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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찾아오는 중독] 부식성 물질로 인한 소화기질환의 치료

급성 중독으로 인한 소화기질환은 산이나 알칼리 등의 부식성 물질(부식제)을 삼킴으로써 발생할 수 있다. 부식성 물질은 일상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세제나 배터리와 같은 강알칼리, 청소나 녹 제거에 쓰이는 강산이 해당한다. 부식제를 삼키면 구강, 인두 및 후두, 식도와 위 등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켜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고, 소화관 협착이나 악성 종양과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부식성 손상의 원인과 병태생리, 임상 양상, 평가 및 처치에 대해 소개한다.

글. 이강녕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부식성 손상의 원인과 진행 과정

부식성 물질은 크게 알칼리성과 산성으로 구분한다(표1). 강알칼리에는 세제나 디스크형 배터리가 있고, 강산에는 염산, 황산, 인산 등이 있으며 수영장 청소나 녹 제거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강알칼리인 양잿물 사용은 감소한 반면, 빙초산은 구입이 용이하여 강알칼리보다는 강산 섭취가 증가하고 있다. 표백제인 락스(5% 차아염소산나트륨)도 섭취하는 예가 많지만 식도나 위 손상이 심하지는 않다.

표1. 부식성 물질의 분류

부식성 물질의 분류

알칼리는 조직 단백과 결합하여 액화 괴사를 일으키고, 산은 응고 괴사를 유발한다. 알칼리는 표면 장력이 높은 특성으로 인해 중화될 때까지 평균 2주 이상 손상이 지속된다. 따라서, 식도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서 식도 천공에 의한 종격동염이나 복막염을 일으킨다. 산은 비교적 표면 부위(점막 표층과 점막 하층)에 혈전을 형성하면서 섬유화와 반흔이 생기므로 전 층보다는 표층 손상이 더 흔하고, 식도에서 빠르게 흘러내려 가서 주로 위 아래에 손상을 일으킨다.

산, 알칼리에 의한 소화기질환의 증상

임상 양상은 원인 물질과 손상의 정도 및 범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쉽게 삼켜지지 않는 고형 물질은 인두 및 상부 기도에 손상을 주는 반면, 액상 물질은 식도와 위에 손상을 준다. 손상 부위에는 통증이 나타나므로 흉골 뒤나 심와부의 통증, 삼킴 곤란이나 삼킴 시 통증, 침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구토, 토혈, 복통, 쉰 목소리, 호흡곤란, 심하면 발열 및 쇼크가 나타난다. 흉골 뒤나 등 쪽의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은 식도 천공에 의한 종격동염을 시사하고, 위 천공 시에는 복부 압통과 반발 압통이 동반된다. 손상 범위가 넓을수록 급성 합병증이나 후유증 및 사망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부식성 손상 확인을 위한 검사

➊ 실험실 검사 

혈액 검사에서 백혈구 수 증가, 급성염증수치 증가, 동맥혈 pH 감소 등이 있는지가 환자 관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➋ 내시경 검사 

24시간에서 늦어도 72시간 이내에 시행해야 하며, 식도와 위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고 예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한다. 내시경 검사에 의한 평가에 따라 부식성 손상의 정도를 분류할 수 있다(표2).

표2. 부식성 손상의 내시경 소견 분류

부식성 손상의 내시경 소견 분류

➌ 영상의학 검사 

단순 흉부 X-ray 촬영을 통해 종격동이나 횡경막 아래에서 공기 음영을 확인함으로써 식도나 위 천공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CT 검사는 식도나 위벽의 두께를 측정할 수 있어 손상 범위 파악, 천공 여부 및 주변 조직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여 예후도 예측할 수 있다.

부식성 손상에 의한 소화기 질환 환자의 관리

1. 일반적 관리 

섭취한 산이나 알칼리의 양이 많다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해야 한다. 초기 증상이나 징후만으로는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경과를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금식 및 경정맥 영양 요법을 하면서, 위산 역류에 의한 추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위산분비억제제 투여, 마약성 진통제에 의한 통증 조절이 필요하다. 흉부 및 복부 X-ray 검사로 천공 유무를 확인하고 천공이 의심되면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한다. 천공, 종격동염, 복막염이 진단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구강 및 인두에 손상이 심하여 호흡 곤란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항상 기도 폐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관절개술이 필요한지를 고려한다.

2. 내시경 평가 후 관리 

내시경 검사를 통한 점막 손상의 정도를 바탕으로 Grade 1이나 2A인 경우에는 액상 음식을 투여하다가 1~2일 후부터는 일반 음식으로 전환한다. Grade 2 이상에서는 2일 이상 지난 후 수분 섭취만 할 수 있다. Grade 3에서는 1~2주간 천공 발생 여부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3. 수술 

천공이 확인되면 반드시 응급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식도 손상만 있는 경우에는 위를 끌어 올려서 식도를 대용하고, 식도와 위가 동시에 손상된 경우에는 대장으로 식도를 대용한다. 기본적으로 수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혈관 분포가 좋고 연결 부위에서 서로 벌어지려는 힘을 낮게 해주어야 한다.

4. 합병증: 협착과 악성종양 

손상이 깊으면 협착이 합병되기 쉽다. 협착을 예방하기 위해서 스테로이드 국소 주입, 항생제 투여, 비위관 삽입, 항암화학물질 국소 주입 등이 시도되었으나 효과는 불확실하다. 추적 관찰 중 후기 합병증으로 협착이 발생했다면 일차적인 치료로 내시경을 이용한 풍선 확장술 및 스텐트 삽입을 시도할 수 있으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부식성 손상 후 식도 협착은 식도암 발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기적으로 추적 내시경검사 혹은 영상 의학검사가 필요하다.

산 혹은 알칼리와 같은 부식성 물질을 삼키게 되면 호흡 부전, 혈역학적 불안정 및 천공을 일으켜서 사망을 초래한다. 따라서, 24시간 이내에 내시경 검사를 통해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치료 방침을 결정 하며 예후를 예측해야 한다. 입원하여 경과 관찰을 하면서, 식도나 위 천공이 확인되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부식제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무엇보다 취급과 관리에 주의하여 삼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2017.09.01

관련의료진
소화기내과 - 이강녕
태그

#급성 중독 , #부식제 , #소화기 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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