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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에 통증과 부종 동반하는 급성 구획증후군, 배우 문근영

배우 문근영과 급성 구획증후군

격렬한 활동 이후, 팔과 다리가 이유 없이 붓거나 만지기만 해도 아프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바로 골절, 동맥 손상, 신경 좌상, 봉와직염 등과 혼동하기 쉬워 진단이 까다롭고 응급수술이 요구되는 ‘급성 구획증후군’이다.

근육에 통증과 부종 동반하는 급성 구획증후군, 배우 문근영

1999년 데뷔하여 올해 연기 경력 19년 차에 접어든 배우 문근영. 아역 배우부터 시작해서 영화 <어린 신부>로 국민 여동생 신드롬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얻었고,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렇듯 한창 다양한 활동을 펼치던 그녀의 모습을 최근에는 좀처럼 만날 수 없었다. 작년 2월, 연극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하던 중 오른팔에서 시작된 ‘급성 구획증후군’ 때문에 모든 일정이 돌연 취소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무려 네 차례에 걸친 수술과 치료를 받은 배우 문근영. 모두의 우려와 달리 7개월의 투병 생활 끝에 완치하여 건강한 미소로 돌아왔다.

배우 문근영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급성 구획증후군’은 정형외과에서 응급에 속하는 질환이다. 근육에 통증과 부종을 동반하는 이 질환은 1881년, 독일 외과의사 볼크만에 의해 알려졌다. 외상 치료에 과도하게 꽉 끼는 붕대나 석고를 사용할 시, 근육과 신경의 괴사가 발생함을 보고하여 그 임상적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우리의 팔과 다리 안에는 근육이 무리 지어 존재하는 구획이라는 것이 여럿 존재한다. 그 구획 안에서 근육들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주어진 기능을 이행하는데 압력 이상이나 근육과 신경, 혈관의 손상을 받아 생기는 병이 바로 구획증후군이다.

일반적인 원인으로는 외부로부터 근육 주위의 충격을 받아 염증 반응으로 근육의 부종이 유발되는 경우, 석고 고정이나 스타킹과 같이 단단한 물질에 의해 외부가 압박되는 경우, 근막안으로 혈액이 들어차는 경우 등이 있다. 구획 내의 압력이 증가해 동맥을 압박하고 이를 방치하면 근육과 신경 조직이 섬유 조직으로 대체되면서 기능을 잃을 수 있기에 치료를 서둘러야 괴사를 막을 수 있다. 6시간이 넘으면 근육, 12시간 이상 방치되면 신경에 돌이킬 수 없는 변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압력을 낮추는 치료로 모세혈관을 다시 순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구획증후군은 특히 젊은 청소년 환자에서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보고 된다. 나이가 젊은 환자일수록 근육의 부피가 커서 손상 후 근육의 부종에 견딜 공간이 작기 때문이다. 반면, 고령의 환자는 근육의 부피가 작아 부종에 견딜 공간이 넓기 때문에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증 심한 질환, 신중하고도 빠른 진단과 치료 필요

급성 구획증후군근육은 근막이라는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하나의 구획 안에는 서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근육끼리 존재하여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주어진 기능을 하게 된다. 구획 내의 압력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급성 외상 등의 원인으로 구획 압력이 상승하게 되면 근막 내 존재하는 근육 및 신경에 허혈성 변화가 발생하며 이때의 병적 현상을 구획증후군이라고 한다.

급성 구획증후군의 가장 흔한 원인은 외상(골절)이며, 그 외에도 단단한 물질에 의해 눌리거나 둘러싸인 경우, 외부에서 강한 압력이 생겨 근막 내로 액체가 유입된 경우 등이 있다.

‘5P 징후’로 보는 증상

급성 구획증후군은 근막 내 압력이 과도하게 상승하여 구획 안의 구조물에 혈액 공급이 원활히 되지 않아 손상이 유발되는 것으로부터 증상이 시작된다. 일부 근육 손상이 발생하여 일상생활에 영향이 없을 수도 있지만, 구획 내 구조물에 괴사가 될 정도가 되면 근육의 마비가 생기고 소위 ‘5P 징후’인 통증(pain), 창백(palor), 이상감각(paresthesia), 마비(paralysis), 무맥(pulselessness)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징적으로 초기에 해당 부위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굉장히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증상과 징후는 급성 구획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이를 통해 90% 이상에서 진단할 수 있다.

급성 구획증후군의 진단

구획증후군의 진단은 의심에서 시작되며, 초기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압의 측정이 필요하다. 모든 구획에서 발생 가능하므로 의심이 되는 구획은 모두 시행하는 것이 좋다. 진단은 특정 근육의 구획 내에 조직압력이 30mmHg를 초과하면 구획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석고붕대나 스타킹이 원인이라면 곧바로 제거해야 한다.

급성 구획증후군의 치료

임상적으로 추정 확진이 된다면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통상적으로 조직압이 30mmHg를 넘는 경우 응급 근막 절개술(fasciotomy)이 필요할 수 있다. 부종을 감소시키기 위해 손상된 팔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는 것 또한 중요하다.

구획증후군의 경우 내부 조직 괴사가 발생하기 이전에 구획을 근막 절개술로 열어주어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예후에 가장 좋다. 그러나 적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구획 내의 구조물에 괴사가 동반되어 절단이 필요한 최악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진규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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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 이진규
태그

#급성구획증후군 , #근육 통증 , #모세혈관 , #근막 절개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