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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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불 밝힌 권역응급의료센터 - 소리 없이 찾아오는 중독

중독 환자는 매년 응급실에 방문하는 환자 중 0.4~1.8%를 차치하며, 그중 3.1%가 사망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중독 환자의 90% 이상은 주로 자살 자해를 위해 의도적으로 약물을 음독하는 경우이며, 여성이 더 많이 음독하지만 사망률은 남성이 더 높다. 그 이유는 비교적 남성이 농약과 같은 치명적인 약물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하는 손상 유형 및 원인통계에 따르면 중독 환자의 사망률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상승하며, 노인의 음독 자살시도가 높은 이유로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매년 보고되고 있다.

글. 강형구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소리 없이 찾아오는 중독

중독 물질 중 가장 흔한 약물은 치료 약물로 44.9%를 차지하며 이중 진정 수면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흔한 중독 물질은 가스로 2011년에는 12.7%에서 2015년에는 20.6%로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다. 가스 중독이 상승하는 원인으로는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시도가 늘고 있으며, 화재 현장 및 산업장에서의 가스 누출 빈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로 인한 중독은 증상이 심하고, 중증인 경우가 많아서 사망률이 높아 집중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농약은 1980년대 까지 가장 많은 중독 비율을 보이는 물질이었지만 치사율이 높은 농약의 판매 금지 정책 및 교육 관리를 통해 현재는 점점 중독 빈도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음독 시 치사율이 높은 물질이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자연독성물질로 인한 중독으로 병원에 오는 경우도 있다. 독버섯이나 산나물 등의 독성 식물을 섭취하고 중독 증상으로 오거나 뱀, 말벌, 해파리 같은 독성 동물에 물리거나 쏘여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중독 손상환자의 중독 물질 구성비 (20015, 단위:%)

중독 손상환자의 중독 물질 구성비

중독은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며 전신적인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하나의 진료과가 진료하는 것보다는 여러 진료과가 함께 협의하여 진료하는 것이 환자에게 더 좋다. 대부분 독성물질은 간에서 대사되고 신장을 통한 배설이 이루어지므로 소화기내과 및 신장내과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중독 환자의 전반적인 처치 경험이 풍부한 응급의학과와 자살시도자의 정신적 지지를 위한 정신건강의학과, 생명사랑센터 등이 함께 협의하여 최상의 치료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양대학교병원에서는 2017년 1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개소 이후, 서울 동남권역의 중독 환자를 전원받아 전문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약 2배 이상의 중독 환자가 내원해 치료받고 있으며, 중독 환자의 치료에 필수적인 응급중환자실, 지속적 신장대체기(투석기)를 24시간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북과 경기 북부 지역을 통틀어 일산화탄소 중독, 청산가리 중독의 치료에 필수적인 3기압 고압산소 치료기를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병원으로 수도권 내의 중증 중독 환자들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2017.09.01

관련의료진
응급의학과 - 강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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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 #응급실 , #자살 , #음독 , #권역응급의료센터