 이름이 승리라는 점이 역설적이지만 ‘세상을 떠나는 한 고귀한 생명이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하는 순간이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승리를 전하는 그의 작품은 어쩌면 우리 인생의 마지막을 잘 반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몬드리안의 생을 마감하게 한 질환은 폐렴이다. 폐렴은 폐실질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국내 최근 자료에 의하면 폐렴은 암, 심장, 뇌혈관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4위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폐렴의 흔한 증상은 기침, 객담, 발열 등이며 심할 경우 섬망, 의식 혼탁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고열을 동반한 감기와 감별이 잘 안돼, 폐렴을 단순 감기로 착각하여 대증치료만 하는 경우 폐렴이 악화되어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 감기로 생각되더라도 증상이 심하거나 일반적인 감기약으로 증상 조절이 안 될 경우에는 꼭 병원에 내원하여 흉부X선 검사 등을 통해 폐렴이 발생했는지 확인을 해야 하고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도록 한다.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접종이다.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면 폐렴구균에 의한 폐렴을 85%까지 예방할 수 있고, 사망률과 중환자실 입원율을 낮출 수 있다. 독감 예방접종도 중요하다. 매년 접종을 시행해 독감으로 인한 폐렴을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규칙적인 생활, 충분한 영양소 섭취, 손 씻기 등을 시행하는 것이 폐렴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018.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