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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말기 시련의 한가운데서 희망을 노래하다 - 개그맨 김철민과 폐암

27년간 대학로에서 노래하던 사나이 김철민은 언제나 웃음을 주는 사람이었다. 개그맨으로서 가수로서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던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폐암이란 시련은 결코 그의 노래를 멈추게 하지 못할 것이다.

 

개그맨 김철민과 폐암개그맨 김철민은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2007년 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야>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김철민씨. 그는 개그맨으로 데뷔하기 이전인 1989년부터 27년간 대학로에서 거리 공연을 해온 팔방미인으로도 알려졌다.

지난 2019년 허리 통증을 느껴 쓰러진 후 병원에 내원한 그는 폐암 4기를 선고받았다. 이후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는 등의 행보로 주목을 받으며 그간 치료에 전념했고,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삶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투병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투병 소식에 동료 개그맨들의 응원은 뜨거웠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동료 개그맨 유재석이 조세호, 남창희와 함께 그가 입원 중인 병원을 깜짝 방문해 병원비가 담긴 봉투를 기부하며 훈훈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이에 김 씨는 “마르고 초췌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연락을 끊고 있었는데, 그냥 왔다더라”며 “우연히 병원에서 마주쳤는데, 봉투까지 줘서 놀랐고 정말 감동했다. 5개월을 버틸 수 있는 금액이다”며 감동했다는 후문이다. 그 외에도 동료 개그맨 박명수도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고, 소설가 이외수도 SNS를 통해 김철민에 대한 후원을 호소했다.

그의 간절한 삶에 대한 의지가 통한걸까. 2020년 현재 그는 회복세를 보이는 듯하다. 3월 말에는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 깜짝 출연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와 노래를 전했으며, 지난 3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으로 지난달 26일 조그마한 요양원으로 옮겨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하루 몸이 좋아지고 있어서 다가오는 5월엔 대학로에 서겠다. 나에게 최고의 항암은 여러분” 이라고 남기며 자신을 응원하는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7년간 불렀던 그의 희망의 노래가 대학로에 다시 울려 퍼질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한다.

폐암의 치료와 조기 검진의 중요성

글. 손장원 교수 한양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폐암의 치료와 조기 검진의 중요성폐암은 기관지나 폐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암이 주는 공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암이라 할 수 있다. 발생 빈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남성에서 위암에 이어 2위, 여성에서는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암 사망자 수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남녀 공히 1위를 점하고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암이다.

흡연은 가장 대표적인 폐암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전체 폐암의 약 70%가 흡연과 관련이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의 위험이 1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연을 함으로써 폐암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데 약 5년째부터 폐암 발생의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하여 15년 정도 금연한다면 폐암 발생의 위험도를 비흡연자와 비슷한 정도로 낮출 수 있다.

간접흡연자도 비흡연자에 비하여 1.5~2배 정도 높은 폐암 발생의 위험도를 가지게 된다. 폐암 발생의 위험은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으므로 금연이 폐암 예방에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최근 흡연을 하지 않는 여성에서도 폐암이 증가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비흡연자 폐암의 원인으로는 간접흡연, 라돈,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직업적인 발암 물질의 노출, 유전적 소인 등이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조기 폐암 검진의 방법과 치료

폐암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완치가 가능한 조기 진단 환자가 전체의 20%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머지 80%는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고, 전이가 이미 발생한 4기로 발견되는 환자도 40% 이상 된다. 또한 수술적 절제를 시행한 조기 폐암 환자라도 약 30~40%에서 재발하는 점 역시 폐암의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근본적으로 폐암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폐암 조기 검진을 실시하고 있는데, 폐암 발생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다. 지금까지 잘 알려진 폐암 고위험군은 담배를 많이 피운 경우(보통 30갑년 이상)와 나이가 많은 경우(보통 55세 이상)이다.

폐암의 조기 검진 방법은 매년 저선량 흉부 CT를 촬영하는 것이며,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많다. 치료 방법에는 전통적으로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가 있고, 최근에는 차세대 표적항암제가 도입되고 새로운 면역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많이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이나 특정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항암제이며, 기존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 또한 면역관문억제제라 불리는 면역 치료제도 개발되어 폐암 치료에서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들 새로운 약제의 도입은 완치가 불가능했던 말기 폐암 환자의 삶의 질도 많이 개선시키고 있다.


2020.05.15

관련의료진
호흡기알레르기내과 - 손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