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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비정상적인 움직임, 가수 장재인과 근긴장이상증

특별한 물리적 충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근육이 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보자. 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근육이 움직이고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굳어지는 이 질환은 근긴장이상증이다.

가수 장재인과 근긴장이상증, Dystonia

2009년 처음 방영되었던 <슈퍼스타K>는 1세부터 99세까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콘셉트로 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시즌1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2016년까지 총 8번의 시즌이 방영되었고 이와 비슷한 콘셉트의 카피 프로그램까지 등장했으며 그들 역시 큰 인기를 얻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많은 참가자들은 그들이 꿈꾸던 꿈의 무대에 올랐고, 그들 중 몇몇은 진정한 슈퍼스타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가수 장재인 역시 <슈퍼스타K>가 탄생시킨 스타 중 한 명이다. 당시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녀는 <슈퍼스타K> 시즌2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대형 기획사와 계약을 맺으며 정식으로 데뷔하게 된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남다른 음악적 감각으로 사랑 받던 그녀.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날 무렵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근긴장이상증이었다.

근긴장이상증은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다. 예를 들어, 손으로 주먹을 쥐는 상황을 가정해본다. 자극된 손의 근육이 수축함에 따라 주먹이 제대로 쥐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이에 반해 근긴장이상증의 경우 주먹이 이상한 모양으로 쥐어지게 된다. 구부리는 근육이 작용할 때 손을 피는 근육이 동시에 자극되어 비정상적으로 근육이 수축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질환이 진행될수록 심해지며 이에 따라 일상생활의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병이 발병된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꼽았다. 데뷔 후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중 좋지 않은 경험과 그를 둘러싼 스트레스가 그녀를 병들게 만든 것이다. 당시 그녀는 “말초 신경에 손상이 와서 몸 감각이 이상하다. 체력도 떨어졌고 몸 왼쪽은 내 것이 아닌 것 같다”며 반신마비 증상을 호소했다.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꾸준히 치료에만 집중했고 현재는 상당부분 병이 호전된 상태로 지난 5월 말 신곡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증상 및 발병 위치에 따라 다각도 접근으로 치료해야

근긴장이상증의 원인은 뇌 부위의 이상이다. 특히 기저핵이 주된 이상부위이지만 대뇌, 소뇌, 시상, 중뇌, 뇌간 등 다양한 뇌 부위의 손상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김희태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근긴장이상증의 분류와 증상

근긴장이상증초기 증상은 미약하다. 근육에 힘이 더 가해지거나 운동 시 근육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못한 느낌 정도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근육이 뻣뻣해지며 꼬이고 떨리게 된다. 조금 더 진행되면 근육꼬임이 지속되어 근육이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굳어진다.

전신근육에 침범하는 경우에는 얼굴, 팔, 다리 등 전신에 근긴장이상이 초래된다. 근육이 굳어지고 꼬이며 글쓰기도 어렵다. 보행 시 잘 넘어지는 등 운동장애가 초래되기도 한다. 계속 진행될 경우에는 삼킴장애나 구음장애 등도 발생한다.

한편, 국소근육에서 이상소견이 보일 수도 있다. 국소에서 보였던 근긴장이상증이 목 근육을 침범하는 것을 ‘경부 근긴장이상증’라고 한다. 경부 근긴장이상증은 목 근육이 경직되어 수축과 긴장이 조절되지 않아 목이 중심에서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거나 위치가 바뀌게 된다. 근육수축이 지속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수축에 의한 목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경부 근긴장이상증은 서서히 진행되는데 근육이 수축되는 부위에 따라 목의 모양이 달라지고 턱이 한쪽 어깨방향으로 돌아가는 사경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밖에도 목소리에 근긴장증이 생기는 ‘연축성 근긴장이상증’, 눈꺼풀의 근긴장이 초래되어 눈꺼풀이 떨리고 심할 경우 수 초 동안 눈이 감기는 증상을 보이는 ‘안검경련’이 발견되기도 한다. 손이나 팔에 영향을 미쳐 물건을 쥐고 있다가 떨어뜨리거나 글 쓸 때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가락경련’도 진단된다. 또 오랫동안 악기를 연주함으로써 초래되는 ‘음악가의 근긴장이상증’도 있다. 얼굴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며 얼굴이 자주 찌그려 지는 ‘안면 근긴장이상증’도 있으며 걸을 때 발 모양이 꼬이거나 까치발로 걷는 ‘하지 근긴장이상증’도 있다.

질환 치료 및 증상 개선법

근긴장이상증은 레버도파, 항콜린성약물, 테트라베나진, 벤조다이아제핀계열 등의 약물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으며 국소 근긴장이상증의 경우 보툴리늄 독소를 근육에 주사하여 효과를 볼 수 있다. 한편 근육에 대한 물리치료와 언어치료를 진행하며 마사지 및 스트레칭도 병행한다. 근긴장이상증의 특이점은 어떤 자세(머리 뒷부분을 벽에 대거나 손으로 얼굴, 뺨, 턱, 이마부위를 만지면)를 통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을 감각속임수(Sensory Trick)라고 한다. 일부 환자의 경우 감각속임수를 증상치료에 이용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로는 뇌심부자극술이 있다. 이 수술법은 뇌를 절제하거나 손상시키는 수술이 아니라 전기자극기를 가슴에 심고 전극을 뇌심부에 위치시켜 전기자극을 통해 근긴장이상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근긴장이상증은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피곤할 때 혹은 흥분 시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명상, 요가, 스트레칭, 마사지, 심호흡 등을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부가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18.07.03

관련의료진
신경과 - 김희태
난치성세포치료센터 - 김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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